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성면도 나눔 공유시설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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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성면도 나눔 공유시설 생겼다
  • 황희재 기자
  • 승인 2021.05.20 0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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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결성감리교회 내 공유·나눔 냉장고 설치
물품 공유할 선반, 의류 걸어놓을 행거도 마련돼
왼쪽부터 장성태 권사와 송경섭 목사.

결성면에 위치한 결성감리교회(담임목사 송경섭)에 물품 공유시설이 탄생했다. 지난 7일 결성감리교회 황준용 집사가 기탁한 냉장고에는 투명한 유리문 너머 다양한 먹을거리가 들어있다. 설치된 선반 위에는 마스크, 욕실용품 등 각종 생필품이, 행거에는 옷들이 걸려있다. 

교회 안에 있는 이 냉장고와 선반, 행거 등의 시설은 결성감리교회 교인이 아니어도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유서비스 시설이다. 마을 냉장고, 공유 냉장고, 나눔 냉장고 등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고 있는 공유 프로젝트의 목적은 자원의 낭비를 줄이고 나눔을 통해 복지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데 있다.
 
결성감리교회는 지난 2019년부터 ‘기부봉사단’ 이라는 단체를 설립해 매달 물품을 기부하거나 기부금을 전달하는 활동을 이어왔다. 지난달에는 결성면에서 노숙을 하고 있는 A씨의 소식을 듣고 기부봉사단장 장성태 권사와 결성감리교회 송경섭 목사가 A씨를 찾아 나서기도 했다.
장 권사와 송 목사는 수소문 끝에 A씨가 기거하던 허름한 비닐하우스를 발견했다. 은박지를 이불삼아 비닐하우스, 공중화장실, 폐가 등에서 지내던 A씨는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었다. 

A씨는 결성면 소재 농가에서 일을 하며 생계를 유지하고는 있지만 경제관념이 부족해 돈을 거슬러 받는 행위에도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었다. 장 권사와 송 목사는 A씨에게 지낼 방을 마련해주고 1년 치 방세를 미리 지불했다. 이후 모든 게 해결된 줄로만 알았지만 그렇지 않았다. A씨는 일을 하는 날을 제외하고는 식사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고 있었다. 출근을 하는 날은 농가에서 식사를 해결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날은 챙겨주지 않으면 밥을 굶고 있는 상황이었다. 

기부봉사단원들과 송 목사는 해결방법을 고민하던 중 전국적으로 확산 중인 공유냉장고 프로젝트에 대해 알게 됐고, 지역 내 이미 두 개의 공유냉장고 시설이 운영 중인 것을 파악했다. 이들은 홍성 공유냉장고 2호점인 대한적십자사 홍성지구협의회를 찾아가 공유냉장고 시설 운영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들었다. 결성감리교회의 공유냉장고는 이렇게 탄생했다.

송 목사를 비롯한 기부봉사단원들은 A씨가 자유롭게 와서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한 것이다. 이후 A씨가 입을 옷, 생필품까지 마련하다 보니 선반, 행거 등의 시설도 생겨났다. 한 사람을 위해 시작된 결성감리교회의 공유냉장고는 현재 모든 사람이 이용할 수 있는 공유 시설로 변모하고 있다. 

송경섭 목사는 “물품 공유 서비스가 더욱 활성화 돼 다양한 물품과 음식이 기부되고, 많은 사람들이 음식과 물품들을 가져가는 모습을 보고싶다”면서 “우리지역과 마을에 최소한 굶는 사람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역사회 문제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송 목사는 지난 2019년 결성지역 경마장 추진계획 반대운동을 계기로 교회 신문을 창간해 주민들과의 소통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송 목사는 같은 국적은 아니지만 결성면에 거주하고 있는 적지 않은 수의 외국인 노동자들도 이웃 주민으로 여기고 있다. “축사나 농장에서 근무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작업복을 따로 구매하기는 형편상 쉽지 않을 것 같다”면서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한 옷가지들도 행거에 걸어 놓을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냥 가져다 놓고 입으라고 하기보다 먼저 외국인 노동자들과 소통한 뒤에 그들이 원하는 수량에 맞춰 가져다 놓을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장성태 기부봉사단장은 “얼마 전 한 우편물 집배원이 비가 오는 골목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좋지 않았다”며 “앞으로 지역주민들과 함께 공유 서비스 활성화에 힘써 외부에서 방문한 사람까지도 이곳에 찾아올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한편 홍성지역 공유냉장고는 1호점 ‘커피오감 점’, 2호점 ‘대한적십자사 홍성지구협의회 점’이라는 이름으로 비영리법인 ‘마음을 나누는 사람들’에서 총괄 운영 중이며, 홍성군자원봉사센터와 홍성YMCA가 함께 기획과 운영에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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