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해 한용운 선생 서거 80주기 ‘기억하고 선양하는 올바른 방향’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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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해 한용운 선생 서거 80주기 ‘기억하고 선양하는 올바른 방향’ 필요
  • 전상진 칼럼·독자위원
  • 승인 2024.07.25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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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ong>전상진</strong><br>문화그루 율(律) 대표<br>칼럼·독자위원
전상진
문화그루 율(律) 대표
칼럼·독자위원

올해는 만해 한용운(1879~1944) 선생의 탄신 145주년의 해이다. 서거 80주기이기도 하다. 이제 곧(8월 29일) 홍성문화원·홍성군이 주관·주최하는 ‘제29회 만해제(탄신다례재)’가 열린다. (사)만해한용운선생기념사업회가 주관하는 ‘추모다례재’는 이미 6월 14일(음력 5월 9일)에 지낸 바 있다.

전국적으로는 선생의 서거를 양력으로 환산해 매해 6월 29일, 서울 심우장이 위치한 성북구 성북문화원과 정법사, 종로구 (재)선학원 등이 공동주관하는 ‘추모다례재’가 열린다.

올해는 특히 선학원에서는 만해 한용운 선생 80주기 추모행사의 시작을 알리는 만해예술제를 6월 8일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우리 시대 대표적인 철학자이자 탁월한 사상가인 도올 김용옥 선생을 초청한 가운데 시민강연 형식으로 열었다.

‘도올, 만해를 부른다’를 주제로 열린 강연회에서 도올은 불교 승려이자 시인, 독립운동가로 활동한 만해가 남긴 삶의 발자취를 따라 도올의 시각에서 바라본 ‘만해의 참모습’을 집중 조명했다. 도올은 여기서 근대의 참 인물로 동학 제2대 교주인 해월 최시형을, 현대의 참 인물로 불교 유신의 주역인 만해 한용운을 꼽았다.

올해 만해 한용운 선생의 탄신 145주년이자 서거 80주기를 맞아 이를 계기로 홍성지역에서 선생의 선양사업이 올바르게 이어지고 있는지 살펴봐야 할 일이다.

먼저 결성면 성곡리 박철마을 선생의 생가지를 살펴보면, 최근 역사·교육·문화·자연체험 및 쉼터공간을 지향하며 역사공원이 조성됐다. 하지만 불필요한 구조물들이 지나치게 많이 설치돼 아쉽다. 선생의 동·흉상이 3개씩이나? 특히 만해문학체험관 앞 흉상과 명동상가에 있다가 생가지로 옮긴 동상은 의미가 있다. 그러나 마지막 역사공원과 더불어 설치된 선생의 동상은 없는 편이 나을 듯하다. 고개를 숙이고 독립선언서만 낭독하는 모습은 진정한 선생의 모습이 아니다. 철거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리고 역사공원 안에 ‘백담사·태화관·심우장’ 미니어처는 웬 말인가? 한 3년 정도 지나면 닳아 없어져 흉물이 될 것이 뻔하다. 한용운역사공원인지, 3·1역사공원인지 알 길 없는 기미독립선언서와 민족대표 33인? 33인 그 어느 누가 3·1운동의 정신을 끝까지 지켰는가? 선생만이 유일하게 그 정신과 절조를 지켜냈다. 그 어떤 사료에도 없는 기미독립선어서가 아닌 ‘조선(?)독립선언서’는 그야말로 가관이다.

여기에 더해 민족시비공원 안 친일 행적이 의심되는 두 시인(유치환과 김달진)의 시비가 여전히 계속 그 자리에 서 있다는 점(필자는 10년 넘게 두 시인의 시비 철거를 요청하고 있다)과 만해문학체험관 2층에 있는 불필요한 숙소는 왜 있는지?(숙소를 철거하고 특별 전시실 등으로 구조 변경해야 한다) 이제라도 지역 전문가들과의 논의 속에 남녀노소 누구나 꼭 오고 싶고 보고 싶은 선생의 생가지(문학체험관과 역사공원)가 새롭게 조성되길 희망한다.

덧붙이자면, 굳이 만해를 고집할 일인가? 만해가 법호이고, 용운은 법명이다. 한용운기념관, 한용운의 집이 더 정겨운 말 아닌가?

결성 외의 선생과 관련된 유적은 홍성 남산 선생의 동상과 홍주읍성과 명동상가 안 흉상, 홍주고등학교 안 선생의 부모와 전처 전정숙 씨 묘소 등이 있다. 최근 남산 동상에 다녀왔다. 무성한 풀과 부서진 계단, 찌든 때와 새 배설물, 빗물과 이끼자국 등 시급한 정비가 필요한 실정이다. 특히, 홍주고등학교 안 선생의 부모와 전처 전정숙 씨 묘소는 결성 선생의 생가지 인근으로 이전하는 것에 대해 유족과의 협의, 지역 내 합의 등을 통해 이전이 하루라도 빨리 이뤄져야 한다.

만해 한용운 선생은 홍성의 가장 자랑스러운 역사·문화인물이다. 아니, 어찌 보면 대표인물 가운데 가장 상징성이 큰 인물일지도 모른다. 예산군이 매헌 윤봉길 의사 선양을 위해 덕산 생가지 정비는 물론 오가 동상 건립, 4월 28일 축제 개최, 의병기념관 건립 유치, 평화주의자 매헌 윤봉길 의사를 부각시키는 것을 보면서, 더욱 선생 선양사업 방향성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

또한 선생은 <님의 침묵>, <조선독립의 서>, <조선불교유신론> 등에서 세계평화를 간절히 꿈꾼 인도의 간디를 능가한 세계 평화주의자이다. 그리고 지금의 세계는 ‘생명과 평화’가 가장 필요한 시대이다. 그리하여 이 시대에 선생은 ‘생명과 평화’로 가장 주목받는 인물이다. 홍성지역에서도 선생 선양사업의 방향을 ‘생명과 평화’로 화두를 삼아 발전시켜 나아갈 일이다.

<이 칼럼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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