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앞 산책로에서 발전소까지 주민 자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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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앞 산책로에서 발전소까지 주민 자치로”
  • 윤신영 기자
  • 승인 2022.03.26 08: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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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자치공동체 릴레이 인터뷰 ⑤ 주정모 홍동면 주민자치회장

지난 1995년 5월, 광역·기초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원을 동시에 뽑는 4대 지방선거가 실시되며 민선자치시대가 막을 열었다. 2000년대 초 김대중 정부에서는 ‘읍·면·동 기능전환 보완지침’을 만들며 중앙정부로부터의 풀뿌리민주주의를 시도했고 지금에 이르렀다. 20년에 가까운 시간이 흐른 시점에서 주민자치공동체의 현재와 미래를 들어보기 위해 홍성군의 11개 읍·면 주민자치공동체 회장들을 만났다. <편집자주>

오랜 마을공동체 경험, 주민자치회 가장 먼저 전환
주민자치회로 모두 전환해 진정한 주민 자치 실현
산책길부터 실제 삶까지 바꾸는 주민 자치 활동

 

홍동면 주민공동체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홍동면 주민공동체의 시작은 홍동면에 풀무농업고등기술학교가 건립된 지난 195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풀무농업고등기술학교를 졸업한 인재들이 수많은 공동체의 핵심으로 활동했고, 이러한 활동은 연구소와 도서관, 농산물가공공장, 은퇴자농장, 어린이집, 농업전문학교, 빵공장, 비누공장, 마을 주점, 출판사 등 수많은 마을기업과 협동조합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오랜 주민공동체 역사를 증명하듯 홍동면은 지난 2019년 11월 1일 홍성군 11개 읍·면 중 가장 빠르게 주민자치위원회에서 주민자치회로 전환을 이뤄냈다. 지난 2019년부터 홍동면 주민자치회장을 맡고 있는 주정모 회장은 주민자치위원장 시기까지 포함해 햇수로 6년째 홍동면 주민공동체를 이끌고 있다.

“홍동면 주민자치회로의 전환은 주민자치위원장으로서의 내 공약이었어요. 홍성군에서는 우리 면이 가장 빨랐지요. 홍동 지역으로만 보면 자랑스러운 일이지만 이젠 우리 지역만을 생각할 때는 아니에요. 홍성군민들이 주민자치를 해나가려면 관내 모든 지역의 주민자치회 전환부터 이뤄내야 하거든요.”

주 회장에 따르면 홍성군 주민자치협의회에는 아직 주민자치회로 전환하지 못한 지역의 주민자치위원회도 함께 회의에 참여하고 있다. 그런데 주민자치위원회는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영역이 한정돼 주민자치회와 똑같은 사업을 추진할 수 없음에도 회의에만 함께 참여하고 있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주민자치위원회가 사업을 진행할 수 없는 경우에는 해당 지역을 배제하고 사업을 진행하면 될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이렇게 진행하기란 쉽지 않다.

“회의에 함께하고 있는 누군가를 빼고 어떻게 우리만 사업을 진행하겠어요. 결국 제대로 된 군 단위 주민 자치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모든 곳이 주민자치회로 전환해서 모두가 함께 사업을 추진하는 수밖에 없어요”라며 관내 모든 지역의 주민자치회 전환의 중요성을 말했다.
주 회장의 홍성군 주민자치회에 대한 걱정과는 달리 홍동면 주민자치회는 벌써 2기째를 맞고 있으며 그동안 꽃길조성사업, 주민소식지, 마을기자단, 홍동면 주민달력, 주민자치회의 홈페이지&로고 제작 등의 여러 사업을 진행하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주민들을 위한 홍동면에 소재한 마을들을 잇는 ‘자전거 지도’를 만들어 홍주신문 등 지역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주 회장은 앞으로의 홍동면 주민자치회 목표에 대해 △둘레길 조성 △발전소 건립 △의료 병원 조성 등을 꼽았다. 둘레길 조성은 주민들을 위한 산책길을 가꾸는 사업으로 주민자치회 전환 이전부터 진행해왔다. 둘레길 조성은 이미 많은 부분이 진행됐고 추가적인 예산이 집행되면 곧 마무리될 예정이다.

발전소 건립은 홍동면 전체를 위해 구상하고 있는 사업이다. 폐목재를 자원으로 하는 우드칩을 통한 열병합발전소를 운영해 발전소 인근 지역에는 온수를 24시간 공급하는 동시에 홍동면 전체에 저가의 전기를 공급해 공공시설의 운영비를 줄여 면민들의 삶을 더 풍족하게 할 수 있으리라는 계산이다. 이는 주민자치회의 예산이 아닌 국·도비를 얻어내는 공모사업으로 진행한다.

마지막으로 홍동면의 의료 환경 조성 사업이다. 의료 환경이 취약한 마을의 현실을 개선해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의료 환경 조성 계획 역시 주민자치회의 예산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닌 별도의 공모사업을 통해 추진할 예정이다.

“주민자치회장에서 내려오기 전에 이 세 가지 사업을 꼭 마무리 짓고 싶어요. 특히 발전소와 의료 시설 조성을 해내면 홍동 사람들의 삶 자체를 바꿀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지역의 산책길을 꾸미는 일에서부터 지역민들의 삶을 바꾸게 될 사업까지 홍동면 주민자치회는 준비하고 있었다. 마을기업, 협동조합 등의 활동으로 홍동면은 많은 주목을 받아왔지만 이제는 주민자치회 활동으로 세상의 주목을 받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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