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가운 얼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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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운 얼굴들
  • 전만성 <미술작가>
  • 승인 2022.04.07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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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해지는 그림그리기 〈40〉

2022년 들어 어르신 그림그리기 첫 활동을 홍성읍 오관리 10구에서 하게 됐습니다. 홍성읍 주민자치회에서 주선한 활동으로 오관리 10구 박상만 이장님이 요청해 이뤄진 것입니다. 오관리 10구에는 홍성읍 커뮤니티센터가 신축돼 어떤 형태의 활동도 가능할 것 같고 마을 어르신들이 모여 지내시기에 좋을 것 같았습니다. 햇빛이 잘 드는 자그마한 카페도 마련돼 있어 마을 사랑방으로 제격이었습니다.

강의실은 빛나도록 깨끗했고 강의 활동에 필요한 최신 장비들이 골고루 갖춰져 있었습니다. 유선 무선 마이크가 따로 있고 빔프로젝트도 설치돼 있어서 영상을 큰 화면으로 볼 수도 있게 돼 있었습니다. 음악활동을 하고 춤도 출 수 있는 노래방 시설도 차차 갖추게 될 거라고 해 벌써 신명부터 나는 걸 느꼈습니다. 그러나 강의에 필요한 장비를 다룰 줄 몰라 활용은 하질 못했습니다.

마을회관의 온돌방에서 낮은 상을 펴고 활동하던 때와는 달리 좀 냉랭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없지 않았습니다. 조금 있으니 어르신들 여남은 분이 강의실로 들어오셨고 10여 분이 또 들어오셨습니다. 강의실이 가득 찼고 많은 어르신들이 와 앉아 계시니 힘이 났습니다. 지금까지 다녀 본 어떤 마을보다 많은 어르신들이 오셨고 가만히 앉아 귀 기울이시는 모습도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시간이 지나자 낮 익은 얼굴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습니다. 옛날에 우리 집에 오셔서 큰누나와 이야기꽃을 피우시던 화장품 외판원 아주머니, 나와 함께 버스로 통근을 했던 이웃학교 선생님, 내가 일하던 학교의 육성회장님이 와 계셨습니다. 수많은 세월이 흘렀는데도 모습은 그대로였습니다. 와락 달려가 손이라도 잡고 싶은 걸 앞에 서서 이야기 하느라 참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전만성 <미술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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