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최초’ 사투리 경연대회 소식에 뜨거운 ‘관심’
지역의 정서와 문화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사투리. 지역 사투리의 매력과 소중함을 알아가는 행사가 홍성에서 열린다.
홍성문화원(원장 유환동)은 오는 20일 ‘제1회 홍성(충남)사투리 경연대회’를 개최한다. 이번 대회는 우리지역에 전해 내려오는 고유한 사투리(방언) 계승 보존을 위해 올해 처음 개최된다. 이번 경연대회 참가자들은 자유로운 주제로 홍성 지역사투리를 활용한 생활꽁트, 연극, 노래, 랩 등을 선보이면 된다.
지난달 5일부터 지난 5일까지 한 달간 참가 신청과 함께 영상파일이 접수돼 예선이 진행됐다. 본선대회는 오는 20일 ‘제29회 광천토굴새우젓‧광천조미김 대축제’가 열리는 축제장 특설무대에서 치러질 예정이다.
경상도, 전라도, 강원도에서는 사투리 경연대회가 수년째 개최되고 있다. 특히 강원도 강릉에서는 지난 6월 서른한 번째 ‘강릉사투리 경연대회’가 성공적으로 열렸으며, 전남 장흥에서도 지난 4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제1회 초·중·고 장흥 사투리 경연대회’가 열리기도 했다. 또한 매년 한글날을 기념해 우리말(방언)의 특색을 살려 예술 작품의 대중적 기여와 교감을 확산시키는 ‘말모이축제’가 서울에서 개최되기도 했다.
반면에 이번 ‘홍성 사투리 경연대회’는 충청권에서는 최초로 개최되는 사투리(방언) 경연대회로 한국어학계 관계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수십 권의 사전과 저서를 펴낸 한 한국어학자는 “각 지역에 특색을 지닌 사투리는 향토적이고 정감 어린 지역의 고유언어인데, 서울 중심의 표준어가 기준으로 정해지다보니 뒷전으로 밀려났던 것이 사실”이라며 “점차 지역의 특색이 강조되며 부각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신승원 한국방언연구소장은 “한국어를 연구하고 있는 국내 학자분을 통해 <홍주신문>에 게재된 ‘제1회 홍성(충남)사투리 경연대회’ 개최 안내 지면광고를 보게 됐다”면서 “향후 대구 또는 의성에 한국방언박물관을 건립할 예정인데, 그곳에 광고가 게재된 신문을 전시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번 ‘제1회 홍성(충남)사투리 경연대회’ 주최‧주관을 맡은 홍성문화원 조남민 사무국장은 “조정래 작가의 <태백산맥>을 통해 전라도 사투리가 알려졌다면, 충청도 사투리는 보령출신 이문구 작가의 <관촌수필>, <우리동네>를 통해서 였다”고 소개하며 “도서관에서 이 책들을 읽다가 웃음이 터져 난처했던 기억이 새롭지만 문득 ‘이런 재미있는 우리동네 말이 잊혀지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조 사무국장은 “이문구(1941~ 2003)는 광천 출신 ‘유재필’이라는 인물과 중학교 시절부터 평생을 함께 했는데 이분을 통해서 사투리와 문학적 영감을 얻었다고 말했다”며 “충청도 사투리의 정형을 이루고 있는 곳이 바로 홍성(광천)의 말인 셈”이라고 덧붙였다.
조 사무국장은 “사투리를 쓰면 흔히 촌스럽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오히려 그만의 매력이 돋보이게 된다”며 “사투리를 애써 외면할 것이 아니라 이것을 활용해 다양한 문화콘텐츠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또한 “사투리는 표준어에 비해 열등하지 않고 표준어는 사투리보다 비교우위에 있지 않다. 무엇보다 사투리에는 정이 묻어있다. 사투리는 더 이상 촌스러운 것이 아니며 문화경쟁력을 갖고 있는 지역의 독특한 문화유산으로 대접받아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