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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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
  • 범상스님 칼럼·독자위원
  • 승인 2022.05.28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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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모든 가치는 헌법 1조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에 바탕을 둔다. 이것은 군주가 국가권력을 독점했던 전제군주제와 가장 크게 대별되는 점이다. 전제군주 사회에서도 ‘민심이 천심’이라 했으니 올바른 정치의 대의명분을 백성을 위하는데 뒀음을 알 수 있다. 군주의 정치권력이 도를 넘어 백성을 억압하면 백성들은 민란을 일으켜 저항했으며, 그 축적된 힘들이 오늘날의 민주주의를 탄생시켰고, 국민들은 선거를 통해 국가권력을 선택하고 있다. 

필자는 인류사에서 으뜸의 건국이념은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홍익인간’이며, 가장 위대한 군주로 세종대왕을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이것은 편협한 국수주의가 아니라 오늘이라는 현재의 정치권력이 본받아야 할 지향점과 정확히 부합하기 때문이다.

일반적 역사는 전쟁으로 대제국을 건설했거나 불가사의라 할 만큼의 엄청난 유산을 남긴 군주들의 업적을 높이 평가한다. 역사가 어떤 방식으로든지 승자의 기록으로써 미화되고 후대사람들이 민족적 자긍심을 가진다 하더라도 거기에는 필연적으로 힘없는 백성들의 희생이 동반됐고 정치권력의 이익을 강화하는데 사용돼 왔다. 이에 비해 세종대왕은 “어리석은 백성들을 위해 누구나 사용이 편리한 글자를 만드셨다.” 이것은 최고 권력자인 군주 스스로가 기득권을 내려놓았을 뿐만 아니라 피지배계급의 권익을 증장시키겠다는 의지의 발로로써 인류미증유의 사건이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어플로 간단한 통역과 번역이 가능해진 현재도 영어학원이 문전성시를 이루는 것은 세계패권을 장악한 미국이 영어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문자는 당시뿐만 아니라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자본과 권력의 바탕인 지식과 정보를 기록하고 전하는 유일한 수단으로서 지배층의 생명줄과 같은 기득권이다. 그래서 과거에는 일반인 즉, 지배층 외에는 문자를 배울 수 없게 통제했으며, 어기는 자에게는 죽음과도 같은 가혹한 처벌이 뒤따랐다. 이 같은 연유로 한글 반포에 대해 최측근들이라 할 수 있는 집현전 학자들까지 나서서 반대했고, 지배층들은 언문이라며 천대에 가까운 외면을 서슴지 않았던 것이다. 

여기에 더해 지금에서야 겨우 정착돼가는 출산휴가를 시행했다는 것은 더욱 놀라운 사실이다. 당시는 노비는 사람취급을 받지 못했으며 가축처럼 매매가 가능했다. 이러한 시대에 공노비들에게도 출산 한 달 전부터 130일간 출산휴가를 줬고, 그의 남편도 함께 한 달간의 휴가를 줘 산모를 돌보게 했으며, 장애인에게는 군역과 세금을 면제하고 특수한 관직을 만들었으며, 토지세를 개편하는데 있어 백성들의 여론을 듣기 위해 투표를 감행했다. 

600여 년 전 세종이라는 위대한 지도자는 보편적 복지를 논의하는 현대사회에서도 시행하기 힘든 정책을 실현했다. 이 같은 입장에서 본다면 지방자치단체장과 의원들의 선출은 그 지역의 사활이 걸린 일이다. 특히 학연, 혈연공동체를 바탕으로 안면이 뻔한 좁은 지역사회에서 시민들에 대한 단체장과 의원들의 영향력이 큰 반면, 기능면에서는 이런저런 인맥 등으로 시행하는 정책들을 반대하고 견제하는 것들은 매우 어렵고 힘든 일이다. 그러므로 지방선거는 중앙정치와 정당보다는 개인의 능력과 심성이 최우선 고려될 사안이라고 본다.

그리고 여기에 하나 덧붙인다면 ‘일자리를 구하는 사람’이 아니라 ‘일거리를 만드는 사람’을 선택해야 한다. 시민들이 부여한 정치적 권력과 지위를 출세와 명예로 착각하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사용하려는 사람은 ‘일자리를 구하는 사람’이고, 지역의 특성개발, 계발을 위해 끈임  없이 노력하고 발전을 위한 좋은 정책을 찾아내는 사람을 ‘일거리를 만드는 사람’이라고 한다.  

우리 시민들은 앞으로 남은 일주일여 시간 지역발전과 안녕을 위해 ‘시민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사람’, ‘일거리를 만드는 사람’을 찾는데 집중해 소중한 한 표의 선택이 행복으로 이어졌으면 한다.
 

범상스님 <석불사 주지·칼럼·독자위원>
 

<이 칼럼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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