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군, 연말 중 광천·서부에 2개소 추가설치 계획
“다리 아퍼 죽겄는디 버스는 안오고 벌써 50분째 이러고 있는 것 같어.” 박아무개 할머니(89·구항면 화리)
여름 못지않게 무더웠던 지난 11일 오후, 구항면 환승정류장(버스승강장) 옆에 두 어르신이 바닥에 주저앉아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르신들 뒤편에는 홍성군이 설치한 스마트 버스승강장이 있었으나, 출입구 자동문이 열리지 않아 이용할 수 없었던 것이다.
어르신들은 “지난 여름에는 승강장 문이 안 닫히더니, 이번에는 문이 열리지 않아 들어갈 수 없어 이렇게 바닥에 앉아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며 불편을 호소했다. 기자가 직접 버스승강장 출입구 자동문 버튼을 눌러보니 문이 닫힌 채 아무 반응이 없었다.
이에 대해 홍성군청 교통행정팀 관계자는 “스마트 버스승강장에는 전기 시설이 많다 보니 간혹 고장이 발생한다”며 “확인해 최대한 빨리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14일, 기자가 현장을 확인해 보니, 스마트 버스 승강장 자동문을 열어놓는 임시 조치가 돼 있었다.
홍성군은 지난 2021년 6월부터 2022년 9월까지 총 사업비 18억 7500만 원을 들여 ‘스마트시티 솔루션(횡단보도,버스정류장) 확산 구축’ 사업의 일환으로 지역내 버스정류장 8개소에 스마트 버스승강장을 설치했다.
스마트 버스 승강장에는 △공기오염물질 및 군소식 정보안내 전광판 △살균 및 공기정화기 △냉난방기 △공공 와이파이 △방범·시설물 관리용 CCTV △안심벨 △군정 홍보 영상모니터 △휴대폰 충전기 등이 설치돼 있다.
대체로 스마트 버스승강장에 대한 평은 좋은 편이다. 일반 정류장에 비해 여러 가지 편의를 제공하기 때문. 반면 설치에는 만만치 않은 예산이 들어간다. 스마트 버스승강장 1개소 설치에는 1억여 원의 예산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부터 2024년 10월 현재까지 지역 내 스마트 버스승강장의 전기 케이블 문제, 출입문 고장 등 민원은 총 9건이 접수된 것으로 파악됐다. 홍성군 지역 내 스마트 버스승강장은 홍성읍에 6개소, 갈산면과 구항면에 각 1개소, 총 8개소에 설치돼 있다. 홍성군은 올해 말까지 사업비 3억 9000만 원(국비 70%, 군비 30%)을 들여, 남당항 주차장과 광천읍사무소 앞에 스마트 버스 승강장을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스마트 버스승강장을 이용한 적이 있다는 송아무개 씨(33·홍북읍)는 “여름에는 승강장 안에 에어컨이 가동돼 시원하게 버스를 기다리며 스마트폰 충전도 할 수 있었다”며 “햇빛이나 눈, 비 정도를 피할 수 있는 기존 버스승강장과 달리 여름철 무더위와 겨울철 강추위도 피할 수 있기 때문에 쾌적하고 여러모로 편리하다”고 전했다.
스마트 버스승강장은 과거에 설치된 기존 승강장에 비해 대중교통 이용자에게 여러 편리함을 주고 있어 전국적으로 설치가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전기시설 등 고장이 발생하면 크고 작은 불편을 주고, 심지어 자동문이 닫힌 채 열리지 않아 시설을 전혀 이용할 수 없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어 철저한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
이와 관련해 최선경 홍성군의회 의원은 “스마트 버스승강장 1개소를 설치하는 데에만 적지 않은 예산이 들어가는 만큼 적재적소에 설치돼야 한다”면서 “장점도 있지만 통유리로 돼 한여름에 직사광선이 들어오거나 시설 규모에 비해 이용객이 많아 여러 사람이 이용하기 어려운 점 등 여러 불편사항이 있어 동전의 양면과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설치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지만 관리에도 더욱 신경을 써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성군 교통행정팀 관계자는 “관련 부서와 협조해 유지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자주 현장을 방문해 이용객들의 불편함이 없도록 관리하고 문제 발생 시 발빠르게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역 내 버스승강장에 대한 불편사항 민원은 홍성군 건설교통과 교통행정팀(041-630-1368)으로 문의하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