세상을 바꿔 아이에게 물려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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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꿔 아이에게 물려주고 싶어요
  • 최선경 편집국장
  • 승인 2011.06.02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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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아동의 인권과 사회적 권리를 찾기 위한 부모들의 모임


충남장애인부모회홍성지회 최성분 회장

장애인부모회는 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들을 대신하여 그들의 ‘사람답게 살 권리’를 찾아주기 위하여 장애 자녀의 부모들이 설립했다. 부모들은 사회 전반에 걸친 장애인에 대한 인식 변화에 노력할 뿐 아니라, 장애 아동 교육의 정상화, 사회통합에 필요한 지역 사회조직, 나아가 취업을 통한 재활을 목표로 장애인들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데 주력한다.

“홍성지회는 지난 2005년에 설립됐고 2008년 영·유·아동치료센터 ‘도담도담’을 개소하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지요. 대부분 발달장애를 지닌 아이들의 부모 60여명 회원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발달장애를 지닌 아이들은 다른 장애를 가진 아이들보다 자신의 권리를 찾기가 더욱 어렵습니다. 그래서 우리 부모들이 나서게 된 거죠”

최성분 회장<사진>은 아이가 3살 때 발달장애 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즉시 치료를 시작한 덕에 지금은 다른 아이들에 비해 예후가 훨씬 좋은 편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그녀는 장애아들의 조기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치료센터 운영에 더욱 신경을 쓴다.

“아이가 장애 등급을 받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갑자기 제 몸이 아프기 시작했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류마티스관절염이라는 겁니다. 아마도 정신적인 충격이 컸던 모양입니다. 평생 불치병처럼 안고 살아가야 하는 병이라네요”라며 아픈 기억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렸다.

장애인부모회는 회원들의 회비와 주변의 후원으로 운영된다. 오는 9일 홍성제일장로교회 제2부속성전에서 ‘발달장애인 권리찾기 후원의 날’ 행사로 일일밥집을 열 계획이다. 최 회장은 직접적으로 돈을 후원받는 사업은 이번 한번으로 끝내고 싶다고 말한다. 앞으로는 아이들의 공연이나 볼거리를 마련하여 함께 와서 즐기고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밝힌다.

“제가 회장을 맡은 이유는 중증 장애를 지닌 아이의 부모는 아이를 돌보느라 전혀 바깥일을 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사실 중증 장애 부모는 아이들에게 필요한 게 뭔지 더 잘 보이고 어떤 정책이 나와야 하는지 잘 알지만 스스로의 활동 자체가 어려워서 제가 대신 맡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내 아이만을 위한 활동이 아니라 모든 장애아동과 그 가족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라며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다른 회원들이 많이 도와준다고 말한다.

“국가가 얼마나 장애인 복지에 기여하느냐를 가지고 평가한다면 우리나라는 아직도 후진국입니다. 부모가 재산이 약간만 있어도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아요. 기초수급자나 최저 생계비로 생활해야만 지원이 가능하죠. 결국 다 소진하지 않으면 지원을 해 주지 않는 것 같아요. 심지어 지원을 받기 위해 어떤 부부는 이혼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종의 위장이혼이지요. 정부가 나락에 떨어지기 전에 구하면 비용도 절약되고 기간도 적게 들텐데 꼭 바닥까지 가야만 지원을 하고 손을 내밀어 잡아줍니다”라며 안타까워 했다.
“장애 아동이 있는 가정은 가족 전체가 힘이 들어요. 장애아에게 신경을 쏟다 보면 다른 비장애아가 소외감을 느끼고 가족 간의 갈등으로 번지는 경우가 많아요. 결국 가족 전체가 아프고 힘이 듭니다. 그래서 장애 가정은 더더욱 가족 전체 지원정책이 필요합니다”

장애아 부모들의 가장 큰 관심은 무엇보다 아이들이 사회에서 자립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다.
“정규학교를 졸업하면 거의 방치 수준입니다. 직업을 가질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작은 일이라도 사회에 필요한 사람이란 걸 인식한다는 건 삶의 큰 기쁨이자 행복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성인이 됐을 때 사람들과 어우러져 아주 작은 일이라도 자신의 일을 하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최성분 회장은 말한다. “세상의 아름다움을 가르쳐주는 아이들이 있고, 뜻을 함께 할 수 있는 동료가 있으며, 주변에 마음이 같은 사람들이 응원을 해줍니다. 아이를 이 세상에 맞추기 보다는 이 세상을 바꿔 아이에게 물려주고 싶은 게 우리 부모들의 작은 소망이겠지요, 이제 우리 아이들이 행복해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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