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주읍성 발굴조사, 살상용 방어시설 함정·해자 대거 출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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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주읍성 발굴조사, 살상용 방어시설 함정·해자 대거 출토
  • 한기원 기자
  • 승인 2025.04.17 07:42
  • 호수 886호 (2025년 04월 17일)
  • 5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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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조선 방어 유구 발견
홍주읍성 복원사업 본격화

[홍주일보 홍성=한기원 기자] 홍성군이 지난해 4월부터 진행한 홍주읍성 동남측 성곽 발굴조사에서 과거 방어시설인 함정과 해자 등 주목할 만한 유구(遺構)가 다수 출토되면서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사진>

이번 조사에서는 대규모의 ‘함정’과 ‘해자’ 등이 대량으로 출토되면서 학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함정(陷阱)’은 땅을 파서 뾰족한 나무 말뚝을 설치한 살상용 방어시설로, 적의 침입을 효과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설치됐으며, ‘해자(壕池)’는 성 외곽을 따라 도랑처럼 파고 물을 채운 인공 구조물로, 침입을 어렵게 만들기 위한 고대의 방어 기술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보존상태가 뛰어난 함정들이 대량으로 출토됐으며, 적을 공격하거나 감시하기 위해 성벽 바깥으로 돌출시킨 ‘치성(雉城)’의 흔적도 함께 확인됐다.

또한 말뚝으로 위치를 지정한 후, 건물을 세우기 위해 땅을 다듬은 흔적도 함께 발견돼 과거 건축 준비 과정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특히 고려시대의 해자 구조까지 출토되면서, 시대별 성곽 축조 기술의 흐름도 함께 드러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2022년부터 이어진 연차적 조사에서는 고려시대 토성의 기초부에 놓인 ‘기저부 석렬’, 그리고 조선시대 석축성의 체성 구조와 축조 방식도 확인됐으며, 나무 말뚝으로 만든 ‘목익(木翼)’ 함정이 원형 그대로 보존된 상태로 출토돼 조선시대 실제 방어시설의 실물을 확인할 수 있는 매우 드문 사례로 꼽히고 있다.
 

실제로 이 같은 함정 구조는 조선시대 성곽 유적 중에서는 전남 강진의 전라병영성(사적)을 제외하고는 전국적으로 확인된 사례가 거의 없어 더욱 큰 의미를 지닌다.

군 관계자는 “이번 발굴성과를 홍주읍성 복원과 정비에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도록 전문가들과 협의하고 있다”며 “앞으로 홍주읍성 복원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군은 멸실된 성곽 복원과 함께 주변 경관 정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안에 향후 복원될 성곽과 홍주천년문화체험관의 경관 가시성 확보를 위한 연못, 정자 설치 등 수변공간을 조성하고, 조양문 주변 여가·휴식 공간 확보를 위한 조양공원 조성 등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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