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하랬더니… 제 식구 감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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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하랬더니… 제 식구 감싸기?
  • 오동연 기자
  • 승인 2025.02.27 06:45
  • 호수 879호 (2025년 02월 27일)
  • 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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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군의회 임시회서 홍성군 자체감사 ‘부실’ 지적
군 문화관광과 자체감사 결과에 “감사원 청구해야”

[홍주일보 홍성=오동연 기자] 홍성군이 민간 위탁했던 문화특화지역 조성사업과 대한민국 문화도시 예비사업에 대해 문제를 지적해 왔던 홍성군의회 군의원들이 홍성군의 미흡한 자체 감사를 지적하는 한편, 감사원 감사청구를 예고했다.

지난해 군의회에서 군의원들이 문화도시 예비사업 등에 대한 민간위탁 문제를 지적하자, 홍성군청 문화관광과는 ‘문화특화지역 조성사업 및 대한민국 문화도시 예비사업 자체감사’를 실시했다. 감사기간은 2024년 12월 2일부터 27일까지였으며, 감사 대상 사업은 △문화특화지역 조성사업(2019~2023) △대한민국문화도시예비사업(2024)이며, 감사단체는 홍성생태학교 나무(대표 모영선)이다.

홍성군 문화관광과의 자체감사 결과는 행정상 10건(시정 4건, 주의 6건), 재정상 4건(환수·반납 172만 5619원)으로 나타났다.

자체감사 결과 지적사항은 △복리후생비 지급 부적정(주의 조치-복리후생비를 지급할 때 건강진단비, 문화체육활동비, 피복비 등 명확한 명목과 지급 기준 없이 지급해 복리후생비 지급에 소홀했음) △시민공모사업추진 부적정(주의 조치-2개 단체 중 1개 단체에만 공모사업을 지원해야 하는데 2개 단체 모두 공모사업을 지원해 준 사실이 있음) △식비 지출 부적정(시정 조치, 재정상 8만 원 환수-수탁기관은 총 3건에 대해 내부 직원들만 참여한 식사 자리에 식비를 집행한 사실이 있음) △계약 업무 소홀(수의계약 부적정, 유사 사업 분할계약 등 부적정, 매년 동일 업체 용역계약, 주의 조치-수의계약 사유에 해당하지 않지만 수의계약 체결, 단일사업으로 추진 가능한 사업을 2개 사업으로 계약, 한 업체와 2~3건의 계약 등 일감 몰아주기로 보일 소지가 다분한 용역 계약) △예산 목적 외 사용 부적정(시정 조치, 117만 5000원 환수-운영비 비목으로 국가산단 지정 현수막 제작 등) △공무 국외출장 귀국보고서 제출 소홀(주의 조치-2024년 3건의 국외출장 후 1건의 공무국외 출장보고서만 30일 이내에 제출하고, 1건은 30일이 지난 후에 제출했으며 나머지 1건은 제출하지 않음) △관외출장 여비 지급 부적정(시정 조치, 25만 7360원 환수-교통비와 일비, 주유비 등을 부적정 지급) △정산 업무 부적정(시정 조치, 21만 3259원 반납-기타수입 누락과 이자발생액 등 오기로 보조금 통장에 잔액이 발생)등이다.

 

최선경 의원, “감사 결과? 기대 이하!”
‘감사’가 아니라 ‘검토’나 ‘조사’ 수준?

지난 18일 홍성군의회 제310회 임시회 의사일정 중 문화관광과의 2025년도 군정업무 실천계획 보고 청취에서 위와 같은 결과가 나온 문화관광과 자체감사가 도마 위에 올랐다.

최선경 의원(산업건설위원장)은 “문화도시 사업에 대해 군정질문에서 여러 지적을 했고, 감사결과보고서를 기다려 최종보고서를 받았는데 기대 이하였다”면서 “이게 문화관광과의 자체 감사였다, 감사가 아니라 정산결과를 검토하거나 조사한 수준이었다”고 질타했다.
 

질의하는 권영식 의원과 최선경 의원.

이어 “문화특화지역 조성 사업 당시 2019년 본예산이 내려왔고, 충남도에서 모두 네곳(천안시, 서산시, 홍성군, 서천군)이었다”며 “천안시는 문화재단에서 하고 있었기 때문에 전액 출연금으로 예산을 편성했고, 서산시와 우리 홍성군은 그냥 민간경상사업 보조로 편성을 했으며, 서천군 같은 경우에는 오히려 민간경상사업보조를 하면서 세분화를 시켰다”고 말했다.

또한 “그래서 (서천군은) 사무관리비 얼마, 행사 운영비 얼마, 민간 보조비 얼마 이런 식으로 자세하게 정리를 해서 예산을 편성했는데, 우리(홍성군)는 생태학교나무가 최초부터 하드웨어 사업, 즉 ‘공간 및 장소 구축’을 사업 예산 계획에 분명히 포함해 신청을 했는데 왜 우리 집행부는 이 편성을 제대로 검토해서 제외시키지 않고, 공간과 장소를 구축하기 위한 자본으로 썼는가에 대한 감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환수할 비용 200여만 원? 아니다!”

최 의원은 “민간경상사업비로 민간자본적 사업을 할 수 없으므로 잘못된 부분은 당연히 환수해야 한다 환수비용이 200여만 원이 아니다”라며 “사무실 구축 비용만 7000만 원이다, 이런 부분이 감사에 하나도 안 드러났다, 제식구 감싸기처럼 한다면 감사원 청구를 통해서라도 바로잡아야 된다”라고 질타했다.

또한 최 의원은 “홍성군 일상 감사 규칙에 의하면 총 지원액이 5억 원 이상의 민간 보조 사업은 예산관리 일상감사를 하게 돼 있고, 그래서 문화관광과에서 2020년 1월 14일에 문화특화지역 조성 사업에 대한 일상감사를 당시 기획감사실에 의뢰를 했었다”며 “의뢰한 것에 대한 감사 결과 보고서가 있을테니 그 자료도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홍성생태학교 나무 모 대표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사무실 구축 등은 임의적으로 한 것이 아니고, 군에서 승인을 해줬기 때문에 했던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센터장, 국외출장 문제 지적되기도
보고서 미제출·지연제출된 건 있어

모영선 센터장의 외국 출장도 지적됐다. ‘홍성군 공무국외출장 규정’ 제15조에 따르면 공무국외출장을 마치고 귀국한 자는 30일 이내에 공무국외출장보고서를 제출하도록 돼 있다.

문화관광과의 자체 감사에 따르면 홍성문화도시센터 모 센터장은 2024년에 중국과 미국, 카자흐스탄으로 출장을 갔는데, 보고서가 미제출되거나 지연 제출된 건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 의원은 “2024년도에 모 센터장이 1년에 세 번의 출장을 갔는데 귀국보고서가 하나는 아예 없고, 하나는 지연이 됐고 하나는 있는데, 그나마 미국과 카자흐스탄 갔던 귀국보고서가 있는 것 같다”며 “그러면 귀국보고서 자료를 제출해 달라, 관련된 정산서 또는 출장계획서 같은 게 있다”고 말했다.

 

“대체 홍성군에서 어떤 존재이길래…”

권영식 의원 역시 문화관광과 자체감사에 대해 지적하며 “제가 알고 있는 상식의 자체감사는 우리 지자체의 기획감사당담관에서 해야 자체 감사”라며 “사실 자체 감사한다길래 그렇게 하는 줄 알았고 몇 개월을 기다렸다”며 문화관광과의 미흡한 자체감사에 대해 비판했다.

그러면서 “홍성군 공무국외출장 규정 15조를 보면, (출장보고서를)제출하지 않으면 이행촉구 및 이후 공무국외출장 심사 후 출장을 제한할 수 있다고 나온다”며 “1년에 세 번을 갔는데 (보고서를)제출하지 않았는데 우리 의원들이 침묵을 지켜야 하느냐, 이 사람들이 대체 홍성군에서 어떤 존재이길래... 이건 틀렸다고 본다”고 질타했다.

 

“앞으로 사업정산 철저히 할 것”
“감사 다시 실시할 계획은 없어”

문화관광과의 자체 감사가 부실했다는 군의원들의 지적에 대해 홍성군 김태기 문화관광과장은 “이번 감사는 전반적인 내용을 본 것으로, 사업부서로서 할 도리를 한 것이지만 감사에 한계는 있었다”면서 “앞으로 (문화도시)사업과 관련한 정산을 철저히 볼 것”이라고 말했다.

군의원들이 제기한 문제들에 대해 홍성군이 기획감사담당관을 통한 감사 등을 추가적으로 할 계획은 없어 보인다.

오성환 군 경제문화농업국장은 “사업부서인 문화관광과에서 판단해 자체감사를 실시한 것”이라면서 “아직까지는 감사를 다시 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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