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캐스팅보트, 충청이 아니라 부산·경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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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캐스팅보트, 충청이 아니라 부산·경남이다
  • 박선우 기자(파이낸셜투데이)
  • 승인 2012.11.22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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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선거와 경남지사 재보선, 낙동강 전쟁 승리자가 청와대 주인?

▲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사진 왼쪽>과 후보 단일화를 논의 중인 민주통합당 문재인<사진 중앙> 대선후보와 무소속 안철수<사진 오른쪽> 대선후보, '누구로 단일화될까?'


조조의 100만 대군을 맞이하기 위해 손권과 유비가 하나로 뭉친 것처럼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를 막아내기 위해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가 하나로 뭉쳤다. 그리고 적벽에서 조조를 맞이하는 심정으로 낙동강에서 문 후보와 안 후보는 박 후보를 맞이하고 있다. 이제 남은 것은 제갈공명의 동남풍이다. 적벽대전이 손권과 유비의 승리로 이어질 수 있었던 것은 동남풍 덕분이었다. 마찬가지로 야권이 승리를 하자면 동남풍이 필요하다. 즉, 부산·경남 민심이 어느 방향으로 기울어지느냐에 따라 대선의 승패가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800만 표심은 어디로…
대선이 얼마 남지 않으면서 가장 관심 가는 지역이 있다. 바로 부산·경남이다. 이른바 PK로 불리는 이 지역이 이번 대선의 캐스팅보트가 됐다. 선거전문가들은 이제까지는 충청도가 캐스팅보트 역할을 했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PK지역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경남지사 재보선이 동시에 치러지면서 동남풍이 어떤 식으로 부느냐에 따라 대선 승패가 갈릴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그리고 여당과 야권은 동남풍에 상당한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부산·경남은 부산 350만 명, 경남 340만 명, 울산 110만 명 등 수도권 다음으로 가장 유권자 수가 많은 지역이다. 3당 합당 전에는 전통적으로 야권 지역이었다. 하지만 3당 합당 이후 지금까지 여권 지역이 됐다. 전통적으로 여당 텃밭이다. 때문에 야권이 깃발을 꽂으려고 해도 쉽지 않았다. "우리가 남이가" 정신으로 여당 후보가 나서면 몰표를 찍어주는 현상까지 발생했다.

최근에는 그런 모습이 많이 약화되는 모습이다.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는 29.85%를 획득했다. 김두관 전 경남지사는 야권 후보로 당선됐다. 즉, 점차 야권 성향이 강해지기 시작했다. 지난 총선에서도 비록 야권 의원이 많이 배출되지 않았지만 득표율이 40% 안팎을 기록하는 등 많은 변화의 바람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야권에서는 부산·경남에서 상당한 바람, 즉 동남풍이 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또한 새누리당 역시 위기라고 판단, 박근혜 후보는 부산·경남 민심 달래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 불어라 동남풍
부산·경남 민심이 예전과 같지 않다는 것은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난다. <시사저널>이 미디어리서치와 지난 7일~8일 양일간 PK(부산·울산·경남)지역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양자대결에서 문재인 후보 41.3% 대 박근혜 후보 55.5%, 안철수 후보 44.0% 대 박근혜 후보 53.3%로 접전을 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여론조사 결과는 다른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즉, 야권 단일 후보가 약 40% 안팎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고무적인 일이다. 지난 2002년 대선 당시에도 노무현 후보가 약 30%의 득표율을 얻었기 때문에 승리할 수 있었다. 이번에도 부산·경남에서 상당한 득표율을 올릴 경우 대선 승리를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부산·경남의 표심은 과거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전통적인 여당 텃밭이라고 보기 힘들 정도가 돼버렸다. 이처럼 야권 지역으로 바뀌고 있는 견인차 역할을 한 것은 젊은 층 유권자들이다.

각종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50대 이상 유권자들은 박 후보에게 쏠림현상이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젊은 층은 문 후보나 안 후보를 지지하는 경우가 많았다. 즉, 야권 단일 후보가 40% 이상의 지지율을 기록하는 견인차는 젊은 층 유권자들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부산·경남 지역을 살펴보면 세대 갈등이 심하게 나타나는 모습을 쉽게 발견된다. 젊은 층 유권자들은 문 후보와 안 후보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반면, 노년층 유권자들은 박 후보에 대한 충성도가 크다는 것이다.

이런 세대 갈등이 결국 부산·경남을 야권 지역으로 만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박 후보가 부산·경남 지역을 방문할 경우, 박 후보를 보기 위해 몰려드는 사람들 대다수는 50대 이상의 유권자들이다. 반면, 문 후보나 안 후보가 부산·경남 지역을 방문할 경우 몰려드는 사람들은 젊은 층 유권자들이다. 젊은 층과 노년층의 선호도가 이처럼 확실하게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지지율로 나타나고 있다. 물론 신공항 유치 문제와 부산저축은행 사태 등으로 정부와 여당에 대해 배신감을 느끼고 있는 부분도 있지만 젊은 층의 변화와 세대 구도로 재편 되고 있기 때문이다. 젊은 층은 더 이상 여당에게 무작정 밀어주자는 그런 인식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처럼 "우리가 남이가"라는 말이 무색해지고 있다는 얘기다.


■ 경남지사 재보선 변수?
이제 야권에서 남은 것은 제갈공명의 동남풍이다. 제갈공명의 동남풍이 불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제갈공명의 동남풍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은 경남지사 보궐선거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즉, 경남지사 보궐선거가 이번 대선의 승패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것이다. 경남지사 보궐선거의 승패 결과에 따라 대선 승패가 좌우된다는 것이다. 김두관 전 경남지사가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을 치르기 위해 경남지사직을 내버리면서 경남지사 자리는 현재 공석인 상태다. 그리고 대선 당일 경남은 경남지사 보궐선거를 함께 치른다. 따라서 경남지사 보궐선거 승패 결과가 대선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사실상 대선 후보에게 있어서 경남지사 후보는 런닝메이트나 마찬가지다. 여당은 이미 홍준표 전 대표를 후보로 선출했다. 야권은 현재 경선 중에 있다. 즉, 박 후보는 홍 후보를 런닝메이트로 내세웠다. 홍 후보의 선전 여부에 따라 박 후보의 부산·경남 득표율이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홍 후보는 야권의 동남풍을 어떻게 하든지 막아내야 하는 사명을 띠게 됐다. 야권은 야권 단일 후보와 더불어 경남지사 후보를 통해 야권의 동남풍을 불게 하기 위해 노력을 다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여야 모두 창과 방패가 돼서 한바탕 싸움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여당은 65% 득표를 목표로 삼고 있다. 홍 후보는 "부산·경남·울산에서 최소 65%는 득표해야 박 후보가 야권 단일 후보와 박빙의 승부를 펼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홍 후보는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의 득표율이 55%, 이회창 후보가 24% 등 무려 79%가 새누리당 표였지만, 2010년 지방선거에서 이 중 30%가 저쪽(야권)으로 넘어갔다"며 "현재는 PK에서 새누리당의 표는 55% 정도에 머물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야권 후보 단일화의 폭발력이 크지 않겠지만 박 후보가 파격적으로 변신해 희생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면 대선 승리는 어렵다"라고 전망한 뒤 "경남 지역에서만은 박 후보의 부담을 덜어 주겠다. 박 후보에게 얹혀서 선거를 치르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홍 후보는 박 후보의 대선 승리를 위해 경남지사 재보선을 뛰겠다는 각오다. 홍 후보는 당 대표를 역임하는 등 정치적 거물이다.


■ 여야 모두 쉽지 않은 선거
또한 인지도가 상당히 높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출생지가 경남이라는 것을 제외하고는 경남과의 인연이 전혀 없는 사람이다. 또한 지난 총선에서 수도권에서 패배를 한 장수이기도 하다. 수도권에서 패배한 장수가 경남으로 내려와서 전투를 치른다는 것에 대해 경남 민심이 어떤 식으로 반응할지 여부도 관심의 대상이 되는 대목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경남에 특별한 연고가 없기 때문에 과연 경남 민심을 제대로 읽을 수 없다는 것과 지역 관련 공약을 제대로 개발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야권 역시 40% 이상의 득표율을 기대하고 있다. 물론 현재 40% 이상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지지율과 득표율은 엄연한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40%의 득표율을 올리기 위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민주당은 경남도지사 보궐선거 후보 공모를 마감한 결과 공민배 남해대 총장과 김영성 전 창신대 외래교수, 김종길 민주당 창원진해지역위원장, 김형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등 4명이 신청했다. 민주당은 국민참여경선 50%, 경남도민 여론조사 50% 비율로 최종 후보를 결정할 예정이다. 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대표는 무소속으로 출마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김두관 전 경남지사가 자신의 대권 도전을 위해 경남지사 자리를 내팽개쳤다는 점에서 야권 경남지사 후보를 곱게 봐주겠느냐는 문제가 남아있다.

문제는 경남지사 보궐선거가 야권에게 불리하게 되면 대선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보궐선거에서 야권이 제대로 활약을 하지 않으면 대선후보에게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경남 유권자들이 교차투표를 생각하지 않는다면 모두 여당 후보 혹은 모두 야당 후보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즉, 대선은 여당 후보로, 지사는 야당 후보로 혹은 대선은 야당 후보로, 지사는 여당 후보로 선택하는 교차투표를 생각하지 않는 이상은 대선 후보나 경남지사 후보나 모두 같은 정당의 후보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이렇게 된다면 경남지사 야권 후보가 제대로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게 되면 대선 야권 단일 후보에게도 타격을 준다는 것이다. 따라서 경남지사 보궐선거가 이번 대선에서 가장 중요한 열쇠이다. 경남지사 보궐선거의 결과에 따라 이번 대선의 승패가 엇갈릴 수도 있다.


■ 과연 누가 승자가 되나
때문에 벌써부터 여야는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미 여당은 각종 공약을 내놓고 있다. 옛 경남 마산에 도청을 이전하고, 진주에 제2 도청을 짓고, 옛 진해를 메디컬 도시로 육성하고, 사천과 밀양에 국가산업단지를 조성하는 등의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아울러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는 지난 9일 해양수산부·선박금융공사·국제해운거래소 청사를 부산에 두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질세라 문 후보는 지난 14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부산·경남을 방문했다. 문 후보는 이미 지난달 25일 △동남권 무역센터·무역투자진흥공사 설치 △신항만과 대륙횡단철도를 연결할 유라시아 관문 복합터미널 구축을 공약했다.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는 공약집 '안철수의 약속'을 발표한 지난 11일 오후 부산진구 서면1번가를 찾아 '부산 시민과의 만남'을 가졌다. 또한 안 후보는 현재 전문가 모임인 '부산내일포럼'을 통해 PK 정책을 조율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발표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세 후보는 부산·경남 민심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부산·경남 표심이 앞으로 어디로 향하느냐에 따라 세 후보는 더욱 애가 타오를 것으로 보인다. 경남지사 재보선의 향배 역시 뜨거운 감자가 될 수밖에 없다. 하루하루의 지지율의 변화가 세 후보의 애간장을 녹일 것으로 예상된다. 뜨거운 경쟁은 이제 시작됐다. 경남지사 재보선 경쟁의 승패가 대선의 승패로 이어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높아지고 있다. 결국 낙동강 전쟁에서 승리하는 자가 청와대의 주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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