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하면 돌아가야 하는 것. 느림과 여유의 미학이 더 필요한 때이다.
홍주로 골목에 있는 붕어빵 아줌마는 오늘도 무슨 책을 읽는지 열심이다. 건물 추녀 밑에 작은 터를 만들어 놓고 맛있는 빵을 구워 손님을 기다린다. 시간이 나면 어느 날은 뜨개질도 한다. 장갑도 뜨고 모자도 예쁘게 뜬다. 어제는 손 모양 고무로 된 침 뜸 모형에 침을 찌르고 빼며 진지하게 반복을 한다. 내가 멍하니 한참을 바라보아도 아줌마는 모르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아름답기만 하다.
힘들 때 사람들은 불평을 한다. 짜증을 낼 수도 있다. 아무 말 하지 않고 의욕을 잊은 채 지금보다 더 어려운 곳으로 가는 경우도 많다. 붕어빵 아줌마는 한 여름 땡볕에는 밀짚모자로 더위를 피하고, 추운 날에는 박스로, 비닐로 무릎을 가리며 편안하고 소박한 웃음으로 빵을 싸준다.
잠시 시간이 있을 때는 책으로, 뜨개질로, 침 뜸을 연습하며 시간을 활용하며 인생을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선한 모습이 너무나 보기 좋다. 그래서인지 어느 날부터인가 말 한 번 붙이고 싶어졌다.
어떠한 삶을 사시는지 빵을 팔아 어디에 쓰는지 모르지만 나는 그 모습이 너무 평화롭고 세상에 대해 고마워하며 나름 지혜롭게 사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누구에게나 자신의 잘못으로 인하여 혹은, 사회의 구조적 변화 때문에 힘든 고비가 여러 번 있는 것이 사람의 삶이라 한다. 어려움을 미워하지 말자. 무엇이든 일을 찾아 열심히 하는 삶이 아름답다.
급하다고 발로 차고 뛰어가느니보다 한걸음 뒤로 돌아 보람을 찾아본다면 행복이 숨 한 번 더 쉬며 찾아오리라 믿는다.
내일은 붕어빵 아줌마가 무슨 책을 읽는지 물어봐야겠다. 그리고 빵도 한 봉지 사야겠다. 비가 오지 말아야 할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