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상생행정의 모습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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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상생행정의 모습이 ‘아름답다’
  • 한기원 <홍주신문 편집기획국장>
  • 승인 2021.04.15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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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군, 보령시에 ‘한국섬진흥원’ 유치전 양보를 보며

충남도는 지난달 8일 행정안전부의 ‘한국섬진흥원’ 전국 공모사업에 참여할 기초단체로 보령시와 홍성군을 최종 낙점한 가운데, 심의 절차를 거쳐 이달 중 최종 발표할 예정이라고 한다. 한국섬진흥원은 전국 3300여 섬이 가진 자원과 생태, 관광 등의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 섬에 대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조사·연구를 수행하기 위한 정부출연기관이다. 행정안전부 산하 재단법인으로 올해 8월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다. 조직 구성은 3실 8팀으로 여기에 종사할 연구원은 5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취업유발 279명, 생산유발 407억 원, 부가가치 274억 원 등으로 추산되고 있다.

한국섬진흥원 공모에는 인천시(중구·옹진군), 충남(보령시·홍성군), 경남(통영시·남해군), 전북(군산시), 전남(목포시·신안군) 등 5개 광역시·도 9개 지자체가 뛰어들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공모 신청 지자체 중 전남의 경우 신안군이 지난달 24일 돌연 유치 포기를 선언하면서 목포시 유치에 의기투합한 상황이다. 게다가 인근 지자체까지 ‘목포시 설립 공동유치 건의문’을 발표하는 등 힘을 보태고 있는 형국이다. 전북 군산시 역시 지난달 30일 준비부족 등을 들어 공모를 취하한 것으로 알려진다.

전남 목포시의 경우는 전국 섬의 80%가량(2679개)을 보유한 점을 강조하고 있으며, 경남 통영시의 경우는 섬 530여개를 보유한 지자체로 관광잠재력 측면에서 최적지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 남해군은 ‘섬 지자체이자, 청정 섬의 생태환경’을 보유하고 있는 지역적 강점과 국가균형발전 측면을 내세우며 최적지라고 주장하면서 적극적으로 유치전에 나섰다.

이로써 충남과 경남, 전남 등 광역시·도의 유치전에서 치열한 경합을 벌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충청남도의 경우 지자체 2곳(보령시·홍성군)이 유치전에 뛰어들면서 이웃사촌 간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 됐다.

실제로 충남도의 입장에서 홍성군은 충남도청소재지, 내포혁신도시의 공공기관 유치를 내세웠겠지만, 보령시에는 크고 작은 100여 개의 섬이 위치해 있고 세계적인 축제로 발돋움한 보령머드축제가 열리는 등 전국 최고의 해양관광도시로 성장시켜야 하는 당위성도 과제로 꼽히기 때문이다.

일부 충남도의원과 주민들 사이에서 타 시·도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면 1곳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충남도를 비롯해 선뜻 나서질 못하는 상황이었다. 이런 주장은 앞서 충남도가 소방복합치유센터와 중부해경찰청 유치에 여러 시·군이 동시다발적으로 뛰어 들면서 실패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같은 실수를 되풀이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다.

이러한 현실에서 길영식 홍성군부군수가 나서 행정의 실타래를 푸는 아름다운 양보와 협력의 중심에 섰다. 충남도지사와 홍성군수·보령시장의 역할과 행동을 대신 맡아서 선택과 집중을 실현시킨 것이다. 8일, 홍성군이 보령시에 ‘한국섬진흥원 유치’를 양보하면서 행정의 리더십이 유난히 돋보였다. 이제 남은 과제는 ‘충청남도 보령시의 한국섬진흥원 유치’다. 이처럼 지자체 간 경쟁도 행정의 리더십과 소통을 통해 실타래를 풀고 상호협력과 발전을 위해 한 목소리로 뜻을 모으는 행정의 모습이 아름답다.

이처럼 앞으로도 충남도청내포혁신도시를 품게 된 홍성과 예산의 통합논의를 비롯해 서해선 삽교역 신설문제 등 지역의 각종 현안 해결에 있어서도 상생과 협력의 정신이 절실히 요구된다. 지자체 간 갈등과 반목도 적극 행정의 리더십과 소통을 통해 ‘아름다운 양보와 협력의 정신으로 얽힌 실타래를 푸는 주민위주의 상생행정’의 아름다운 모습이 기대되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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