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폰 책쓰기코칭 아카데미 대표
칼럼·독자위원
“당신이 멈추지 않으면 결국 몸이 멈추게 될 것이다.” 브리그리트 슐츠의 말이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리 몸속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스트레스 호르몬인 아드레날린이나 코르티솔이 분비돼 스트레스에 대처하도록 신체를 준비시킨다. 그런데, 지속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어떻게 될까? 두통이 생기고, 목·어깨 결림, 가슴 두근거림, 심지어는 속이 메스껍기도 하다. 또한, 불면증과 우울증 증세가 나타나기도 하며 면역력도 약해진다. 결국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몸이 멈추게 된다.
미국 칼빈대학교에서 여가학을 가르치는 이영길 교수가 40년 넘게 ‘여가와 쉼’을 연구해 온 결과를 2025년 7월에 책으로 엮어 출간했다. 바로 《나는 홀가분하게 살고 싶다》이다. 이 책은 쉼의 중요성을 깨닫지 못한 채, 바쁘게만 살아온 이들에게, 삶의 여백을 만들어주는 쉼을 가지라고 말한다. 즉 경쟁적인 사회 분위기에 휘둘리지 말고, 쉼을 통해 무질서한 삶을 중단하라는 것이다. 그래야만 시간에 대한 주도권을 쥐게 되며, 인생의 다음 악장을 연주하기 위한 호흡을 가다듬을 수 있어 홀가분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일 중심 사회에 사는 한, 쉼 결핍 증후군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우리 사회에서 과부하가 발생하는 주요 원인은 과도한 업무와 치열한 경쟁, 사회적 압박, 디지털 기기 사용 증가 등인데, 거기에 일 자체보다도 일 뒤에 숨어 있는, 인정받고 싶은 마음, 자신의 중요성을 찾으려는 욕구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성과가 곧 존재의 증명인 양 끊임없이 남과 비교하면서 살아갈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가 지나치게 속도에 집착하는 것도 문제다, 그러니 피로와 스트레스를 호소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결국, 우리의 인내를 빼앗고, 인내가 사라진 삶은 공격적인 삶으로 바뀌어 버렸다. 이 모든 것이 쉼의 리듬을 잃은 결과로, 쉼 결핍 증후군으로 나타난 것이다.
그러니 속도보다 방향을, 성과보다 존재를, 자기비판보다 자기 포용을 선택하며 삶의 중심을 되찾는 것이 중요하다. 쉬면 호흡의 결도 달라진다. 즉 느리고 편안한 호흡으로 바뀌며, 인내심도 생기고 마음과 몸이 편해지니 건강도 회복된다. 그러므로 쉴 상황이 아닐지라도 쉬어야 한다. 일을 열심히 하면서도 충분한 쉼을 취하는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 그래야만 삶이 더욱 윤택해지고 인간관계도 원활해지며 에너지가 충만해져 더욱 창의적으로 일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이 세상의 기준에 휘둘리지 않고 홀가분하게 살아가는 삶이 중요한 이유이다. 브레네 브라운이 말했다. “완벽해지려고 애쓰지 마라. 진짜 나로 살아가려고 애써라.” 완벽주의는 우리를 조금도 쉴 수 없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서 숨을 길게 내쉬고 멈추어도 괜찮다고 느끼는 것, 그 멈춤에서 삶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동력을 발견하는 것, 잃었던 자신을 되찾고 나다움에 만족하는 것, 그리하여 홀가분하게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이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쉬지 않고 달리느라 에너지가 모두 소진되고 있다면, 쉼을 통해 균형 있고 단단한 삶을 설계해나가길 바란다. 쉬어야 물질에 대한 욕망을 제어할 수 있는 의지와 절제력도 기를 수 있고, 쉬어야 고난을 극복할 힘도 생긴다. 고난을 극복해야 삶의 기쁨도 찾아오는 것이다. 기쁨은 잘 가꾸어진 정원에서 피어나는 화사한 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갈라진 바위 같은 삶의 틈새에 피어나는 생명력 넘치는 야생화와 같은 것이다. 달빛이 어둠 속에서 가장 아름답듯, 삶의 기쁨도 슬픔과 고난 가운데에서 더욱 빛나기 마련이다. 삶의 의미와 목적을 되찾고 좀 더 선명한 시야로 미래를 바라보고자 한다면, 나를 재촉하는 삶에서 벗어나 홀가분해지는 삶을 선택해야 한다. “자기 돌봄은 이기적인 게 아니다. 가장 선한 사람은 자신을 먼저 돌볼 줄 아는 사람이다.” 오드리 로드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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