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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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 감상
  • 변승기 칼럼·독자위원
  • 승인 2024.11.28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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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ong>변승기</strong><br>홍성군청소년수련관장<br>​​​​​​​칼럼·독자위원
변승기
홍성군청소년수련관장
칼럼·독자위원

사람 관계나 사회적 관계에서 자주 발생하는 것이 오해다. 오해의 사전적 정의는 “무엇이 가진 뜻을 잘못 이해하거나 또는 잘못 풀이함”이라고 나온다. 오해를 하는 사람이 어려운 상황에 놓이겠지만, 오해를 받은 사람은 더 억울할 수 있다.

지난 2005년 우연히 바로크 시대의 화가 루벤스가 그린 ‘노인과 여인’이라는 그림과 그림에 대한 해설이 나온 것을 보았다. 동일한 그림이지만 감상하는 사람들은 두 파로 나눠졌다. 처음에는 불편한 감정을 갖고 그 그림을 비하했고, 나중에는 반대로 이 그림에 깃든 이야기를 듣고 나서 격찬도 하고 눈물을 글썽였다. 사람들은 가끔 본질을 파악하지도 않고 비난의 화살을 쏘는 우를 범한다.

혹시 우리는 똑같은 사람을 놓고 옷차림이나 그가 타고 다니는 자동차 등 외형만으로 쉽게 판단하지는 않는지? 거친 말을 하고 담배 피는 청소년을 보고 문제가 있다고 쉽게 판단하지는 않는지? 초, 중,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만 청소년으로 알고 있지 않은지? 생각해 봐야 한다. 또한 내가 그런 생각을 갖게 된 근원은 무엇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청소년에 대한 생각도 오해가 있을 수 있고,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도 있다. 청소년기에 접어든 자녀를 돌보는 것은 보호자에게 힘든 시기가 도래했다는 것이다. 짧은 기간동안 갑작스럽게 변화가 생기고, 그 변화에 대한 대처법을 찾기 어렵다. 

대부분 청소년기 자녀의 변화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고, 청소년만이 변하기를 바라지만 이것은 오해다. 자녀가 청소년이 된다는 것은 가족 전체가 변화됨을 뜻한다. 즉, 과거에는 어린 자녀를 보호하고 가르치기만 했던 보호자와 자녀의 관계가 이제는 서로 존중하는 관계로 변해야 한다. 성적 성숙과 신체적 발달이 가장 큰 변화이고 성적 호기심과 욕구를 보호자가 수용하고, 자녀가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고 마음의 불안감을 말할 수 있는 대상이 돼야 한다. 

청소년기는 나는 누구인지, 나는 무엇을 하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 나름대로 고민하고 보호자와 어른들의 생각을 넘어서 자기 나름대로 인생의 방향을 잡으려고 노력하는 것을 뜻한다. 보호자와 기성세대의 틀을 뛰어넘어 그들의 생각을 비판하기도 하고 자기의 의견만을 고집하기도 한다. 

그러나 청소년은 실수가 동반되지만 그것을 통해서 배우기도 한다. 막연히 미성숙한 독립성을 나타내기도 하며, 100% 의존적이던 태도가 서서히 독립성을 표현하는 시기가 된다. 이때 보호자의 반응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자녀와 대화를 하던 중 보호자가 화가 나서 “네가 알아서 해!”라고 하면 독립, 자율성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고 통제하는 것이며 공감과 수용, 존중을 기대하던 자녀는 불안과 함께 감정의 혼란함을 느낀다. 

청소년기는 양극적인 마음이 예측 없이 넘나드는 시기다. 예를 들어 보호자가 따뜻이 받아주고 기대고 싶어 하면서도, 보호자의 지도나 도움 없이 스스로 모든 것을 결정하고, 혼자 모든 것을 처리하고 싶어 하기도 한다. 이것은 자녀가 미숙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고 처음으로 독립심과 자율성이 발달하기 시작했다는 증거다. 

청소년기는 친구와 또래의 영향력이 가장 크고 강한 시기다. 어렸을 때는 보호자와 중요한 일을 의논하지만 청소년기에는 많은 일을 친구와 의논한다. 보호자가 자녀로부터 소외된다고 느끼는 시기다.

청소년은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몸과 마음이 성숙돼 간다. 그 발달과정에서 자신도 모르게 다가오는 감정과 변화를 그냥 가족이나 주변에게 표현하는 것인데, 기성세대가 그 변화의 본질을 오해해서 생기는 갈등으로 힘들어한다. 

루벤스의 그림과 설명을 감상하면서 모든 사람을 힘들게 하는 그 오해를 내 아이에게 접목시켜 보자. 선입견과 편견이 사라지고 아이가 제대로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본질을 알면 시각이 달라진다. 

<이 칼럼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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