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피로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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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피로증후군
  • 박영준(한의사, 전문의)
  • 승인 2010.06.04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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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준 원장의 한방의학 칼럼]

휴식을 취하고 좋다는 보약, 영양제 등을 먹고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도 계속적으로 피로가 심해지기만 하는 것을 만성피로라 한다. 원인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현재 신경 내분비계의 이상, 바이러스 감염, 환경오염으로 인한 독성물질 그리고 유전학적 요인 등을 잠재적인 원인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그 피로의 특징은 단순한 스트레스성 피로와 달리 휴식을 취해도 회복되지 않고 쉬면 더욱더 피로해지는 경향을 보인다.

일반적으로 기억력과 집중력이 떨어지고 이유 없이 목이 자주 아프거나 목과 겨드랑이 주위 임파선이 아프고 목이나 어깨에 근육통이 오고 팔다리가 저리며 잠을 자도 상쾌하지 않고 운동 후에 전과 달리 심한 피로감을 느끼는 증상 등이 나타난다. 환자의 약 2/3는 우울증, 불안감, 불면증 등 신경계의 이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만성피로는 위험한 병이며 점진적인 두뇌의 기능이상이오면서 심해지면 장소와 시간에 대한 감각을 상실하기도 하고 면역반응에 이상이 와서 자가면역질환 등도 발생할 수 있다.

아이들의 경우에는 성장지연은 물론 인격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하게 되며 특히 사춘기를 심하게 겪는 경우가 많고 심하면 만성 우울증에 빠지게 된다. 특히 피로가 오래 지속되면 면역계의 기능이상으로 암 등의 유발에 간접적인 영향을 주기도 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그 증상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일상생활을 하기가 곤란할 정도의 심한 피로감이 오는 것이다. 만성피로 증후군은 이러한 피로감이 6개월 이상 지속되어야 진단이 가능한 것으로 정의하고 있으나 1개월 혹은 2개월 동안이라도 피로와 함께 신경계 증상이 나타나느냐가 더욱 중요한 문제이다.

임상적으로는 심한 피로감보다는 갑자기 자신이 예전 같지 않게 힘이 빠지고 쉽게 피로를 느끼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즉 힘든 일을 하면 며칠간 피로가 계속된다든지 그전에는 무리를 하여도 금방 회복되던 것이 그렇지 못한 것이 중요한 감별점이다. 또 이 질환은 심장에도 이상을 일으켜 심장근육의 약화, 부정맥 등을 유발하며 심하게는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눈이 자주 부시고 눈이 침침하거나 눈앞에 검은 물체가 떠다니는 것을 자주 보며 직장에서 심한 피로감과 공간 지각력저하, 기억력저하, 계산력저하 등 인지능력의 저하로 일을 잘 할 수가 없고 흔히 "이제 나도 나이를 먹어서 힘이 빠진다"고 여기는 현상이 만성피로 증후군의 중요한 증상일 수 있다.

피로의 단계는 다음과 같이 4기로 구분하는데 1기에는 작업능력의 저하경향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일시적이지만 거꾸로 작업능력을 향상시키는 경우도 있다. 이것은 󰡐피로 노력󰡑이라고 하며 무의식 적인 때가 많다. 2기에는 작업능력의 저하가 분명해지고 의지로는 막을 수 없는 피로가 나타난다. 아직은 단시간의 휴양으로 회복가능한 시기이다. 3기가 되면 회복이 며칠에서 몇 주일의 휴식이 필요하다. 즉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않고 작업을 속행한 경우에 볼 수 있고 작업능력의 저하가 뚜렷하다. 4기에 들어가면 심신기능의 변화를 볼 수 있으며 분명히 건강을 해치고 피로도 만성화 하여 그 회복이 어려워진다.

한방에서는 그 원인에 따라 기허증, 혈허증, 음허증, 양허증, 기울증, 어혈증, 수체증 등으로 나누는데 먼저 기허증은 생명활동의 근원인 에너지가 부족해 몸이 나른하고 기력이 없는 것으로 이런 경우 평소 감기에 잘 걸리고 식욕이 없으며 식곤증이 심하고 배에 힘이 없고 특히 아랫배가 약해서 만성설사가 나타나며 체질적으로는 비위기능이 허약한 소음인에 많다. 이런 경우 평소에 찬 음식이나 기름진 음식을 삼가야 되며 치료처방으로서는 인삼 황기 백출 등을 사용한 처방을 쓴다.

혈허증은 피가 부족한 상태로서 안색이 좋지 않으며 어지럽고 불면증이 있는 경우로 피부가 건조하고 눈에 피로가 빨리오며 복직근이 긴장되고 장딴지 경련이 자주 일어나며 이 경우 심장이나 폐의 기능을 보강해주는 처방을 투여한다.

음허증은 체액이 부족해진 상태로서 열이 머리부위로 오르면서 손발에 열감이 나는 것을 말하며 오후에 얼굴이 붉어지면서 입이마르고 어지러운 증상을 나타내며 주로 변비의 경향을 보이며 소변이 적고 몸이 마르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신장 기능을 보강해주는 처방을 사용한다.

양허증은 인체 내의 대사 에너지가 약해진 상태로 추위를 잘 타며 손발이 찬 증상을 말하며 말하기를 싫어하고 얼굴색이 창백하고 소변을 자주 보고 대변은 묽으면서 가늘다. 이 경우 육미지황탕이나 부자 등을 사용한 처방을 쓴다.

기울증은 인체 내 순환에 정체가 일어난 경우로 정체가 일어난 부위에 따라서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며 시간이 지나면서 없어지기도 하고 심해지기도 하며 호소하는 부위가 잘 변하는 특징이 있다. 가슴이 답답하고 뱃속에서 소리가나고 가스배출이 많고 트림을 자주한다. 이 경우는 순환을 개선시키는 처방을 사용하게 된다.

어혈증은 혈액의 흐름에 장애가 일어난 경우로 흔히 혈액순환장애라고 말하는 것이다. 어혈증상은 복부를 누르면 통증을 호소하고 몸에 멍이 잘 들며 얼굴이나 눈 주위에 색소침착이 있으며 입술의 색이 어둡고 모세혈관이 확장되고 여자들의 경우 월경불순이나 월경통이 흔하다. 이 경우 어혈을 없애고 순환을 개선시키는 처방을 쓰게 된다.

수체증은 담음증이라고도 하며 몸의 진액이 정체된 것을 말한다. 몸이 붓고 어지러우면서 피로가 심하며 몸이 무겁고 속이 메스꺼우며 침이 많이 고이고 아침에 몸이 뻣뻣해지고 일어날 때 어지러움을 호소하고 배에서 소리가 많이 난다. 이러한 경우 진액을 보충하고 습담을 제거하는 치료를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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