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국립공주대 의대 vs 삼육대 의대 신설(?)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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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국립공주대 의대 vs 삼육대 의대 신설(?) 추진
  • 한기원 기자
  • 승인 2023.11.09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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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향대·단국대 의대 있지만 국립대 의대 없어 ‘의료사각지대’
국립공주대 예산캠퍼스 의대 신설 추진, 지역공공의료인 양성
삼육대, 내포·덕산 인근 메디컬캠퍼스 설립 주민추진위 출범
충남도의회가 지난 6일 열린 제348회 정례회 1차 본회의에서 ‘충청남도 국립의과대학 신설 촉구 건의안’을 상정해 채택했다.

정부가 증원하는 의과대학 입학정원을 배정받으려고 지자체마다 난리다. 의대가 없는 지역은 의대가 없어서, 의대가 있는 지역은 국립의대가 없어서 의대 신설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립대와 국립대 의대가 모두 있는 지역에서도 정원을 늘려달라고 야단이다.

충청남도는 국립대 의대 신설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 소재 삼육대도 충남도청 내포신도시나 인근 덕산지역에 의과대학 신설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지난달 25일 밝히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충남의 행정기관이 집중돼 있는 충남의 행정수도이자 충남도청소재지 도시의 의료서비스 향상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충남지역에는 사립대인 순천향의대와 단국대 의대가 있지만 국립대 의대가 없어 “의료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주장이다.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지난달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지방에 국립의대를 설치하고 의료인력이 지방에 정착할 수 있도록 지방의료 재건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국립의대 신설을 요구했다.

김 지사는 기자회견에서 “절박한 지역의 의료 현실을 타개를 위해서는 안정적인 의사 확보와 의과대학 신설이 절실하다”며 “충남의 대학 상황을 볼 때 제일 우선적인 대학이 공주대”라고 언급했다

최재구 예산군수도 지난 2일 “충남지역에는 국립대 의대가 부재하고, 의료인력이 부족해 심·뇌혈관·응급, 소아외과가 공백상태”라며 충남지역 의료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공주대 예산캠퍼스에 의과대학 설립이 절실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예산군은 지난해부터 국립공주대 예산캠퍼스에 의과대학 신설을 추진해왔다. 공주대 공공의과대학을 예산캠퍼스 부지 1만 2000㎡, 건축면적 9850㎡에 입학정원 50명 규모로 설립해 지역공공의료인을 양성한다는 계획을 세운 상태다. 국립대인 공주대 의과대학 설립 필요성에 대해 전국 의과대학 대부분이 대도시에 편중돼 있는 점, 지역 간 의사 수급 불균형 및 중증외상, 소아외과 등 특수분야 의사가 부족한 점 등 지역 간 의료격차 해소를 위해 지역대학 의대 신설이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최재구 군수는 “지방소멸을 막고 의료격차 해소를 위해서는 지역 의사 부족 문제 해결과 의료 인프라 구축이 최우선이 돼야 한다”며 “국립 공주대 의과대학 신설을 위해 정부와 국회 등에 적극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예산군은 김태흠 지사가 충청남도에서도 국립대 의대 신설 추진에 나서면서 그동안 추진해온 공주대 예산캠퍼스 의과대학 설립이 조기에 실현되길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국립공주대도 의대 신설 추진에 나섰다. 공주대는 지난달 30일 임경호 총장 명의로 ‘공주의대 설립을 촉구하는 설명’을 발표하고 ‘국립공주대학교 국립의대 설립촉구 결의대회’도 개최했다. 임 총장은 성명에서 “공적 가치를 추구하는 국립대에 의대를 우선 설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충남도의회도 지난 6일 열린 충남도의회 제348회 정례회 1차 본회의에서 ‘충청남도 국립의과대학 신설 촉구 건의안’을 상정해 채택했다. 

이 건의안은 “충남이 인구 200만 명이 넘는 대도(大道)임에도 불구하고, 국립의대가 단 한 곳도 없고, 지역 의사 수가 수도권에 비해 현저히 낮아 의료격차가 심각함에 따라 충남도에 국립의대를 신설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정부에 △충남 국립의대 신설 △국립의대와 연계된 종합병원 신설 △지역 사회의 의료 서비스 및 인프라 개선을 위한 국회의 ‘국립공주대학교 의과대학 설치에 관한 특별법안 제정’ 등을 촉구했다.

건의문에서 “충남의 경우 인구 1000명당 활동 의사 수가 1.5명으로, 전국 평균 2.6명보다도 한참 못 미친다”며 “평균 의사만 최소 5000명이어야 하는데, 현재 약 3000명으로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밝히고, 특히 “충남을 비롯해 지방에선 응급실을 찾아 헤매다(일명 응급실 뺑뺑이)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일들이 끊이질 않고 있다”며 “수백만 명이 지역 의료공백으로 인해 수도권으로 원정 치료까지 나서고 있는 절박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 서울 삼육대, 예산에 의대 설립계획 발표
한편 서울에 소재한 사립대인 삼육대도 충남 예산에 의대를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학교법인 삼육학원과 삼육대학교는 지난달 25일 오후 2시부터 예산 덕산면행정복지센터에서 ‘내포 삼육대 글로벌 의과대학 유치 주민추진위원회(위원장 박근안)’ 출범식을 열었다. 이날 출범식에는 내포 덕산지역 29개 기관단체가 참석했다.

삼육대학교는 대학의 오랜 숙원사업이던 의과대학 유치를 위해 지난 2017년 서남대 의대 인수를 위한 TF팀을 구성하고 전북 남원의 서남대 의대 인수를 추진한 바 있다. 당시 삼육대는 서남대 의대 인수 후 기존의 약학, 간호, 물리치료, 상담심리, 보건관리학과 등과 연계한 보건의료전문인 양성을 통해 대학 발전과 사회공헌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었지만 무산돼 서남대 의대 학생들은 전북대 의대 등으로 편입되고 서남대는 폐교됐다.

이날 삼육대학교 ‘내포 메디컬캠퍼스 설립 계획’에 의하면 삼육대는 올해 내포캠퍼스 부지를 매입한 뒤, 대학설립 승인 절차 등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2024년에는 내포캠퍼스 교육시설(의대 등)과 도서관·생활관을 구축하고, 2025년 내포캠퍼스 교육시설 2차 구축, 병동 증설, 내포 메디컬 센터 신축 등 메디컬캠퍼스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2026년 협력병원 시설 확충과 첨단농업시설, 창업보육센터 등 특성화캠퍼스를 만든 뒤 2027년부터 메디컬캠퍼스 운영을 정상화한다는 계획까지 밝혔다. 특히 삼육대의 의대 캠퍼스 추진계획은 삼육대에서 예산군에 먼저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와 관련 내포신도시와 덕산 주민들은 대체로 찬성하는 분위기 일색이다. 주민들은 “도청신도시가 건설된 이후 10여 년이 넘도록 인구가 예상만큼 늘지 않고 오히려 주변 인구만 빨아들이고 있다”며 “특히 종합병원을 비롯해 대학 등 인프라 확충이 시급한 실정인데, 지역에 있는 국립공주대나 서울의 삼육대가 의대를 신설하고 병원을 신축해 기존에 갖추고 있는 병원과 관련 보건의료학과의 전문인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삼육대든, 공주대든 의대를 신설해 주민들에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의지는 적극 환영한다”며 큰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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