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주미트 홍성군 보유주식, ‘헐값 매각·특혜 의혹’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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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주미트 홍성군 보유주식, ‘헐값 매각·특혜 의혹’ 논란
  • 최선경 편집국장
  • 승인 2012.05.17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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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군, “부채에 대한 위험 부담 커”…감사원 매각 권고 ‘한몫’


지난 2007년 홍성군이 경영난을 겪고 있는 (주)홍주미트를 민간에 매각하기로 의회의 승인까지 거쳤지만 법적 다툼 등으로 현재까지 매각에 나서지 못했다.
홍주미트와의 경영안정자금 15억원 상환소송이 종료됨에 따라, 홍성군은 지난 14일 의원간담회를 통해 매각 보류된 홍주미트의 투자지분 전량을 민간에 매각하겠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홍성군이 부실기업에 투자한 지분을 매각해 경영에서 손을 떼겠다는 입장인 반면 홍성군의회 의원들은 매각에 대해 찬반의견이 분분했다.

홍주미트는 전국 최대 규모의 축산단지를 자랑하는 홍성군이 지역축산농가들의 소득 증대와 축산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회사 지분의 45.9%(31억원)를 투자해 2002년 6월 설립한 축산물종합처리장이다. 하지만 개장 2년여만에 부채가 자본금(68억원)의 2배를 초과하고 경영권 분쟁에 휩싸이며 부실하게 운영돼 감사원으로부터 매각권고를 받는 등 경영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한편에서는 그동안 계속되는 홍주미트의 적자경영으로 군에서 많은 예산을 지원하면서 운영해오고 있어 자칫 군민들의 혈세 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홍성군청 축산과 오인섭 과장은 “홍성군이 지분을 계속 유지한다면 홍주미트의 부채 등 위험부담이 크다. 2005년 감사원 감사 결과 청산 또는 매각을 권고 받아 이미 2007년 의회 승인을 거쳤다. 공유재산물품시행령에 따라 처분, 취득의 경우 의회의 재승인을 받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절차상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의원들 찬반 의견 분분
이에 대해 홍성군의회 오석범 의원은 “2007년의 매각 승인이 홍성군의회 5대에서 6대로 넘어온 이상, 자산변동이 있으면 재승인 받는 게 마땅하다”며 절차상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얼마 전 농협중앙회에서 홍주미트에 대한 구체적인 실사를 진행한 것으로 아는데 하필 왜 이 시점에서 매각하는 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이두원 의원은 “기업의 재무상황은 부채나 자산도 중요하지만 미래가치까지 포함해 평가해야 한다. 홍주미트는 지난 6년간 단기순익변화 폭이 엄청나게 빠르게 증가했다”며 “재정투자 부분은 이미 도축세 등을 통해 어느 정도 회수한 셈인데 마치 홍주미트를 돈 먹는 하마쯤으로 치부하는 군의 태도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원진 의장은 “2009년 당시 매각을 유일하게 반대했던 의원으로서 잘못된 정관을 고치라고 수없이 건의해도 집행부가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자산변동 및 사업계획서를 의회에 보고하도록 돼 있으나 최근 5년간 보고도 없었다”며 매각 시점에 대한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반면 조태원·장재석·윤용관 의원은 집행부의 매각 결정에 찬성하는 의견을 던졌다.
조태원 의원은 “계속 적자가 나는 깡통주식을 갖고 있다가 부채까지 홍성군에서 부담해야 할 상황이 올 수 있다”며 주식 포기를 선택했다.
장재석 의원은 “지난해 흑자가 구제역으로 인한 특수 상황이라면 굳이 4000만원씩 감정평가비를 투자하면서까지 새롭게 감정평가를 받을 필요도 없다”며 확실한 근거와 논리에 맞게 매각하는 게 옳다고 주장했다.
윤용관 의원도 “군민의 재산이 정당한 값어치를 받아야 하는 게 옳으나 지금의 상황에서는 군에서 지원한 10억원에 대해 지분율에 의한 채무를 변제해 줘야 된다”고 밝혔다.

의원들의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추후 홍성군은 한국자산관리공사를 통해 전자입찰을 실시하고 2회 입찰자가 없는 경우에는 최초 입찰 가격으로 수의계약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축산농가, 지분 매각 부정적
홍성한우브랜드사업단 최창수 회장은 “주식 매각에 반대한다. 축산군으로서 군이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주도적인 사업으로 참여하는 게 맞다. 축산농가들은 홍주미트가 완전히 민간에게 넘어가면 여러 모로 불리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당장 흑자는 내지 못할지라도 장래를 봐서 가능성이 있는 사업이므로 지금 당장의 매각은 고려하는 게 좋겠다”고 밝혔다.

한우클러스터사업단 신인섭 단장은 매각에 대한 찬반을 논하기보다 “홍성군이 손해를 보면서까지 매각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을테지만 그동안 누적된 문제에 대한 개선안이나 이용률 확대 방안 등을 제시하지 못하면서 무작정 반대만 할 수는 없는 형편”이라며 “홍주미트에서 소규모업자들이 소 잡기가 상당히 어려웠다. 종합서비스 측면에서 사용상 불편함이 있어 이용률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았다. 홍주미트 주변에 대규모 우시장도 있고 하니 진즉 지육경매 시설을 확충해 축협과 함께 공동사업을 도모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토로했다.

홍성군 한우협회 심상구 회장은 “축산 홍성군이 손해가 나더라도 어느 정도 지분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홍주미트가 오롯이 개인업자에게 넘어간다면 나중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매각 시점 신중히 고려했나?
한편 홍성군이 45.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홍주미트는 지난 2008년 축산인들의 출자 증자로 현재 홍성군이 26.39%, 푸른축산이 31.11%, 주흥노 대표이사가 21.25%, 박성호 이사가 21.25%의 지분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도 많은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2명의 이사와 홍성군 관계자가 모여 이사회를 열어 2명의 이사가 동의해 채무에 대해 출자 증자하기로 합의하고, 그들만이 홍주미트에 빌려준 20억 1000만원을 1주당 4000원에 유상증자하면서 홍성군은 오히려 26.39%로 지분이 줄었다.

홍성군은 수십억원의 보조금 성격을 띤 차입금을 홍주미트에 주고도 소송에 휘말려 3억원 이상의 변호사 비용과 소송비를 낭비했고, 유상증자에서 제외된 것도 모자라 이번에는 아예 주식을 헐값에 매각해 특혜 의혹까지 사고 있어 논란이 가증되는 상황이다.

최근 정부의 축산유통 시장 개편과 홍성한우 브랜드강화 시책으로 홍주미트는 제2의 성장기회를 맞고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농림수산식품부는 2013년까지 홍주미트에 국비 22억 5000만원과 도비 9억원 등 총 45억원을 투입하는 축산물공판장설립계획안을 확정했다. 또 홍성축협을 비롯한 지역농협의 한우전문매장 개설로 작업물량 신장 등도 기회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홍주미트의 모습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진단이 제기되고도 있다.

이러한 정황을 살펴볼 때 대다수 군민들은 홍성군의 홍주미트 지분 매각에 대해 헐값 매각 및 매각 시점에 의혹의 눈길을 둘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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