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역경, 현장에서 긍정의 힘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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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역경, 현장에서 긍정의 힘으로!
  • 장나현 기자
  • 승인 2015.12.18 09: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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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이끄는 사회-3
여성의 섬세함으로 남성에 도전한다-현대철망산업 정임순 이사
▲ 현대철망산업에서 생산하는 제품을 설명하는 정임순 이사.

여성의 섬세함으로 남성에 도전한다-현대철망산업 정임순 이사

“여성들이 적재적소에서 일을 하면 사회는 더욱 풍성해 질 것입니다.”
현대철망산업 정임순 이사(55)가 홍성 끝자락인 장곡면 옥계리에 터를 잡은 지는 올 해로 13년 째다. 정 이사는 전주여상을 졸업하고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37살에 중매로 동갑내기 남편을 만났는데 그가 현대철망산업의 대표 김종훈 씨다. 부부는 결혼 후 한국콘크리트산업에서 수도관과 스틸그레이팅을 납품하며 연년생 형제를 키워왔다. 사업은 순조로웠고 아이들도 건강하게 자라나던 어느 날, 김 대표는 병원으로부터 청천병력 진단을 받았다. 병명은 ‘고관절 무혈성 괴사’였다. 고관절에 혈액공급이 중단되어 골이 괴사가 일어나는 병으로 뼈가 힘 없이 무너지는 병이었다.

김 대표가 양쪽 인공관절 수술 후 장애 4등급을 받고 부부는 홍성에 내려와서 다시 사업을 시작했다. 형님이 운영하던 현대철망산업을 인수 받아 하천에 들어가는 돌망태, 철망, 돌담을 꾸미는 개비온 등을 생산하여 관급공사에 납품하고 있다. 김 대표의 수술 후 사업장 내에서의 역할도 뒤바뀌었다. 김 대표는 공장 내 총무 및 시설관리, 생산 등 내부 일을 전담하고 정 이사는 계약, 영업 등 외부 일을 전담하며 현장을 직접 뛰고 있다. 정 이사는 홍성에 처음 내려왔을 때 외지인에게 마음을 열지 않아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묵묵히 철망에만 집중하고 발로 뛰다보니 차츰 인정해주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약속은 칼같이 지켰는데 관급공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용이기 때문이다. 아침 8시에 제품이 필요하다고 연락이 오면 새벽에 제품준비를 끝마쳤다고 한다. “신뢰를 쌓는 데는 참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현장을 뛴지 5년쯤 지나고부터 현대철망은 다르다는 이야기를 들어왔습니다.”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정 이사는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안녕하세요. 고맙습니다”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인사만 해도 상대가 도와줄거라는 확신이 있었다고 한다. 처음에 외면했던 사람도 정 이사의 한결같은 모습에 감동하여 많은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그 결과 현대철망산업은 현재 연 매출 10억 이상을 올리는 건실한 강소기업으로 성장했다.

모두 내 편인 것 같다며 함박웃음을 짓는 정 이사는 도움 받은 만큼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매 년 천만원 이상 기부하고 있다. 정 이사는 “제가 움켜쥐었으면 훨씬 더 부자가 되었을까요? 세상은 모두 연결됐으니까 받은 만큼 돌려줘야죠”라고 말했다. 정 이사는 사랑의 열매, 예산의 새감 마을, 광천의 사랑유아원, 유일원, 청소년 선도위원회에 꾸준한 기부와 봉사를 통해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정 이사는 여성들이 일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아 안타깝다고 했다.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여성에게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성들이 적재적소에서 역할을 한다면 사회는 훨씬 더 풍성해질 것이며 청렴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세상이 많이 변했다해도 아직 사회는 남성위주로 돌아갑니다. 여자들이 겁내지 않고 사회생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길 바랍니다.”

며칠 전 한 여성이 찾아와 정 이사의 기를 받고 싶다며 꼭 껴안았다고 한다. 정 이사는 자신을 믿는 사람들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서라도 부단히 노력하고 거짓 없이 자신의 길을 가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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