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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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하는 마음
  • 전만성 <미술작가>
  • 승인 2023.05.11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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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의 이야기그림 〈34〉
김선분 〈뒷동산의 꽃〉 36×26㎝ 수성싸인펜.

날이 흐려 몇 분이나 오실 수 있을지 걱정했는데 많은 어르신이 나오셨습니다. 일찍부터 나오셔서 기다린 어르신도 계셨습니다. 마을회관의 열쇠도 미리 받아 놓으셔서 지난번처럼 밖에서 기다리지 않아도 됐다고 하십니다. 걷기 어려우면 차로 모시러 간다고 하니 운동 삼아 걷는 게 좋다고도 하십니다.  먼젓번보다 분위기가 많이 달라져 있었습니다.
  
지난번에 보려고 하다가 보지 못했던 영상을 보기로 했습니다. 불편하셔서 그렇겠지만 다리를 쭉 뻗고 앉으시는데 편해 보여 오히려 좋았습니다. 영상을 보면서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고 ‘그려! 그려!’하고 호응도 하십니다. 귀가 어두운 어르신은 옆의 어르신에게 계속 질문을 하십니다. 아무것도 알아듣지 못하는 표정이십니다. 딴 세상에 계신 것이니 얼마나 답답하실까 싶습니다.
 
혹시 댁에서 그린 게 있는지 궁금하여 어르신들의 스케치북을 열어 봤습니다. 잠이 안 올 때 그린다고 스케치북을 가져가신 어르신들이 계셨기 때문입니다. 아직 시작하기 전인데도 댁에서 그림을 그린 어르신이 계셨습니다. TV를 보시다가 좋아하는 꽃이 나와 따라 그렸다고 하십니다. 분홍색 꽃잎 위에 노란색 점을 찍고 나뭇가지는 위로 올라갈수록 작게 그리셨습니다. 생각을 많이 하며 그린 그림이었습니다.

그림을 보니 우선은 안심이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아예 안 하실 것 같이 부담을 가지셨던 어르신들이셨습니다. 시작이 반이니 이제는 모두들 잘하실 것입니다. 옆에서 보고 있던 어르신도 그림을 그려 오신 어르신에게 한 말씀하셨습니다. 두 분이 함께 참여하신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그때도 열심히 하셔서 다른 어르신들에게 본보기가 되셨다고 하십니다.

몸이 건강해야 의욕도 생기고 자신감도 갖게 됩니다. 그림을 그려 오신 어르신은 다른 어르신에 비해 몸도 마음도 건강해 보이셨습니다. 무엇보다도 나이 들수록 긍정하는 마음이 중요합니다. 세상을 긍정하고 용서하는 마음은 자신의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합니다.

 

 

 

전만성 <미술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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