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주발효식품이 들려주는 구수한 옛 된장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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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주발효식품이 들려주는 구수한 옛 된장이야기
  • 황희재 기자
  • 승인 2022.01.15 0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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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자 홍주발효식품 대표
홍주발효식품 이경자 대표.

콩이 아닌 도토리로도 된장을 만들 수 있다고요?

고문헌 바탕으로 조상들이 즐겨먹던 옛 된장 복원
‘참발효 어워즈’ 2년 연속 수상 영예… 3관왕 쾌거

■ 고문헌 속 옛 장 복원한 홍주발효식품
우리나라에서 된장은 연간 생산액이 1000억 원이 넘을 정도로 특별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반대로 항상 우리 곁에 있기 때문에 언제든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평범한 음식도 바로 된장이다.

지난 2017년 문을 연 홍주발효식품은 고문헌에 수록된 기록을 연구하며 팥으로 만든 팥장, 더덕과 도라지를 넣어 만든 더덕도라지장, 도토리로 만든 상실장 등 우리 조상들이 먹던 옛 된장을 복원해냈다. 그냥저냥 먹던 평범한 된장을 역사적 가치가 있는 문화유산으로 탈바꿈시킨 것이다.

이경자 대표와 홍주발효식품은 팥장을 복원하며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홍주발효식품의 팥장에는 홍성에서 재배한 이팥(크기가 작고 길쭉한 모양을 가진 토종 팥)이 재료로 들어간다. 동의보감에서 이팥은 몸이 차거나 부종이 있고, 산후 모유가 나오지 않을 때 처방하는 약재로 소개돼 있다. 
 

■ 팥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곧이듣는다
“남의 말을 지나치게 믿는다는 의미로 ‘팥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곧이듣는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예부터 된장은 콩으로만 담아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존재해왔어요. 하지만 우리조상들이 이미 오래전부터 팥으로 장을 담가 먹었다는 기록이 남아있습니다.”

실제로 조선 후기의 학자 서계 박세당(1629~1703)이 1676년(숙종 2)에 지은 농서 색경(穡經)과 조선의 농학자이자 의관이었던 유중림(1705~1771)이 간행한 증보산림경제, 임원경제지, 조선요리제법,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 등에는 팥장에 대한 내용이 기록돼있다.    

현재 홍주발효식품의 팥장은 슬로푸드문화원을 통해 체험형 특산품으로 보급되고 있다. 슬로푸드문화원이 주최하는 요리대회에서 팥장이 식자재로 쓰이고, 참가자들에게 체험형 관광상품으로 지급된다.
 

체험학습 온 어린들이 만든 메주.

■ 참발효 어워즈 2년 연속 수상… 3관왕 쾌거
이 대표는 팥장 복원·개발에서 그치지 않고 꾸준한 노력과 도전정신으로 더덕도라지장, 청태장, 쥐눈콩이 된장, 상실장, 조선간장 등을 복원해 상품으로 만들었다. 특히 더덕도라지장, 상실장, 조선간장 등 세 가지 상품은 슬로푸드문화원(이사장 김원일)이 주최한 ‘참발효 어워즈’에서 홍주발효식품에게 2년 연속 대상과 3관왕 달성의 영예를 안겼다. 

‘참발효 어워즈2021’에서 전문평가위원단 자격으로 심사에 참여한 이명희 한국마크로비오틱협회장은 “홍주발효식품의 더덕도라지장은 발상이 좋고 다른 장에 비해 향이나 맛의 거부감이 없어 현대인의 입맛에도 잘 맞는 된장”이라는 평가를 남겼다. 113명으로 구성된 블라인드 테이스팅 참가자 ‘시민 맛 평가단’은 더덕도라지장을 쓴맛과 신맛이 덜하고 단맛과 감칠맛이 강한 맛있는 된장으로 평가했다.   
 

홍주발효식품은 100여 개의 항아리에서 연간 4톤 가량의 된장을 생산하고 있다.

■ 도토리로도 된장 만들었던 우리 조상들
최근 수상자가 발표된 ‘참발효 어워즈2022’에서 홍주발효식품에게 2년 연속 된장부문 대상 수상의 영예를 안긴 상실장은 이 대표가 북한에 다녀온 중국 동포에게 전해들은 “북한에는 색이 검은 장이 있는데 먹어보니 맛이 정말 좋았다”라는 한마디가 개발의 단초가 됐다. 

이 대표가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조선시대부터 근대에 들어서까지 유명했던 평안도 ‘강계장’의 원형이 도토리로 만든 상실장이라고 한다. 현재 함경도 지방에서 즐겨 먹는 장도 상실장이 이어져 내려온 형태로, 오래 전 고승들은 산에 떨어진 도토리를 주워 떫은맛을 우리고 콩과 함께 빻아 발효해 상실장을 만들어 먹었다고 한다. 상실장은 조선 전기의 어의 전순의가 쓴 ‘산가요록’에 ‘고려시대 된장 제조법’으로 기록돼있으며 “장맛이 아름답다. 세상에 없는 장이다”라며 장맛을 극찬하는 대목까지 등장한다.
 

■ 홍주발효식품 된장을 맛보고 싶으면?
전국을 대표하는 우수한 장을 선정하는 ‘참발효 어워즈’는 5단계에 걸친 까다로운 심사, 상품명과 제조업체를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오직 맛으로만 평가하는 ‘블라인드 테이스팅’ 과정이 진행되기 때문에 ‘참발효 어워즈’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됐다는 건 맛과 향, 영양, 재료의 출처, 제품 제조 현장까지 전부 입증됐다는 의미다. 

홍주발효식품은 단일 품목으로 홍주 더덕도라지장, 상실장, 조선간장 등 3개의 ‘참발효 어워즈’ 수상작을 보유하고 있으며, 구매를 원하는 소비자는 홍성 지역의 농협 하나로마트나 홍주종합경기장에서 매주 토요일 열리는 홍성사랑희망장터를 방문하면 된다.
온라인 유통채널로는 홈페이지(http://smartstore.naver.com/patjang), 쿠팡 등이 있고, 자세한 내용은 전화(041-634-1479, 010-3072-1275)로 문의하면 된다.
 

  ‘참발효 어워즈’에서 대상을 수상한 더덕도라지장, 상실장, 조선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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