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기억에 남는 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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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기억에 남는 봉사
  • 곽숙영(홍성여고 2학년)
  • 승인 2012.02.02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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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동안 청로회에서 봉사를 하면서 다양한 봉사를 경험했다.
모든 봉사 하나하나가 다 나에게 많은 느낌을 주었지만 역시 나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봉사는 역시 조별봉사가 아닐까 싶다. 2년간 같은 할머니댁을 다니게 되었는데 1학년 때는 몇 번 찾아뵙지 못하였다. 그러나 2학년 때는 의욕적인 조원들과 함께하게 되어서 인지 한 달에 한 번 이상 꼬박꼬박 할머니를 찾아뵈었다.

2년간 할머니댁을 다니면서 늘 할머니께 놀라게 되었다. 할머니께서는 시각 장애를 갖고 계셔서 앞을 보실 수 없는데도 비장애인인 우리보다 훨씬 능숙하게 가사일을 척척 해내신다. 그리고 할머니께서는 앞이 안 보인다고 집안에만 있으면 안 된다며 거의 매일 운동 삼아 산에 다녀오시는데, 일반인 보다 더 부지런하고 의욕적이신 할머니가 매우 존경스럽다.

늘 집안을 깔끔히 정돈 하시고 이것저것 많은 일을 하시는 할머니를 통해 내가 얼마나 부족한 사람인지 느끼게 되었다. 또 그때 마다 새로운 자극이 되어 나에게 동기부여가 되기로 했다.

실제로 우리가 할머니댁에서 하는 일은 없었다. 물건은 함부로 건드릴 수도 없지만 할머니께서 우리에게 무언가를 시키길 꺼리셨다. 그래서 우리는 가끔 잔심부름을 했을 뿐, 할머니댁에서 그저 놀고, 먹고, 자고 하는 것이 다였다.

늘 우리가 잘 쉬고 놀다가 가는데도 할머니께서는 되려 감사해 하셨다. 겨울이면 우리가 좀 더 따뜻하게, 여름이면 우리가 좀 더 시원하게 있을 수 있도록 배려해 주셨다. 가끔 간식을 사들고 가면 미안해서 어쩔 줄 몰라 하시면서도 좋아하시는 모습이 나에게 또 작은 기쁨이 되었다. 특히 크리스마스 선물로 내복과 과일, 케익을 사들고 갔을 때, 처음 받아보는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며 좋아하시던 모습이 아직도 선하다. 우리의 작은 성의가 누군가에겐 아주 큰 기쁨이 될 수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또한 작년 설에 설음식을 가져다 드릴 때 눈물지으시던 모습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는 생각만 해도 가슴 찡해지는 모습이었다.

이제 3학년이 되면 아무래도 할머니를 잘 찾아뵙지 못하게 될 것이다. 할머니께서도 요즘 부쩍 그 말을 자주 꺼내시어 아쉬워하신다. 하지만 3학년이 되어도 가끔 할머니댁에 다녀갈 생각이다. 일 년간 친할머니보다 더 자주 뵌 할머니께서는 우리 조원 하나하나의 이름을 모두 기억하시는데, 이대로 할머니와의 연이 끊어져서는 안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늘 우리가 더 편하길 바라고 걱정해 주시는 할머니는 이미 내게 친할머니와 같은 존재가 되었다. 할머니와 함께한 시간은 내게 잊을 수 없는 기억이 되어 오래오래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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