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 리더, 우리 동네 이장님!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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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의 리더, 우리 동네 이장님! (4)
  • 최선경 기자
  • 승인 2013.03.21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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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동면 운월리 창정마을 조영희(59) 이장

행정의 가교 역할을 하는 이장의 역할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농촌이 빠르게 고령화되는 추세 속에 지역 주민을 위해 봉사하는 대표자로서, 요즘 이장은 열린 마음, 긍정적인 자세, 젊은 감성으로 변화와 혁신을 선도하는 지역 리더로 거듭나고 있다. 마을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지도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지역사회에서 자신의 역량을 십분 발휘하며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마을 이장들을 만나본다. <편집자 주>


 
   
 


운월리 창정마을 조영희 이장은 겸손하게 말하지만 그녀는 '슈퍼우먼'이다. 그녀가 하는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조 씨는 현재 홍성군여성의용소방대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을 뿐만 아니라 본인 농사, 마을 일, 봉사활동까지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하지 않는다.
그래서 마을 주민들은 "우리 이장은 딸 노릇이며, 며느리 노릇에 해결사 역할까지 잘하고 있다"며 침이 마르도록 치켜세운다.
예전부터 남성 위주의 주 씨 집성촌으로 유명한 운월리에서 여성 이장이 탄생하게 된 것은 지난 2006년이다. '여성이 잘 할 수 있을까' 우려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7년이 지난 지금 마을 곳곳을 누비는 조 이장의 모습은 이제 운월리 사람 누구나 인정하는 '부지런한 이장님'으로 자리 잡았다.

"시대가 많이 바뀌면서 여자 이장이라서 특별히 어려운 것은 없어요. 주변 분들이 다들 잘 도와주시고, 마을 분들도 다들 부모님 같이 잘해주세요. 여자라서 안 되는 일보다 여자여서 오히려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다고 생각해요. 얼떨결에 시작한 이장일이 쉽지만은 않았지만 7년째 이장 일을 봐 오면서 지금은 참 행복해요"
조 씨의 고향은 경상도 대구로 남편을 따라 홍동으로 시집을 온지 벌써 33년째라고 한다. 털털하고 화끈하며 솔직한 성격을 지닌 조 이장은 남자 이장보다 여성 이장이 부드러움과 섬세함으로 주민의 다양한 욕구를 행정에 반영시킬 수 있어 더 제격인 것 같다고 말했다.

요즘 조 씨의 고민은 귀농인들과 주민들과의 화합을 이루는 것이다. 창정마을은 대부분의 농촌이 그렇듯 고령화 인구가 대다수이고, 평균연령이 70세이다. 그런데 운월리에는 풀무학교 전공부, 밝맑도서관, 마을활력소, 갓골어린이집 등이 있으며, 친환경농법과 주민자치 등 전국적으로 주목을 받으면서 해마다 귀농인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현재 64가구 가운데 귀농·귀촌인들이 20가구가 넘는다. 그러나 조 이장은 주민들과 외지에서 들어온 귀농인들이 '물과 기름'처럼 겉돌고 있어 걱정이 많다고 한다.

"함께 어울려가며 살아가야 하는 곳이 시골입니다. 도시에서 살 때 지녔던 논리적 판단력, 시비를 가리려는 마음, 불필요한 자존심 등을 어느 정도 내려놓아야 주민들과 큰 갈등 없이 더불어 살아갈 수 있어요. 젊은 귀농인들이 자기들끼리만 뭉치려 하고 마을 일에 적극 참여하지 않아 좀 속상한 점도 있답니다. 앞으로 풀어가야 할 숙제라고 생각해요"
조 이장은 부녀회에서 마을을 위해 봉사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마을 대소사와 궂은일을 도맡아 하는 등 마을 살림을 꼼꼼히 챙겨나가고, 주위의 어려운 이웃을 찾아 도움을 주고 있다. 한 집안의 크고 작은 일들을 살뜰하게 보살피는 어머니의 마음으로 오늘도 마을길을 부지런히 오가는 조영희 이장의 발길이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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