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기부? 중국어 교육은 나를 위한 새로운 도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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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기부? 중국어 교육은 나를 위한 새로운 도전이죠”
  • 박승원 기자
  • 승인 2023.08.06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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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희 교사, 매주 화요일 밤 홍천마을에 배움의 불빛을 수놓다
교육기부로 무료 중국어 수업 진행… “배움으로 세대갈등 넘어”

홍북읍 홍천복지회관에는 매주 화요일 밤이 되면 중국어를 배우기 위해 모인 이들로 인해 환하게 불이 밝혀진다. 이곳을 찾는 이들은 대부분 주경야독(晝耕夜讀)이다. 낮에는 직장에 나가 땀 흘려 일하고, 밤에는 새로운 것을 배우기 위해 홍천마을을 환하게 밝히는 만학도(晩學徒)들이다.

이곳에서는 매주 화요일 저녁 7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 2시간 동안 중국어 수업이 진행된다. 수업을 듣는 이들은 홍천마을 주민 4명을 비롯해 홍성여자고등학교 학생(1학년) 1명, 내포신도시와 홍성읍 주민 4명, 서해삼육초등학교 학생(4학년) 1명 등이 중국어를 배우기 위해 홍천복지회관에 도착해 서로 반갑게 인사를 나눈다.

초등학교 4학년 학생부터 칠순이 넘은 어르신까지 모두 10명이 옹기종기 모여 이상희 강사의 열정적인 중국어 강의에 빠져든다.

지난 2014년부터 홍주일보사 옛 사옥 회의실에서 일반인 6명을 대상으로 중국어를 무료로 가르치기 시작해 코로나19로 인해 잠시 쉬었다가 지난해 10월부터 다시 무료 강의에 나선 이상희 교사는 서울에서 무역회사를 경영하다가 1997년경 우연히 중국어에 관심을 갖게 됐다. 

당시 한국과 중국이 1992년 양국 간 대사급 외교관계를 수립하면서 교육 현장에도 중국어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많은 학생들이 중국으로 어학연수 혹은 유학을 떠나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한 것이다. 이제는 영어를 배워 취업하는 시대보다는 중국어를 유창하게 배워 직장을 구하는 시대가 됐다고 이구동성 목소리를 내던 시기였다. 

그때 이상희 교사도 서울 강남 뱅뱅사거리에 있는 북경어학원에 다니면서 중국어를 기초부터 배우기 시작했다. 그 후 사업차 중국에서 4년간 거주하면서 하얼빈공업대학교에 파견돼 본격적으로 중국어를 익히는 귀중한 기회를 얻게 됐다. 

4년 후 한국으로 귀국한 이 교사는 대학 캠퍼스에서 학창시절 영어를 전공했던 실력을 발휘해 ‘영어회화전문강사’ 시험에 도전해 운 좋게도 합격했다. 시험에 합격한 후 2009년 9월부터 2022년 8월 말까지 광천중학교 영어교사로 부임해 교편 생활을 했다. 그리고 이 교사는 틈나는 대로 시간을 내 중국어 재능기부 활동을 시작했는데,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교외에서는 중국어를 가르치면서 나름대로 소박한 봉사활동에 보람과 긍지를 갖게 됐다. 

이 교사는 ‘새로운 것을 배우는데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할 수 있다’라는 생활신조를 몸소 실천하고 있다. 무엇이든 도전하면서 새로운 것을 익히고 내 것으로 만드는 열정이 젊은이들보다 뜨겁다. 이것이 이상희 교사를 지탱해 주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홍천복지회관에서 다시 중국어를 가르치며 그동안의 경험과 지식을 서로 공유하면서 더 많은 것을 알게 되고 전달할 수 있어 삶에 커다란 활력소가 돼 기쁩니다.”

특히 초등학교 4학년 학생과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이 어르신들과 아무런 어색함 없이 적극적으로 중국어를 배우는 모습에 감동을 받게 된다는 그는 특히 칠순이 갓 넘으신 어르신도 젊은이 못지않게 열심히 배우시는 모습에 가슴이 벅차오르는 느낌마저 든다고 말했다. 이것이 진정 세대차(世代差, generation gap)를 극복하는 소통과 공감의 현장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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