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正道)로 갔더니 사람이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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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正道)로 갔더니 사람이 남았습니다”
  • 황희재 기자
  • 승인 2022.01.22 08: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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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중식 부천시충청향우회 부회장·덕산 산마루 펜션 대표
지난 14일 덕산 산마루 펜션에서 만난 강중식 대표의 모습.

장곡면 신동리 출신, 1986년 고향 떠나 수도권에서 거주
부천 중동 1-1구역 주택재개발 사업 성공적으로 이끌어
평일엔 도시개발컨설팅 업체 대표, 주말엔 펜션 아저씨

1961년 장곡면 신동리에서 태어난 강중식 대표는 장곡초등학교, 광천중학교, 광천상업고등학교(現충남드론항공고등학교·25회)를 졸업하고 지난 1986년 고향인 홍성을 떠나 안산과 서울에서 지내다 1989년 부천에 정착했다. 

강 대표는 1978년에 설립된 철강가공설비와 파이프 제조 설비를 생산하는 부천시 소재 기업 ㈜백천정밀에서 오랜 기간 총무를 담당했고 총무부장을 역임했다. 이후 회사를 그만두고 조그만 상가를 매입해 운영하던 사업장이 재개발 구역으로 편입되면서 강 대표의 인생은 전환점을 맞는다.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중동 780번지 일대는 2006년 추진위원회가 발족하고 2009년 중동 1-1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 조합설립 인가를 받아 결성됐지만 사업 진행이 지지부진했다.
 
강 대표는 서류를 훑어보던 중 각종 용역비와 시공사의 공사비로 비합리적인 금액이 책정돼 있는 것을 발견했다. 오랜 기간 총무를 담당했던 경험이 발휘되는 순간이었다. 이후 2대 조합장으로 추대된 강 대표는 합리적인 공사비를 제시할 수 있는 시공사로 업체를 변경하고 굳이 용역을 맡기지 않아도 되는 부분들은 직접 처리하는 방식을 택했다. 강 대표의 정직한 일처리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큰돈을 얻기 위해 몰려든 세력을 물리칠 수 있는 힘으로 작용했다. 

“일한만큼만 가져가야 하는데, 재개발 사업 추진과정에서는 각종 비용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어요. 조합장을 맡기 전에는 재개발에 문외한이었던 저도 불합리한 공사비를 제시한 시공사, 역량이 결여된 설계사, 이런 업체들을 주선한 정비업체를 보면서 그 이유를 알게 됐습니다. 일부 재개발사업 조합장들은 주말만 되면 하도업체 대표나 소장들과 골프를 치러 다닌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과정에서 불합리한 가격이 책정되고 어떤 조합장은 혼자 이득을 챙기는 거죠. 그게 다 조합원들 돈인데, 임자 없는 돈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저는 주말마다 펜션을 운영하기위해 덕산으로 내려왔기 때문에 골프를 칠 시간이 없었어요. 오천항에서 시공사 관계자와 한적하게 낚시를 한 적은 있습니다.”

중동 해링턴 플레이스 전경.

지난 2017년 339세대가 입주할 공동주택 3개동과 주차장 등 부대시설을 짓는 공사가 착공했고 31개월 후인 2019년 11월 중동 해링턴 플레이스가 준공됐다.

“돈이 한 15억 원가량 남더라고요. 일반적으로 준공 이후 오히려 조합원들에게 분담금을 걷어야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 저희 조합은 남은 돈을 지분에 맞춰 분배했습니다. 제가 소띠라 그런지는 몰라도 열심히 하면 열심히 한 대로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조합원들과 함께 슬기롭게 소용돌이를 헤쳐 나왔습니다. 재개발을 반대하는 분들을 설득하고 각종 유언비어와 허위사실에 따가운 시선을 받으면서도 서로를 독려하며 우직하게 최선을 다했습니다.”

부천시민잔디광장을 앞에 두고 멋진 자태를 뽐내는 중동 해링턴플레이스는 노후된 구역의 주거환경을 개선해 부천시의 상하수도, 도로 등 유지보수 비용을 줄여주고 신축아파트에 적용되는 과표 상승에 비례해 세입을 늘렸다는 평을 받고 있다. 특히 공사도중 설계를 변경하면서까지 도입한 지역냉방 시설은 냉방 사용요금을 50%이상 절감시켜 대규모 3000여 세대 옆 작은 단지임에도 불구하고 수요자들이 중동 해링턴 플레이스를 찾는 이유가 됐다. 준공 이후 현재까지 아파트 가격은 수억 원이 올랐다. 

성공적인 주택재개발 시행으로 능력을 인정받은 강 대표에게 자문을 의뢰하는 재개발 사업조합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주변 사람들은 “그동안 공부한 게 아깝지 않느냐”며 고향인 충청도로 내려가 펜션을 운영하며 지내려던 강 대표를 붙잡았다. “시골로 내려와 조용하게 살 계획이었는데, 그동안의 노하우와 경험을 바탕으로 자문해주는 일을 하기로 계획이 변경됐어요. 도시개발연구원, 도시발전연구소 등 아직 이름은 정하진 못했는데, 벌써 자문을 해주고 있는 의뢰인들이 있어요. 현재까지는 전부 무료로 자문을 맡았습니다.” 

강 대표의 2022년 새해 목표는 ‘사무실 운영 잘 해보기’라고 한다. 지난 14일 오전 덕산 산마루 펜션에서 만난 강 대표는 끝으로 이렇게 말했다. “정도(正道)로 갔더니 돈도 사람도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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