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마음을 다스려야 하나요?
상태바
어떻게 마음을 다스려야 하나요?
  • 법륜 스님
  • 승인 2012.02.16 10: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고, 이루어지지 않고는 중요하지 않다.


법륜 스님, 3월 14일 홍성 특별강연회 특집 특별기고 ②


△ 법륜 스님(평화재단 이사장, 수행공동체 정토회 지도법사)

남편 사업이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아들도 중학교까지는 순조로웠는데 고등학교에 진학하고는 많이 방황합니다. 몸도 지치고 마음도 지쳐 있습니다. 어떤 기도로 마음을 다스려 정진해야 할지요?

사람들은 뭐든지 자기가 원하는 대로 되고 싶어 합니다. 원하는 대로 안 되면 괴로워합니다. 그래서 자기 힘으로 안 되면 남의 힘을 빌리고, 사람 힘으로 안 되면 신이라는 힘을 빌려서라도 자기가 원하는 대로 되고 싶어 합니다.

그러니 신이라는 존재는 전지전능해야 됩니다. 전지전능하지 않으면 내가 원하는 것을 다 들어줄 수 없으니 말입니다. 매우 답답할 때에는 신을 믿고 용기를 가지고 기도하는 것이 일시적으로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수행은 그런 게 아닙니다. 수행은 세상만사가 내가 원하는 대로 다 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 일입니다.

그렇다면 내가 원하는 대로 되는 게 꼭 좋은 일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이 세상이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다 이루어진다고 생각해 봅시다. 그럼 그곳이 천국일까요? 그런 세상은 순식간에 지옥이 되어버릴 것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남자를 다른 여자도 좋아해요. 이럴 때 두 사람 다 원하는 대로 되면 어떻게 될까요? 사람들이 다 부자가 되고 싶지만 일은 하기 싫고, 좋은 대학에 가고 싶지만 공부는 하기 싫고, 그럼 세상은 어떻게 될까요?

이 세상은 내가 원하는 대로 될 수가 없습니다. 그러면 모두 원하는 대로 안 되는 게 세상이냐? 그런 뜻이 아닙니다. 내가 원하는 것이 될 때도 있고 안 될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원하는 것이 안 될 때가 더 많습니다.
세상에서 이루고자 하는 것이 있으면 노력해야 됩니다. 노력한다고 다 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노력해야 합니다. 노력했는데도 안 되면 어떡하느냐. 연구해서 다시 하면 됩니다. 또 안 되면 어떡하느냐. 또 다시 하면 됩니다. 그래도 안 되면 어떡하느냐. 포기하면 됩니다. 포기하기 싫으면 어떻게 하느냐. 다시 하면 되지요. 이게 인생이에요.

내가 어떤 목표를 세워서 노력했는데, 그게 이루어졌습니다. 그럼 기쁘겠지요. 하지만 그 일이 이루어졌다고 그때부터는 아무 일도 안 하고 그냥 있나요? 아니지요. 그때부터 또 무언가 다른 일을 합니다. 그런데 또 원하는 대로 이루어졌습니다. 그럼 어떡하나요? 또 다른 일을 해야지요.

A라는 일을 했는데 이루어지지 않아서 포기하고 B라는 일을 하나, A라는 일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B라는 일을 하나, 똑같습니다. 어떤 일이 이루어졌는지 안 이루어졌는지는 별로 중요한 게 아닙니다. 열심히 했는지가 중요합니다. 열심히 해서 그 결과로 이루어지면 다른 일을 하면 되고, 열심히 했는데도 이루어지지 않으면 이 일을 계속할 건지 다른 일을 할 건지 선택하면 됩니다. 어떤 일을 해서 이루어져서 다른 일을 하나, 실패해서 그 일은 버리고 다른 일을 하나 마찬가지입니다. 또 실패해서 그 일을 한 번 더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원하는 것이 안 됐다고 괴로워하면, 인생은 죽을 때까지 괴로워집니다. 원하는 대로 안 되니 늘 전전긍긍하며 살아야 하고, 그 일이 되게 하기 위해 사람에게든 신에게든 매달려 살아야 합니다. 어떻게 내가 원하는 대로 세상일이 다 되겠어요? 얼마나 많은 사람이 대학시험에 떨어지고 재수하고 삼수하고 합니까? 서울대 안 가고 싶은 사람이 누가 있겠어요? 그렇다고 다 죽습니까? 다 잘 살아갑니다.

남편이 사업 때문에 힘들 때, ‘내가 남편 사업을 뭘 도와줘야 되나’ 이런 생각은 하지 마세요. 남편이 위기를 잘 극복할 수 있도록 어떻게 용기를 줄 건지를 생각하세요. 아이가 공부를 잘하도록 ‘내가 어떻게 도와주지’ 생각하는 건 욕심이에요. 시험에 떨어져도 ‘아이를 어떻게 위로하고 용기를 줘야 할까’ 그렇게 생각해야 합니다.

그런 마음을 가지기 위해 수행 정진하라는 겁니다. 정진을 해도 잘될 때가 있고 안 될 때가 있어요. 원하는 대로 될 때도 있고 안 될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 거기에 구애 받지 않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남편과 아이한테 도움이 됩니다. 가족이 힘들어할 때 같이 힘들어하고 안절부절 못하는 사람이 아니라, 가족에게 용기를 주고 위로를 줄 수 있는 큰 사람이 됩니다.

정진하지 않고는 그렇게 여유만만하게 살 수가 없습니다.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 지금부터 부처님께 이렇게 기도하세요.

‘부처님, 감사합니다. 모든 일이 다 잘되고 있습니다.’
‘부처님 저는 아무 걱정이 없습니다.’
이렇게 부처님께 간절히 감사 기도를 해야 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