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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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과일〉
  • 전만성 <미술작가>
  • 승인 2021.07.20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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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해지는 그림그리기 〈19〉

이송연 할머니의 따님이 수박 한 덩이를 들고 오는 게 보였습니다. 무더위가 일찍 찾아온 6월의 어느 날이었습니다. 할머니들과 이야기를 하느라 수박에 대해서는 잊고 있었는데 잠시 후 빨간 수박이 한상 차려졌습니다. 이게 웬 수박! 활동이 끝나고 한창 목마른 때여서 어르신들과 나는 수박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그렇게 맛깔나게 빨갛지는 않은데 달기는 그만이었습니다. 

“참말로 다네 그려!” 가만석 할아버지가 한 말씀하셨습니다. “그렇츄? 우리 아들이 사는 거라 더 맛나네 그려!” 이송연 할머니가 맞장구를 쳤습니다. ‘아들이? 서울에서 일하고 있는 아들이 어떻게 수박을 사서 보냈나?’ 하는 눈치로 할머니들이 궁금해하셨습니다.     

이송연 할머니가 말씀하셨습니다. 신문에 난 할머니의 그림을 딸에게 보여주었더랍니다. “딸이 신문에 난 기사와 함께 사진을 찍어 아들에게 전송을 했는데 아들이 대뜸 전화를 하여 ‘가문의 영광입니다’ 하더라” 하셨습니다. “밥하고 빨래하는 엄마인줄만 알았는데 그림을 그리시다니 감개무량하다! 고 하더라”는 거였습니다.  

효도가 따로 있는 게 아니고 효자가 따로 있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모님이 하는 일을 지지하고 인정하며 지원하는 것이 효도이고 효자가 아닐까 생각되었습니다. ‘참 마음 따듯한 아들이구나!’ 생각되면서 그 얼굴 나도 한번 보고 싶었습니다. 수박 상을 차리는 따님도 한마디 했습니다. “엄마가 이렇게 생기 있고 활발하신 거 처음 봐요”

 

 

 

 전만성 <미술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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