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에는 이르고 늦은 것이 없다’, 만취(晩翠) 김용복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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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에는 이르고 늦은 것이 없다’, 만취(晩翠) 김용복 화백
  • 이정은 수습기자
  • 승인 2024.12.19 1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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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취 김용복 화백.

  47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온 그의 화실에 찾아가다
  개인전-‘제16회 만취(晩翠) 김용복 문인화 전(展)’
  오는 12월 31일까지 홍성읍 ‘홍성제빵소’에서 전시

[홍주일보 홍성=이정은 수습기자] 지난 12일 홍성읍 월계천길에 위치한 만취(晩翠) 김용복 화백의 ‘만취 화실’을 찾아 그의 인생 전반에 걸친 예술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 화백은 홍성 장곡면에서 나고 자랐으며 장곡초와 광흥중을 나와, 1978년 광주광역시로 내려간 고등학교 3학년 시절부터는 본격적으로 붓을 잡기 시작해 현재 47년째 문인화를 그리고 있다. 

그는 “어릴 적 칭찬으로부터 화가의 길에 들어서게 됐다”며 “벼루에 먹을 갈아 화선지에 마음을 담아내는 작업이 진정한 예술가가 아닌가라는 생각에 문인화를 선택하게 됐다”고 말한다.

김 화백은 1990년부터 12년가량 서울 양평동에서 서예 학원을 운영하기도 했는데, 이를 통해 그가 그림뿐만 아니라 먹과 붓을 이용해 화선지에 그려내는 모든 것을 섭렵했음을 알 수 있다. 

김 화백은 1988년 세종문화회관에서의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현재 홍성읍 ‘홍성제빵소’에서 진행 중인 ‘제16회 만취 김용복 문인화전’에 이르기까지, 작품 활동과 전시를 활발히 이어오고 있다.

김 화백의 작품 ‘국화(40x70cm)’

김 화백의 작품에는 주로 꽃이나 열매가 달린 나무, 군락을 이룬 꽃, 새와 병아리 같은 동물이 등장한다. 때문에 우리가 자연으로부터 받는 평온, 위안 등의 안정된 상태를 그의 그림을 통해서도 똑같이 전달받을 수 있다. 아니나 다를까 김 화백은 주로 자연을 보고, 느끼며 영감을 얻는다고 한다. 또한 “숱한 반복을 통해 경험이 쌓이다 보니 그리고자 하는 구도가 자연스레 머리에 떠오르기도 한다”며 “우리의 삶에 찾아오는 행복과 사랑 등의 만족감은 마음을 풍요롭게 만들어 작품 활동에도 유익한 영향을 준다”고 덧붙였다.

그래서인지 김 화백의 작품은 목가적 풍경 속 평화롭고 오붓한 분위기를 자아내 보는 이로 하여금 현재의 계절을 착각할 만치 따뜻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작품의 종류로는 액자에 들어있는 다양한 크기의 수묵화와 문인화 그리고 가리개 등이 있으며, 김 화백은 수많은 작품들 중 먹의 향기를 맡으며 완성한 묵화에 가장 애착이 간다고 한다.

이어 작업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 자기만족도 있지만 아무래도 보는 이, 즉 관객의 마음을 행복하게 만드는 작품을 그려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에 초점을 맞춰 작업에 몰두하고 있음을 밝혔다.

현재 홍성읍 홍성제빵소 2층 갤러리에서 진행 중인 만취(晩翠) 김용복 화백의 전시회는 이달 31일까지 열릴 예정이며, 총 35점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김 화백은 평상시 습작처럼 계속해 오던 작품들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을 선별해 이번 전시회를 준비하게 됐다고 밝혔다.

과거 <홍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고향에 내려와 작은 예술의 공간을 만들고 싶은 것이 꿈입니다. 

그래서 유치원 어린이부터 일반인까지 누구나 구경도 오고 예술에 대해 마음껏 의견을 공유하고 창의적인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나가고 싶죠”라고 말한 바 있는 김 화백의 계획이 9년 후인 현재, 고향인 홍성에서 이뤄졌다.

“저는 19살부터 문인화를 배우고 지금껏 작업을 이어오면서 단 한 번도 후회를 해본 적이 없습니다. 단순하게 제가 좋아 시작한 일이지만, 오랜 시간 동안 항상 행복한 마음으로 작업했습니다. 평소 전시회를 통해 작품을 선보일 때마다 작품이 맑고 아름답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이번 전시회를 찾는 분들께서도 제 작품을 관람하시며 추위를 녹이는 봄처럼 따스함을 만끽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의 별호인 만취(晩翠, 빛에는 이르고 늦은 것이 없다)처럼 잠시나마 시간을 잊고 작품을 감상하며 한겨울의 추위를 잊어보는 것은 어떨까. 시침과 분침이 빠진 공간에서 묵으로 그려낸 정취에 매료돼 보시길 바란다. 그렇다면 곧장 봄(春)을 보고 동시에 느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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