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경기침체에 힘들어도 오랜만에 찾은‘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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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경기침체에 힘들어도 오랜만에 찾은‘활기’
  • 윤신영 기자
  • 승인 2022.01.27 0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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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0년 1월 20일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이후 우리의 삶은 빠르게 바뀌었다. 한시도 몸에서 떼지 않는 마스크,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지침 등은 우리의 삶과 문화를 변화시켰다. 올해 설 명절에도 오미크론으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 지침은 여전히 이뤄지고 있고 고향방문도 자제할 예정이다.

임인년(壬寅年) 설 명절을 일주일여 앞둔 지난 21일 홍성전통시장의 장날에는 많은 인파가 몰렸다. 코로나19 시대 여느 장날과는 달리 한 걸음 한 걸음 걷기 힘들 정도로 붐벼 마치 코로나 시대 이전 장날 같았지만 장을 찾은 손님들과 상인들은 모두 마스크를 하고 있었다.

한 아주머니가 두부 두 모를 젊은 청년 상인에게서 샀다. 아주머니가 청년에게서 두부를 받고 돈을 건네주며 기분 좋게 기자에게도 한마디 한다.

“아유~, 나이든 사람 왜 찍는 거야.”
“왜요, 예쁘신데요.”
“그래?”

아주머니는 기분 좋게 웃으면서 한 손에 든 검은 봉지를 흔들거리며 또다시 장을 보러간다. 모르는 이의 돌발 행동에도 웃으며 지나갈 수 있는 여유가 아주머니에게 보인다. 코로나19로 인해 경기가 안 좋았던 지난 명절과는 달리 올해엔 지나가는 손님들 손에는 저마다 검은색 봉투들이 들려있다.

장터 곳곳에서 손님들이 발길을 멈추고 진열된 제수용품과 재료를 다듬는 상인들의 손길을 유심히 살펴보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물건을 받고 돈을 건넨다. 한편에서는 해동된 오징어는 벌써 다 팔려버리고 완전히 언 오징어를 떼어내고 있는 상인의 손길을 바라보는 손님들도 보인다. 비록 마스크, 모자, 두터운 겨울옷으로 모두 가려 얼굴을 확인할 수 없지만, 오징어를 떼 내느라 힘쓰는 상인과 분주한 상인의 손길을 지켜보며 기다리는 손님들의 모습에서 우리가 기억하는 옛 설 대목장의 활기가 느껴졌다.

찐 옥수수, 국밥, 호떡 등 전통시장 먹거리 주변에도 사람이 몰렸다. 걸어 다니며 먹지는 않지만 먹거리를 기다리는 주민들의 모습이 군것질거리조차 잘 사지 않던 지난 추석 명절 장날 모습과 대비된다.

“아얏!, 오늘 사람이 왜 이리 많아?”

이날 한 아주머니가 반대쪽에서 오는 인파와 부딪히고 짜증나 무심결에 나온 말도 구정 대목장을 앞둔 상인들에게는 ‘많은 손님’이라는 희망으로 들린다.

임인년 설 명절을 앞둔 홍성전통시장에는 새해에 대한 기대와 희망이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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