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응노 ‘신전’에서 이응노 ‘사랑방’을 외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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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응노 ‘신전’에서 이응노 ‘사랑방’을 외치다
  • 황희재 기자
  • 승인 2021.12.03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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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이응노의 집·한국미술이론학회 공동학술 심포지엄 개최
“정책 개선 통해 문화·예술 분야 풀뿌리 문화 민주주의 펼쳐야”
“이응노평전 출간, 작품 저작권 권리보장 마련 등 시급한 과제”

이응노의 집 개관 10주년 ‘2021 이응노의 집·한국미술이론학회 공동 학술 심포지엄: 미술가 개인을 기리는 방법’이 지난달 27일 이응노의 집과 홍성군청 유튜브 채널에서 온·오프라인으로 개최됐다.<사진>

행사는 오후 1시 김학량 이응노의 집 명예관장과 조은정 한국미술이론학회장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김학량 관장, 윤후영 학예연구사, 성완경 미술평론가, 박계리 국립통일교육원 교수, 이섭 전시기획자, 엄광현 상명대학교 강사, 정은영 한국교원대학교 교수, 최병진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의 기조발제, 종합토론 순으로 이어졌다.

김학량 명예관장은 기조발제에서 “이응노의 집이 행정 편제상 홍성군 역사문화시설관리사업소 산하에 있어 학예영역의 전문성과 자율성을 펼칠 환경이 보장되지 않는 점이 가장 심각한 한계”라면서 “이응노의 집을 거장 예술가 이응노를 신격화하는 재실(齋室)이 아니라 이응노를 만나는 집으로 가꿔야한다”고 밝혔다.

이어 “문화향유만을 내세우는 생색내기식의 문화정책을 개선해 문화예술 분야에도 풀뿌리 문화민주주의를 펴야한다”며 “교과서에 나오는 추상적인 미술·음악·역사 대신, 마을과 지역 사람들의 삶과 이야기가 수두룩한 사랑방을 지향해야 한다”고 전했다.

윤후영 학예연구사는 “공간 활용을 마을까지 확대하면 입주 작가수를 늘리고 대전 이응노미술관 레지던시와 연대해 국제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밖에도 ‘이응노평전’ 출간, 이응노 작품 저작권 사용에 대한 권리보장 방안 마련 등이 시급한 과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응노의 집은 그동안 여러 외형적 사업의 인프라 구축에 비해 운영조직의 재편과 효율적 인력배치, 각종 성과의 심화에는 더딘 편이었다”고 주장했다.

박계리 국립통일교육원 교수는 “이응노는 한 지역이나 공간에 정착해 뿌리를 강고하게 내리는 삶을 살다 간 것이 아니라 한 지역에서 또 다른 곳으로 이주하며 작업을 지속했다”며 “이러한 이응노의 유목민적 사유는 선명한 경계를 긋고 경계 안쪽에서 배타적 위계성을 세워나가는 현대사회의 사유방식에 대한 대안이었고, 이를 통해 배타적 위계성이 상실된 정체성을 토대로 세계평화를 구현해내고자 했기 때문에 21세기를 사는 우리가 그의 여정을 다시 체험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당신은 예술을 위해 모든 것을 무릅쓰고 떠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예술가들이 스스로에게 던질 수 있는 공간이 이응노의 집이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날 심포지엄에 참석한 문화예술계 인사들은 지난 10년 동안 이응노의 집이 추구해 온 과제를 돌아보고, 현재 우리 사회에서 개인 미술가를 기념하는 미술관의 역할, 지역 사회와 관계를 맺는 방식을 미술사와 미술비평, 문화경영과 정책 등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함으로써 미술관 운영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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