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은 보이는데 충청은 안 보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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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은 보이는데 충청은 안 보이네"
  • 디트뉴스/김갑수 기자
  • 승인 2012.11.16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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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민주, 뜨거운 '호남 구애'… 충청권 이슈는 어디에 ?

오는 12월 19일 치러지는 18대 대선이 40일 밖에 남지 않았음에도, 충청권 분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 냉랭하다. 과거와는 달리 충청 민심을 뒤흔드는 핵심 공약이 제시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지역의 대표성을 가진 후보가 출마한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신행정수도 건설 공약이 나왔던 16대 대선이나, 무소속 이회창 후보가 출마했던 17대 대선과는 사뭇 다르다는 얘기다.

■ 새누리당-민주통합당, 충청은 뒷전?

선거 때마다 거론돼 온 '캐스팅 보터'(Casting Voter)로써의 충청권의 입지와 역할은 눈 씻고 찾아봐도 안 보인다. 이런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은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모두 '호남 구애' 경쟁이 뜨겁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새누리당의 경우 황우여 대표가 광주시당에 상주하며 호남민심 챙기기에 발 벗고 나서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호남에서의 가능성을 본 새누리당은 이번 대선에서는 20%대 이상의 득표율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근혜 후보가 당내 반발을 무릅쓰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 출신인 한광옥 전 의원을 영입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황우여 대표는 7일 라디오연설에서 "예산을 챙기고 국정을 논하는 데 호남의 목소리를 듣기가 어렵다. 고심 끝에 당 대표인 제가 광주에 와 있다"며 "척박하다고 나무를 심지 않으면 풀 한포기 안자라는 모래땅이 되고 만다. 호남 인재를 포함한 전국의 인재를 골고루 양성하겠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광주지역 당직자들에게 "호남에게 '새누리당이 되시라' 말고 '새누리당이 호남이 되자"고 당부하고 있다고 한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민주통합당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무소속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 경쟁에 나선 문재인 후보의 호남 구애가 뜨겁다. <남도일보>에 따르면 문 후보의 광주 방문은 부쩍 늘어나고 있다. 지난 9월 27일 광주를 방문한 데 이어 지난 달 28일에는 광주·전남 선대위 출범식에 참석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주겠다"며 '광주선언'을 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에는 대전·충남·세종 선대위 출범식에 참석했었는데, 굳이 광주로 내려가 정당쇄신을 골자로 한 선언을 한 것이다. 문 후보는 오는 8일과 9일 세 번째로 광주를 방문, 광주국제영화제 등을 참관하며 호남표심 공략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 "충청권에 대한 긴장감, 떨어져" 분석

안철수 후보 역시 지난 5일 전남대에서 진행된 특강에서 "문 후보와 만나 서로의 가치와 철학을 공유하고, 정치혁신에 대해 합의했으면 한다. 국민의 삶이 바뀌는 정권교체를 위해 하나가 돼야 한다"며 단일화를 위한 단독 회동을 제안한 바 있다. 안 후보 역시 대선행보를 본격화 한 이후 네 번이나 광주를 찾았다고 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충청권의 주요 현안이 뒷전으로 밀리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박근혜 후보의 경우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과학벨트)와 충남도청 이전 신도시(내포신도시)의 성공적인 건설에 대한 지원을 약속하면서도, 정작 부지매입비를 비롯한 관련 예산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는 등 지역 민심과는 거리감 있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민주통합당 역시 '이해찬-박지원 퇴진론'의 전개 과정에서 "호남민심을 고려, 이 대표는 물러나게 하는 대신 박 원내대표는 유임시켜야 한다"는 속내를 노출시키며 충청권의 정서를 자극하기도 했다. 비록 이 대표와 지역의 유대감이 상대적으로 약하다고는 하나, 충청 출신 제1야당 대표의 탄생이 매우 이례적인데 따른 기대감이 있어 왔다는 점에서 "민주통합당의 호남 본색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 대표가 주도적으로 추진 중인 세종시 특별법 개정에도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 정치권 일각에서는 "제19대 총선 결과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충청권의 의석을 절반씩 나눠가졌고, 새누리당의 경우 선진통일당과 합당하다보니 충청권에 대한 긴장감이 그 어느 때보다 떨어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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