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요양서비스의 만족도 현황과 향후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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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요양서비스의 만족도 현황과 향후 과제
  • 이성복 칼럼·독자위원
  • 승인 2022.06.17 0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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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1일이 되면 제5의 사회보험으로서 우리나라에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도입된 지 14주년을 맞게 된다. 그동안 수급자가 이용할 수 있도록 인프라 확보에 집중한 결과, 2019년말 기준 장기요양 수급자 수는 3.6배 증가했고, 장기요양기관 수는 3배, 요양보호사 수는 4배 증가하는 등 양적으로 크게 성장했다. 장기요양보험이 어르신들에게 요양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노후 건강 증진과 생활 안정을 가져오는 효과와 더불어 가족의 수발 부담을 덜어주는 유익한 제도로서 건보공단의 2021년 일반국민 인식조사 결과, 국민의 89%는 어려움이 있는 어르신을 위해 필요한 제도이고, 국민의 85%는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할 정도로 국민 생활에 밀접한 제도로 발전했다. 

양적 확대와 더불어 장기요양서비스 품질이 얼마나 변화했는지는 서비스의 만족도를 통해 알아볼 수 있는데, 공단이 전국의 장기요양서비스 이용자의 보호자 2500명을 대상으로 2021년도 장기요양보험제도에 대한 만족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반적인 만족도는 91.6%로 코로나19 상황에도 불구하고 매우 높게 나타났다. 이는 2016년 조사 이후 5년 연속 90% 이상이 만족하는 것으로 정책 당국을 중심으로 부양가족의 부담 완화를 위해 기울인 노력에 대해 이용자들이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서비스 유형별로는 단기보호 만족도가 100%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방문목욕이 83.8%, 노인요양 공동생활가정이 83.7%로 높았으며, 노인요양시설은 상대적으로 낮은 71.0%로 서비스 유형별 최대 격차가 13%p 넘게 발생했는데 어르신들이 살던 곳에서 노후를 보내고 싶어하는 에이징 인 플레이스(Aging in Place) 선호 경향과 코로나19로 인한 면회 등 이동제한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되며 앞으로 해당 차이의 원인을 면밀히 분석하여 지속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

공급자에 속하는 요양종사자의 전반적 업무 만족도는 62.8%로 낮게 나타났다. 제공 서비스별로는 ‘방문간호’가 73.2%로 가장 높고, 이어서 ‘방문요양’ 63.0%, ‘방문목욕’ 61.4%의 순으로 나타났는데 90%를 상회하는 이용자의 만족도와 크게 대비돼 주목된다. 세부적인 직무만족도 항목을 살펴보면, ‘사회발전 기여’가 88.3%로 가장 높았으며, ‘임금 적정성’이 29.2%로 가장 낮게 나타났다. 요양종사자들의 직업 선택의 주된 동기가 정식 직장에서 직업인으로 근무하는 것인데, 사회발전에 기여 정도, 보람과 자긍심, 장래성이 요양종사자들에게 가장 큰 장점으로 작용한 반면에 실제 임금에 대한 만족도는 가장 낮게 나타나 괴리가 큰 것으로 보이며, 임금과 관련된 처우개선이 시급해 보인다.

서비스 개선 요구사항으로는 ‘본인부담금 감경 대상자 확대로 수급자의 경제적 부담 완화’라는 응답이 48.8%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그 다음으로 ‘더 많은 어르신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장기요양서비스 대상 확대’(38.0%), ‘어르신 기능 상태에 맞는 다양한 서비스 발굴과 제공’(32.8%)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장기요양서비스의 본인부담 비용에 대해 제도 시행 첫 해인 2008년 공단의 조사에서도 전체 응답자의 50%가 경제적으로 부담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13년이 지난 시점에서도 여전히 문제가 해소되지 않아 우리나라의 높은 노인빈곤율과 비용의 자녀의존도를 고려할 때 관련 정책 보완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인구고령화는 장기요양서비스 수요 확대를 초래할 것이다. 이에 맞춰 서비스 주체들은 서비스 질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서비스를 향상시킬 수 있는 대안들에 대한 명확한 인식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이용자 관점에서 서비스 질을 측정해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장기요양서비스의 만족도 조사는 1차적으로 서비스 제공 기관의 서비스 품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장기요양보험제도가 원래의 목적대로 원활하게 운영되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기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지속성이 담보돼야 한다.

지구촌은 아직도 코로나19 상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팬데믹으로 인한 장기요양서비스 단절을 경험했다. 중단없는 서비스 제공을 위해 인정조사 대면업무 등의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 급격한 수요 확대와 재정 팽창에 대비하여 장기요양 진입지연을 위한 고위험군 등의 맞춤형 예방증진프로그램도 확대돼야 한다. 서비스 요구가 많고 각국에서 이미 시행하고 있는 방문의료와 방문재활에 대한 급여항목 설정도 시급하며, 요양보호사 등 시설 및 방문 종사자의 처우개선 요구에 맞게 전문성을 강화하는 노력도 수반돼야 한다.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둔 시점으로 장기요양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는 것은 지속가능한 제도의 발전과 행복한 노후를 위해 우리 모두가 함께 감당해야 할 진정한 자기 몫이 돼야 할 것이다.
 

이성복 <충남도립대학교 겸임교수·칼럼·독자위원>


<이 칼럼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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