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이슈] 참담한 교권 침해 현장… “도를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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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이슈] 참담한 교권 침해 현장… “도를 넘어섰다”
  • 황희재 기자
  • 승인 2022.09.01 08: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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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내 사립중학교 수업 중 교권 침해 논란 영상 일파만파
정치권도 언급… “교권 보호 정기국회 중점과제로 추진”

수업 중인 교사 옆에 드러누워 휴대폰을 사용하는 한 중학생의 모습이 SNS에 공유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달 26일 MZ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동영상 제작·공유 플랫폼 ‘틱톡’에는 수업이 진행 중인 홍성의 한 사립중학교 교실 풍경이 올라왔다. 

영상은 약 12초 분량으로 한 남학생이 교단에 올라가 영어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여교사 옆에 드러누워 휴대폰을 사용하고 있는 장면이 담겨 있다. 영상에서는 일부 학생들의 웃음소리와 지적하는 말이 들려왔지만, 선 넘은 행동을 적극적으로 말리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수업을 진행하던 교사도 학생의 무례한 행동을 제지하지 않고 묵묵히 수업을 이어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해당 영상은 SNS에 게시된 지 6시간 만에 조회 수 6만을 넘기며 급속도로 퍼져나갔고, 영상 댓글에는 ‘남자 선생님이면 덜할 텐데 여자 선생님만 보면 일진 노릇을 한다’, ‘체벌을 다시 부활시켜야 한다’, ‘학교가 엉망이 됐다’ 등 교권 침해를 우려하는 수많은 비난이 쏟아졌다.

특히 영상이 게재된 틱톡 계정에는 수업 중에 상의를 탈의한 남학생이 여교사에게 말을 건네거나 채팅 앱 등을 사용하는 모습이 담긴 다른 영상들도 올라와있었다. 그동안 수업 중인 교실에서 도를 넘은 장난이 빈번하게 발생해왔음을 짐작게 하는 대목이다.

영상을 올린 학생은 국내 언론매체의 취재에 응하며 “친구가 수업 중에 앞으로 나가서 눕기에 그 상황이 재밌어 올렸다”며 “학교에 피해를 준 것 같아 죄송스럽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회장 정성국, 이하 교총)와 충청남도교원단체총연합회(회장 윤용호)는 “교권 추락의 민낯을 보여준 사건”이라며 “교육청의 명확한 진상조사와 이에 따른 가해 학생 처분과 교육이 필요하고, 무엇보다 피해 교사 보호에 모든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도 넘은 교권침해, 무너진 교실을 계속 방치하는 것은 학생 교육을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교권 회복과 많은 학생들의 학습권 보호를 위해 즉시 생활지도법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교권 보호를 정기국회 중점과제로 추진하겠다”는 등 정치권의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어 이번 논란에 집중된 관심은 당분간 더 지속될 전망이다. 지난달 30일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란이 되고 있는 영상을 언급하며 “무너진 교권의 현장을 그대로 보여준 한 영상에 참담한 마음”이라며 “그 자체로도 충격이지만 누구 하나 제지하지 않고 무시하듯 넘기는 교실의 상황이 더욱 처참하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선생님과 굉장히 친하게 스스럼없이 지내다 보니 약간 버릇이 없어졌던 것 같다”는 학교 관계자의 해명이 이번 논란에 더욱 불을 지피고 있다. 

학교 측의 해명이 담긴 뉴스를 본 한 누리꾼은 “친한 것과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는 것은 다른 문제”라며 “학교가 중심을 잡아야지 되도 않는 변명과 감추기에 급급해서 되겠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잘못이 있으면 교육을 해야지 쉬쉬하면서 묻어두고 넘어가니까 애들이 저러는 거 아니냐”고 질타하기도 했다. 다만 영상에 등장하는 교사는 이번 학생의 행동에 대해 “교권 침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는 의사를 학교 측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측은 관련 학생 3명에 대해 교권보호위원회를 열고 교권 침해 여부를 심의할 예정이다.
한편, 교총이 지난 7월 전국 유·초·중·고 교원 8655명을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수업 중 학생 문제행동을 매일 겪는다’는 응답이 61%, ‘문제행동 학생으로 인해 여타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가 심각하다’는 응답이 95%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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