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와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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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와 사람들
  • 조승만(홍성읍장·수필가)
  • 승인 2015.06.29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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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신문지상이나 TV방송을 보면 난데없이 메르스에 대하여 집중 보도하고 있다. 방송국별로 매일 매일 시간대별로 속보 또는 톱뉴스가 되어 몇 명이 사망하고 몇 명이 확진되었다는 등 아니 무슨 스포츠 중계방송을 보는 듯 한 기분도 든다. 나라가 정말 어수선할 정도이다. 지난해에 세월호 라는 배가 뒤집혀서 수 백 명의 학생들이 꽃을 피우지도 못하고 차가운 바다 속에 영혼을 묻어야 하는 악재가 나타나서 일 년 내내 나라가 온통 슬픔에 잠겨 어수선하더니 이제는 재수가 없으면 엎어져도 뒤통수 깨진다는 말처럼 메르스라는 호흡기 질환인 신종 전염병이 나타나서 나라를 시끄럽게 만들고 있다. 더군다나 메르스의 공포가 언제까지 어디로 갈 것인가에 대해서는 아무도 장담 못하고 있는 실정인 것 같아 더욱 안타까움만 키운다.

보도되는 내용을 보면 현재까지 명확한 감염 경로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환자가 직, 간접적으로 중동지역과 연관됨을 볼 수가 있고 중동지역과 낙타가 감염의 원인일 수 있다는 보고가 나오고 있다. 그래서 보건복지부의 홍보물을 보면 ‘낙타 젖을 먹지 말고 낙타고기를 먹지 말라’는 문구를 볼 수가 있다. 그런데 과연 우리나라 사람들이 낙타 젖을 먹는 사람이 몇 명이고 낙타고기를 먹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하는 의구심을 갖게 된다. 우리는 보통 TV에서나 가끔 낙타구경을 했지만 과연 낙타고기는 누가 어떤 사람이 먹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 이러한 전염병에 애꿎은 짐승인 낙타만 탓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보건복지부나 질병관리본부에서는 브리핑을 통해서 메르스는 침이나 분비물로 인해서 전염되는 것으로 알려졌고, 공기전파 가능성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가 한국의 메르스에 대해 공기감염을 주의해야 한다고 말한다. 공기감염은 바이러스 입자가 공기 중에서 먼지와 함께 떠다니다가 인체의 폐로 흡입돼 감염을 시키는 것이란다. 아울러 세계보건기구는 사람들이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뿜어져 나오는 침방울에 의한 바이러스 전파를 막기 위해서 의료진은 환자와 접촉 시 세심한 방책이 필요하다고 전한다. 메르스의 증상이 특이하지 않아 초기에 식별함이 쉽지 않듯 의료기관 종사자들은 모든 환자의 진단에 대해서 표준예방조치를 적용해야 한다고 세계보건기구는 말한다. 물론 메르스가 이렇게 심각한 질병이라는 것을 알 수 없었겠지만 당국의 초기 부실 대응과 미흡한 방책으로 우리나라에서 중국으로 건너간 50대 남자가 이 질환에 감염된 상태에서 중국의 어느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는 것인데, 이는 출입국 방역당국에서 검역관리를 소홀히 하여 화를 키웠다는 것이며 국제적으로 나라 망신을 당하게 되었다는 보도도 있었다.

이렇게 메르스로 인하여 중국이나 대만, 일본 등 세계 각국에서 한국으로 오려던 여행객 수 만 명이 일제히 취소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여야 대표가 해당 병원관계자와 긴급대책회의를 하고 논의를 하는 모습을 연일 TV에서 보고 있지만 ‘내 탓이요’ 보다는 ‘네 탓이요’ 하는 모습인 것 같아서 참으로 안타까운 심정을 달랠 길이 없는 것이다. 그러나 걱정할 일도 아닐 듯싶다. 이럴 때일수록 서로 믿고 질병관리본부와 보건소, 의료기관에서는 신속한 진단과 치료는 물론 통일된 행동요령을 준수하며 우리 모두 일상으로 돌아가서 평상시 건강관리 하는 대로 생활한다면 메르스의 공포로부터 견뎌낼 수가 있을 것이다. 과거 2003년에 사스가 몰려 왔을 때에도, 2009년 신종플루가 닥쳐왔을 때에도 슬기롭게 대처한 의료선진국 우리 대한민국이 아니었던가!

요즘 농촌에서 저수지는 말라가고 논이 거북이 등처럼 갈라지는 극심한 가뭄의 상황에서 힘들어 하는데 전혀 상상치 못한 메르스 공포에 더욱 힘들어한다. 지난해에 세월호로 인해 침체되었던 경제에 이제는 매진해야 하는데 경제성장을 위한 회복의 단계에 이르지도 못하고 또 다시 사회가 불안하여 경제가 어렵게 된다면 하루하루를 버겁게 살아가는 서민들은 더욱 힘들어 할 것이다. 난무하는 온갖 괴담과 유언비어에 편승하기 보다는 시민의식을 발휘하여 서로를 안심시키고 일상으로 돌아가도록 하는 믿음과 신뢰의 사회분위기를 조성하는 한편, 메르스 퇴치를 위한 노력에 온 힘을 기울여 메르스의 공포에서 우리 모두가 벗어나는 것이 그 무엇보다 시급한 사안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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