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만 5세 초등취학 정책은 아동 학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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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만 5세 초등취학 정책은 아동 학대”
  • 윤신영 기자
  • 승인 2022.08.06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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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충남지부 지난 5일 규탄 기자회견 개최
‘아동 성장발달 단계 고려하지 않은 정책’ 규탄

정부의 만 5세 초등취학 정책에 대한 교육계와 학부모들의 분노가 충남에도 퍼지는 가운데 현장 교사들이 정부의 정책은 아동 학대에 불과하다고 성토하고 나섰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충남지부(지부장 박정수)는 지난 5일 충남교육청 앞에서 만5세 초등취학 정책 즉각 취소와 교원 정원 감축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사진>

이날 전교조 충남지부는 “‘만5세 초등학교 입학 정책’도 미래교육에 역행이다. 현행 만6세인 취학 나이를 한 살 낮춰서, 초등학교에 빨리 입학하고 최종적으로 고교 또는 대학을 1년 일찍 졸업하라는 것이다”라며 “조금이라도 빨리 산업현장에서 일하는 인력을 양성하겠다는 발상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유아기의 아동 성장 발달 단계를 전혀 고려하지도 않았다. 만3세~5세 발달에 맞춰 현재 누리과정이 시행되고 있다. 이 누리과정의 핵심은 ‘놀이 중심 교육과정’이다”라면서 “충분한 놀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발달하도록 돕는 교육을 무시하고 아직 발달 단계가 여기에 미치지 못하는 유아에게 책상에 앉아 40분씩 집중하라는 것은 폭력이고 아동학대”라고 규정했다.

현장 교사들도 이러한 비판행렬에 동참했다.

배 아무개 유치원 교사는 “만 5세 유아는 놀이를 스스로 만들기도 하고, 여러 명의 친구와 역할을 나눠 놀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창의력이 발달하고 협력하는 방법을 배운다”며 “만 5세가 되면 하루 종일 한 가지 놀이에 몰입하면서 스스로 한 주제를 심층적으로 탐구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렇게 만 5세가 행복한 성장을 할 수 있는 건 유아 각각의 발달 스케줄을 존중하며 충분한 놀이시간을 보장하는 유치원의 유아주도, 놀이중심 교육과정이 있기 때문”이라며 “유치원에서 이렇게 유능한 유아에게 갑자기 학교 책상에 앉아 공부를 하라고 한다면 이 아이들이 느낄 불안감과 위축감이 얼마나 크겠는가? 이 정책은 국가차원의 아동학대”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달 29일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초등학교 연령을 만 6세에서 만 5세로 1년 앞당기고, 이에 따라 대학까지 모든 학제의 입학 시기를 1년씩 당기는 개편을 추진하는 업무계획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이에 교육계와 학부모들의 반대 의견이 불같이 일어나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지난 1일 전국 교원을 대상으로 만 5세로 입학연령을 하향하는 방안에 대해 1만 명이 넘게 참여한 긴급 설문조사를 진행해 94.7%의 반대 의견과 5.3%의 찬성 의견을 얻었다.

45개 학부모·교육단체로 구성된 ‘만5세 초등취학 저지를 위한 범국민연대’는 지난 5일 총력 집회를 열고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만 5세로 하향하는 내용이 포함된 학제개편안 폐지와 윤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구했다.

이러한 분노는 충남지역에도 이어졌다. 정의당 충남도당(위원장 신현웅)은 지난 1일 논평을 통해 “(박순애 장관의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추진 보고)이는 대선후보 당시 공약이나 인수위원회에서 전혀 언급되지 않았던 사안”이라며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국사립유치원연합회 등은 교육부가 사전 논의나 정책 연구도 없이 부적절한 정책을 내놨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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