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훈한 정과 고향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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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훈한 정과 고향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은하’
  • 황희재·정다운기자
  • 승인 2022.11.13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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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재의 홍주낭만기행 ⑦ 아름다운 농촌마을, 은하면

한 작가는 “계획한 모든 것을 완벽하게 성취하고 오는 그런 여행기가 있다면 아마 나는 읽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재미가 없을 것이다”라고 했다. 그래서인지 인류의 가장 오래된 이야기 형식인 여행기에는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법한 다양한 실패담과 예상치 못한 역경들이 담겨 있다. 가장 효율적인 일정을 세워 바삐 취재를 다니던 홍성이 아닌 땅에 발을 딛고 천천히 둘러본 홍성, 기자의 시선이 아닌 여행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홍성을 새로운 목소리로 들려주고자 한다. 홍성의 11개 읍·면을 1박 2일 일정으로 여행하며 경험한 일들과 방문한 장소들, 느낀 점들을 기록했다.<편집자주> 

 ‘은하’라는 지명은 은하면 대천리에 있는 봉우리 은하봉에서 유래했다. 지기산 자락의 은하봉은 봉우리 모양이 은하수와 비슷해 붙여진 이름이다. 한국지명유래집 충청편에서는 “은하면은 본래 결성현 사곡면(巳谷面)에 속하였는데,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사곡면을 기곡면(己谷面)으로 기록하였다. 이는 한자를 잘못 표기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여지도서’, ‘여도비지’ 등에는 사곡면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에 따라 지도류에서도 두 개의 표기가 혼재되어 나타난다. ‘해동지도’, ‘팔도군현지도’ 등에서는 기곡면으로 기록되어 있는 반면 ‘조선지도’, ‘광여도’ 등에는 사곡면이라 되어 있다. 사곡이라는 지명은 이 일대의 저을산과 벽제산(碧齊山) 사이에 있는 긴 골짜기를 사곡이라 부른 것에서 유래하였다. 그리고 ‘1872년지방지도’에서는 현재의 지명인 은하면으로 기록되어 있으며, 인근에 은하봉(銀河峰)이 표기되어 있다. 은하 지명은 이 은하봉에서 유래한 것이고, 은하봉은 봉우리의 모양이 은하수처럼 되어 있다는 데에서 유래한 지명이다. 결성군 은하면으로 이어져 오다가 1914년 결성군 가산면(加山面)과 오천군 천북면(川北面) 일부 지역을 통합하여 홍성군의 면이 되었다’고 설명한다.

은하면은 여행 계획을 세우기 어려운 지역이었다. 여행정보를 찾기 어려웠고, 여기저기 물어봐도 양돈 농가가 많다는 것 외에는 별다른 정보를 들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홍성군청 누리집에 소개돼 있는 은하면의 연혁을 찾아 봤다. ‘1733(영조 9년) 결성현이 보령군에 편입됨에 따라 본면도 보령군에 편입됨. 1736(영조 12년) 보령군에서 복귀시 결성현 사곡면이라 칭함. 1914년 3월 1일 행정구역개편 시 사곡면, 가산면, 천북면 일부를 합해 현 은하면이 됨.’ 지역의 연혁도 여행을 계획하는데 큰 통찰을 주진 않았다. 
 

면장 인사말은 이렇게 올라와 있었다. “우리 은하면은 벼농사, 딸기, 각종 시설 채소를 재배하고 있어 전형적인 농촌마을이며, 이웃 간의 정이 훈훈하고 고향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정감이 있는 마을입니다. 우리면의 특산물로 북부는 복수박, 방울토마토, 딸기가 전국적으로 유명하며, 남부에서 재배되는 청정배추 등 각종 시설 채소가 품질이 우수하여 높은 소득을 올리고 있으며 홍성군 양돈 1/4 이상인 14만두가 밀집 사육되는 지역입니다.” 실마리가 보였다. 딸기와 돼지. 지난해 여름 은하면에 딸기공원이 조성됐다는 기사를 읽은 기억이 떠올랐다.
 
은하면주민자치회가 주민참여예산 공모사업의 일환으로 조성한 딸기공원은 지난해 조성 기념행사 개최와 함께 딸기잼 만들기 체험행사가 진행되기도 했다.

은하면 대율리, 금국리, 유송리, 학산리에 있는 100여 농가는 설향, 아리향 등 다양한 품종의 딸기를 생산하고 있고, 특히 브랜드를 만들어 지역농산품 마케팅 활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공원에는 딸기 모양의 조형물 말고도 은하의 딸기를 소개하는 안내판도 세워져 있다. 안내판에 적힌 정보에 따르면 은하면 딸기는 1960년대 초 월곡마을에서 재래종 노지 딸기 재배를 시작하며 태동했고, 1968년 보교조생종으로 대율리에서 본격적인 정식 재배가 시작됐다고 한다. 현재는 대율리와 상하국, 금리, 거산, 학동, 유송리, 월곡, 장곡리, 내남, 내동 등의 마을에서 딸기재배를 하고 있고 재배 규모와 면적은 100여 농가 35만㎡이다. 재배 품종은 설향, 아리향, 금실, 킹스베리 등이다. 

딸기공원에서 사진 몇 장을 촬영하고 돼지농장을 찾아 나섰다. 여기저기 둘러 본 결과 돼지농장 출입은 어려워 보였다. 가축 전염병 등 방역문제로 여러 농가에서는 외부인의 출입을 금지하는 푯말을 세워두거나 안내문을 부착한 상황이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식당으로 이동했다. 사실 여행의 진짜 묘미는 맛집 탐방에 있다. 

차에서 내려 처음 대면한 은하 주민은 고양이였다. 고양이는 야외 벤치에 앉아 일광욕을 즐기고 있었다. 가까이서 사진을 촬영해도 경계하지 않았다. 정감 있는 농촌마을에서 사랑과 보살핌 속에 지내고 있는 듯 했다. 고양이가 이 정도 대우를 받고 산다면 귀농·귀촌인이나 낯선 여행자도 환대를 받을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은하반점에는 사람이 북적였다. 정감 있는 인사말이 오갔고 웃음소리가 가득했다. 길동무와 함께 주문한 짜장면을 기다리며 귀를 쫑긋 세웠다. 일 잘하는 외국인근로자 이야기, 참 잘 컸다는 이웃집 아들 이야기가 들렸다. 좋은날, 동네식당에 모여 웃고 떠드는 주민들의 목소리를 듣다보니 입가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맛도 좋고 양도 푸짐한 짜장면은 은하 여행의 대미를 장식했다.
 



은하면의 매력을 흠뻑 느낄 수 있는 명소

버스승강장
‘신식’ 버스승강장 말고, ‘구식’ 버스승강장. 요즘 승강장은 철저히 실용성에 맞춰 설계되고 설치된다면 예전 승강장은 멋스러움을 간직하고 있다. 승강장 벤치에 앉아 버스를 기다리며 사진을 찍고 싶어지는 은하면 승강장만의 근사함.   
 

은하반점
이미 외관부터 범상치 않은 기운을 뿜어낸다. 초야에 은둔한 중식요리의 대가가 주방에 있을 것만 같은 분위기. 직원들이 친절해 식당에서 기분 상할 일 없다. 주문한 음식이 금방 나온다. 자극적이지 않은 양념에도 간이 잘 베어 훌륭한 맛을 느낄 수 있다.  
 

대천마을회관
대천마을회관은 지난 2020년 리모델링 공사를 통해 문화향유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마을주민들이 문화를 접하고 즐길 수 있는 문화향유공간인 대천마을회관에서는 다양한 교육, 공연, 전시 등이 진행된다.
 

딸기공원 
은하면 대율리 163-3번지에 위치한 딸기공원에는 조그만 안내판과 평상, 평상 위에 우뚝 세워진 딸기 모양의 조형물이 있다. 사진을 찍기엔 안성맞춤인 곳이다. 공원 옆으로 조그만 길이 하나 있는데 은행나무가 몇 그루 심어져 있어 가을 정취도 만끽할 수 있다. 황희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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