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이 만들어가야 할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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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이 만들어가야 할 세계!
  • 범상스님 칼럼·독자위원
  • 승인 2022.07.28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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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전체를 세상이라 한다면, 세계는 어떤 범위나 경계 안에서 파악되는 극히 일부의 세상을 말한다. 사람과 물고기는 같은 세상에 살지만 세계가 다름으로 삶의 방식은 물론 물[水]에 대해 전혀 다른 입장에 있다. 만약 거북이가 물고기에게 뭍의 이야기를 한다면 알아들을 수 있을까?

한집안 안에서도 세대갈등이 생기고, 사랑하는 남녀 역시 신체적 세계가 달라 서로가 서로의 마음을 알아주지 못한다며 칼로 물 베기의 싸움은 끊이지 않는다. 이처럼 세상은 파악 할 수 없는 무한세계의 중첩이며, 인간이라고 특정되는[種] 유한세계 안에서 또다시 개인의 삶에 따른 무한의 세계가 존재한다. 이처럼 무한 속의 유한, 유한 속의 무한으로 전개되는 인간사는 그야말로 요지경 세계를 이룬다.

이 같은 입장에서 전국 대부분의 지자체들이 겪는 인구소멸과 사통팔달의 도로, 이동수단의 발달 등이 야기한 도시쏠림 현상을 집어보려 한다. 저출산은 인구밀도가 다른 나라에 비해 현저히 높다는 측면에서 장기적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으며-산아제한정책은 30년간 지속됐음-생산인구와 부양인구의 역전현상 역시 기계자동화 및 강력한 소득재분배, 복지정책 등으로 극복가능하다. 그러나 도시쏠림현상은 부(富)와 쾌락이라는 행복추구의 욕망에 바탕을 두고 있어 막기 어렵다.

자본에 대한 갈망으로 로또복권당첨을 꿈꾸고, 투기, 도박에 빠지며, 주식의 개미군단은 죽음을 불사하고 큰손들과 맞장을 뜬다. 한편으로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몸을 담보로 ‘마약’, ‘술’, ‘담배’, ‘정크 푸드’ 등에 빠져든다. 이와 같이 도시는 부의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고, 즐길 거리가-문화생활 역시 쾌락에 속함-집중돼 있어 사람들은 마치 불나방이 된 듯 온갖 불편과 불합리를 감수하면서도 끝없이 몰려간다. 휴일 도시를 벗어나 자연과 함께 한다는 소위 웰빙, 레저 등도 위와 같은 심리의 연장선에 있으며, 가장 강력한 쾌락은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는 것과 끝없이 일어나는 욕구와 욕망 충족에 관심을 가지는 행위이다. 

우리 홍성은 인구 절반이 몰려있는 수도권으로의 편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미 지난 2015년 서해대교 일시적 통행금지로 인해 지역관광산업이 악영향을 받은 경험이 있다. 현재는 혁신도시지정, 개통을 앞두고 있는 서해안전철, 추진 중인 경부고속철도연결, 제2서해안고속도로 등이 완성되면 싫든 좋든 수도권의 영향력 아래 들어가게 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홍성은 수도권 사람들에게 어떤 세계를 제공해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킬 것인가에 대해 더욱 다양한 공론이 있어야 한다.

지자체마다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출렁다리, 모노레일 등은 관광객들에게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세계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세계는 일회성 관광에 그치거나 다른 곳과 비교돼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는 점과 이용료 대비 관리비 부담이라는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래서 최초, 최대, 유일, 원조 등을 아무리 강조해도 신통한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것이다. 또 하나 고려할 것은 한국인들이 노는 방식이다. 역사서가 기록하듯 한국인은 흥의 민족으로서 마시고 춤추는 것을 즐긴다. 그래서 등산보다 한 잔이 중요하고, 심지어 공연이나 학술세미나도 뒤풀이가 더 흥미진진하다. 여기에 더하여 성지순례, 기도처 등을 현실문제와 불안한 미래를 해결해 줄 대상을 찾는다는 것을 간과할 수 없다.

따라서 다른 곳과 차별되고 일 년에도 몇 번씩 찾을 수 있는 세계를 만들어 내어야 한다. 차별로서는 자연경과, 역사문화 등이며, 재방문은 먹거리와 신앙의 대상 등이라 할 수 있겠다. 그래서 재방문이 가능한 관광거리에 차별된 세계를 연결하는 묘안이 요구된다. 예를 들면 경산시 갓바위가 연간 190만 명(2018년 기준)이 찾는 재방문의 관광지가 됐듯이 우리 홍성은 문화재가 넘쳐나는 용봉산과 전국최고의 품질은 자랑하는 한우, 한돈, 젓갈 등을 먹거리로 개발한다면 수도권 사람들이 한 달에도 몇 번씩 찾는 가까운 도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범상스님 <석불사 주지·칼럼·독자위원>
 

<이 칼럼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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