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수년 전에 타지에서 근무 중에 교통사고를 당하고 홍성으로 낙향해 요양치료와 재활훈련을 받는 시골 선비다. 경제활동을 재개하기 위해 현실적으로 직장에서 필수적으로 요구하는 국가기술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우리 지역의 한 대학교에 늦깎이 학생으로 입학을 했다.
자녀 또래의 어린 학생들 앞에서 어른 노릇을 하기 위해 학과목 공부도 열심히 했고, 학업 성적도 우수하고 학교에서 요구하는 국가기술 자격증도 취득했다. 또 상급 기술 자격증 취득을 위한 준비를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다만 늦깎이 학생이 극복하기 어려운 또 하나의 병마가 다가왔으니 그것은 부실한 치아 상태이다. 치아 상태가 총체적인 부실 그 자체이다.
치아가 부실하니 학교 급식 메뉴 중에 씹을 수 없는 음식의 태반을 남기고 겨우 씹는다고 해도 다른 학우들보다 식사 시간이 두 세배 오래 걸리고 제대로 씹지 못하고 삼키니 항상 소화불량에 시달리게 된다. 소화불량은 숙면을 방해해 한밤중에도 화장실을 들락거리게 한다. 이런 생활이 반복되니 수업에 집중이 안 되고 자격증 준비 학습의 능률도 떨어지고 심리적으로는 우울증도 생기고 대인 기피증까지 생겼다. 건치를 갖는 것이 왜 신체 오복 중 하나인지 뼈저리게 느꼈다.
이런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동네 치과에서 진찰을 받고 치료와 수술에 관한 견적을 받아보니 내가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비용이 산출됐다. 경제적 빈곤이 새로운 정신적 고통으로 다가왔다. 여러 날을 고민한 끝에 큰 용기를 내어 홍성군청 복지정책과를 방문해서 현재의 나의 사정과 고통을 호소했다. 나의 고민을 묵묵히 경청하고 나의 고통에 동감하며 도움의 손길을 내민 장본인이 다름 아닌 미담의 주인공 황영찬 주무관이다.
황영찬 주무관은 자신이 담당하는 복지업무를 거의 빈틈없이 숙지하고 있는 터라 나의 곤란한 사정을 듣자마자 나를 안심시키며 의료지원을 할 수 있는 모든 복지 프로그램을 열람하며 실질적으로 의료지원이 가능한 복지재단을 찾아냈고, 재단 측과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의료복지 지원 프로그램의 수혜를 받을 수 있도록 밤과 낮을 구분하지 않고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치아재건 지원 프로그램은 수혜자의 선발 기준이 워낙 엄격하고 까다로워서 그 지원 프로그램이 시작된 지 10년이 지났지만 홍성군 내에서 역대 수혜자는 단 한 명뿐이었다. 이 과정에서 황영찬 주무관과 함께 의료지원 프로그램을 준비하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신청서 작성부터 의료 진단서와 경제 수준을 입증하는 각종 서류와 환자가 시술을 반드시 받아야 하는 설명서와 재학 증명서 등 많은 준비가 필요했다.
함께 준비를 열심히 해서인지 서류 심사가 통과됐고, 2차 관문인 면접을 거쳐 결국 최종적으로 복지재단으로부터 선발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수혜자로 선발된 이후에도 치료 계획과 병원 선정을 위해서도 황영찬 주무관은 지속적인 도움을 줬다. 지금도 치료 계획에 따라 치과에서 수술을 할 때면 필자에게 연락해 수술 등 치료의 진행 상태를 꼼꼼하게 확인하며 모니터링하고 있다.
필자는 그동안 우리 지역사회의 공무원들에 대해 게으르고 무능력하며 무책임하고 부도덕한 집단이라 평가하길 주저하지 않았다. 그러나 황영찬 주무관을 만나고부터 나의 부정적인 시각과 인식은 크게 바뀌었다. 황영찬 주무관은 본인이 맡은 직무 매뉴얼을 완전하게 숙지하고 있으며 꿀벌처럼 부지런하고 공직자의 책임감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분명하게 보여줬다. 그리고 황영찬 주무관으로부터 큰 도움을 받은 관내 민원인이 본인 이외에 수도 없이 많다는 미담을 계속 듣고 있다.
공직사회가 건강하고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신상필벌(信賞必罰)의 조직강령이 엄격하게 적용이 돼야 한다. 특히 홍성군의 신임 행정수반인 이용록 군수께서는 군정을 쇄신하는 근본적인 원동력이 인사만사(人事萬事)임을 다시금 깨달으시고 황영찬 주무관이라는 인재(人才)를 향후 어떻게 쓰실지 즐거운 고민을 하시길 당부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