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개산의 아늑함, 방문객이 다시 찾는 농촌마을 ‘구항’
상태바
보개산의 아늑함, 방문객이 다시 찾는 농촌마을 ‘구항’
  • 황희재 기자
  • 승인 2022.12.25 08: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황희재의 홍주낭만기행 ⑪ 전통이 살아 있는 구항면

겨울에 만난 거북이마을

홍주낭만기행의 마지막 여행지는 ‘구항’이었다. 겨울을 맞아 흰 눈이 쌓인 구항면에서는 좀처럼 여행객을 찾아볼 수 없었다. 

겨울은 만물이 녹고 깨어나는 봄과 달리 모든 것이 잠들고, 굳고, 단단해지는 시간이다. 때문에 겨울에 하는 여행은 모두가 잠든 곳에서 홀로 깨어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나뭇가지에 이파리 대신 눈송이가 달리고 드넓은 논밭이 모두 하얗게 물들어 설원이 된다. 살아 움직이는 것들이 다닌 모든 길 위에는 선명한 자국이 남는다. 남겨진 자국은 뒤에 오는 이들에게 나침반이 된다. 

구항면에는 거북이마을이 있다. 거북이마을은 아홉가지의 보물이 덮여있는 거북이의 형상을 닮은 보개산을 배경으로 500년 수령의 느티나무와 고려 말 충신 담양전씨 3은(야은, 뇌은, 경은)을 모신 사당 구산사, 종가의 고택과 유물을 간직한 마을이다. 
또한 ‘동창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권농가’로 널리 알려진 약천 남구만 선생이 태어나고 후학을 가르쳤던 약천초당이 있다. 보개산의 소나무 숲과 대나무 숲, 섶다리 연못등지에서는 생태체험도 이뤄지고 있다.

‘구항’ 지명의 유래

‘한국지명유래집’ 충청편 지명에는 구항면을 “충청남도 홍성군의 중북부에 위치하며, 예산군과 경계를 형성하는 면이다. 북동부는 일월산을 주봉으로 하는 보개산, 태봉산 등이 있으며, 청광천과 와룡천 유역에 평야가 발달해 있다. 현재 오봉리, 황곡리, 공리 등 12개 법정리를 관할한다. 구항면은 조선 초기에 결성현에 속했으며, 조선 말기에는 결성군 화산면과 구항면에 포함됐다. 면은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구을항면(仇乙項面)으로 기록됐으며, 여지도서 및 결성현읍지 등에 의하면 결성현 구항면(仇項面)으로 기록됐다”고 소개한다. 

또한 “굴항 또는 구을항이라는 지명은 굴곡이라는 마을 이름에서 유래했다. ‘조선지도’에는 구항면으로 표기돼 있으며, 화산면과 접해있다. ‘해동지도’와 ‘여지도’ 등에는 구을항면으로 표기됐지만, ‘1872년지방지도’에서는 굴목면으로 표기된 지역이 구을항면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1914년 결성군 두암면과 화산면, 그리고 홍주군 궁경면 일부 지역을 병합해 군의 구항면이 됐다. 두암면 역시 여지도서나 결성현읍지 등에서는 두척면으로 기록됐으며, ‘1872년지방지도’에서는 두령면으로 표기돼 있다. 이는 한자 표기의 오류 때문인 듯하다. ‘조선지형도’에서부터 구항면이라는 지명이 등장한다. 구항초등학교, 구항농공단지 등에서 관련 지명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끝>


 

홍성 구산사
구항면 내현리에 있는 사우(祠宇)로 고려 말의 문신인 전녹생(田祿生), 전귀생(田貴生), 전조생(田租生) 3형제의 위패를 모시고 있다. 3형제 모두 학식과 덕망이 높아 선현들이 삼인(三仁)으로 추존했다. 사당은 1858년에 선비 이운명(李雲明)과 김우근(金愚根)이 유림에 청액소를 올려 건립했지만 이후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철폐됐다. 현재 다시 복원해 매년 음력 10월 1일에 제향하고 있다.
 

약천 초당
약천 초당은 조선 중기 영의정을 역임한 약천 남구만 선생(1627~1711)의 생가터에 지은 초가집으로 오른쪽에 시비가 세워져 있다. 남구만은 말년에 모든 벼슬에서 물러나 거북이마을로 낙향해 지냈다고 한다. 남구만의 시 중 “재너머 사래긴 밭을 언제갈려 하느냐”의 재는 거북이마을에 있는 북방서낭당의 고개, 사래긴 밭은 발현마을 냉천 옆 긴 밭을 가리킨다고 전해 내려온다. 
 

카페 홍담
홍담은 ‘홍성을 담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농가를 리모델링해 조성된 카페 ‘홍담’은 구항면 오봉리 285-2번지에 있다. 옛 가옥의 서까래를 살려 고풍스러운 느낌을 갖고 있다. 애완동물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장소가 마련돼 있고 커피와 차, 에이드, 디저트 등을 맛볼 수 있다. 계절메뉴인 겨울간식세트는 군고구마와 군밤, 구운계란, 미니붕어빵, 꿀호떡이 함께 제공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