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의회 의원
충청남도 홍성군은 서해안의 풍부한 해양 자원과 비옥한 농업 기반을 함께 갖춘, 식품 산업의 최적지라 할 수 있다. 예로부터 다양한 발효식품이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져 왔고, 이러한 전통은 오늘날에도 지역의 중요한 문화·산업 자산으로 남아 있다.
광천의 토굴새우젓과 광천김, 장곡·금마·결성 등지의 장류와 농산물 가공품, 홍성읍의 수산물 가공식품은 홍성군 전체가 ‘발효식품의 보고’임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이처럼 군 전역에 고르게 분포한 자원은 특정 면이나 읍의 특산물을 넘어, 홍성군 전체가 공유하는 미래 경쟁력이다.
그러나 잠재력에 비해 홍성군의 발효식품 산업은 아직 전국적·세계적 시장에서 충분히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지역 기업들은 꾸준히 품질을 지켜오고 있음에도, 통합 브랜드 전략과 마케팅, 유통 기반 강화 등 체계적인 지원이 미흡해 더 큰 도약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제는 이 자원을 군민 소득 향상과 산업 성장으로 연결하기 위한 정책적 전환이 절실하다. 발효 산업을 단순한 전통식품이 아니라, 홍성군의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재정의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필자는 ‘충청남도 발효식품 박람회(가칭)’의 홍성군 개최를 강력히 제안한다. 이는 특정 지역만의 이익을 위한 행사가 아니라, 홍성군 전역의 자원을 집약하고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충남에는 이미 논산세계딸기엑스포, 계룡세계군문화엑스포 등 지역 산업과 문화를 세계적 행사로 발전시킨 성공 사례가 존재한다. 이들 엑스포는 단순한 축제를 넘어 지역 경제를 견인하고, 지역 브랜드 가치를 획기적으로 높였다. 홍성군 또한 발효식품이라는 강력한 콘텐츠를 기반으로, 이를 능히 재현할 역량을 가지고 있다.
광천의 토굴 새우젓과 김 산업, 장곡·홍성읍·은하면 등 각지의 발효식품과 농수산물 가공업체가 모두 참여하는 박람회는 ‘홍성군 발효산업의 지도를 새롭게 그리는 작업’이 될 것이다. 이를 통해 홍성은 충청남도를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발효식품 중심지로 도약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세계 시장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세계 식품시장은 지금 ‘발효’를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건강 기능성 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발효식품은 세계인이 찾는 프리미엄 식품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한국의 김치·장류·젓갈은 이미 해외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홍성군의 제품 역시 충분히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며, 박람회는 이러한 흐름을 지역 산업과 직접 연결하는 강력한 거점이 될 것이다.
발효식품 박람회는 단순한 축제가 아니라 산업·관광·교육이 결합된 복합형 플랫폼으로 운영할 수 있다. 발효과학 세미나, 농수산물 체험 프로그램, 청소년·청년 대상 식품산업 진로 교육, 홍성군 전역을 잇는 관광 코스 운영 등은 지역 경제 활성화와 지속 가능한 관광 자원 확대로 이어진다. 특히 소상공인, 농어민, 지역 가공업체들은 박람회를 통해 판로 확대와 브랜드 강화를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홍성군 출신 도의원인 필자는 발효식품 산업을 홍성군의 미래 전략산업으로 육성하는 데 앞장설 것이다. 제도 정비, 예산 확보, 연구기관과의 협력 등 정책적 기반을 공고히 하여 홍성군 전체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산업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제 홍성군이 가진 가치와 잠재력을 군민 모두의 기회로 확장하고, 세계와 연결할 때이다. 발효식품 산업이 세계로 도약하는 그 출발점에서 홍성의 ‘발효식품 박람회’는 반드시 필요한 첫걸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