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에 이보다 집요하게 파고들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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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에 이보다 집요하게 파고들 수 있는가
  • 이정은 기자
  • 승인 2025.05.15 08:25
  • 호수 890호 (2025년 05월 15일)
  • 1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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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다리 두레’를 들어보셨나요?
‘윤봉길 평화축제’에서 구락서 회장이 꽹과리를 치고 있다.

[홍주일보 예산=이정은 기자] 예산에서 나고 자란 구락서 예산농악고전회장은 2018년 ‘예산농악고전회’를 발족하고, 타 풍물 단체들과 연계해 지역 내 다양한 경연대회와 축제에 참여하고 있다.

그는 삽교초·중과 예산고를 졸업한 뒤 서울에서 임상병리사로서 직장생활을 하다 1990년대 고향으로 돌아왔다. 귀향 후 ‘윤봉길 평화축제’ 농악경연대회를 주관하고 예산문예회관에서 박동규 선생 초청 공연에 참여하는 등 ‘뱃속에서부터 듣고 자란 소리’인 국악을 행위하게 됐다.

“어릴 적부터 동네에서 풍장을 치면 따라다니면서 흉내 내고 자연스럽게 많이 접했어요. 그리고 아버지께서 ‘북’을 치셨기 때문에 아무래도 풍물 가락은 제게 친숙한 소리였죠. 그래서인지 개인적으로 악기 중에 북을 가장 좋아해요.”

이어 구락서 회장은 서울에 거주하던 때를 떠올렸다.

“음반(음원)이란 게 처음 나온 시기가 1980년대거든요. 그때부터 전국의 가락을 모아들었어요. 전에는 해당 지역에 가야만 들을 수 있었던 소리들을 편하게 들을 수 있게 된 거죠.”

서울 생활을 마무리 짓고 예산으로 돌아온 구 회장은 국악에 대해 체계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했다.

“예산의 ‘책 마당’과 부여의 ‘한울림 캠프’에 들어가서 공부도 하고 2010년 무렵엔 ‘민족음악원’에 들어가 비나리도 배웠고요. 또 ‘구음 시나위’를 배우고 싶어 시도해 봤는데 아주 어렵더라고요.”
 

‘두레 풍물 한마당’ 중 모내기 장면이 재연되고 있다.

구락서 회장이 주되게 집중하고 있는 분야는 ‘삽다리 두레’를 비롯한 예산 지역의 일반 민속이다. 그는 연주뿐만 아니라 이에 관한 역사를 조사하고 자료를 수집·정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2018년 전국사물놀이경연대회’ 농림축산부장관상을 수상했으며, ‘문화원연합회 민속공모전’에서는 조사한 자료를 출품해 문화관광부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구 회장의 자료에 따르면 ‘삽다리 두레’는 1906년부터 시작됐으며, 충청남도 서북부 내포지역 중 한 곳인 예산군 삽교읍 성리마을 예산 평야 일대를 중심으로 연행되던 경기·충청 지역의 웃다리풍물 중 하나이다. 

기능과 목적으로 분류하면 마을의 민간 신앙과 관련된 축원 형태, 농경 생활과 직결된 노작 형태의 두레 풍물, 기금과 재원 마련을 위한 걸립 형태 그리고 전문적인 직업 연희의 연예 형태로 구분할 수 있는데 성리 풍장은 그중 두레 풍물의 성격이 매우 강하다고 한다.

특히 성리 두레풍장은 다른 충남 지역 풍물에 비해 가락이 경쾌하고 흥이 많으며 장구의 연주 방법이 넘겨치는 가락이 없고, 궁편은 북가락을 열편은 쇠가락을 구사한다는 특징이 있다. 또한 연결채와 넘김채가 발달해 장단의 연결이 매우 자연스럽다는 특징이 있다. 

그는 2020년 농악·농요와 함께 전통 농업 장면을 재연하는 공연에 참여했으나, 코로나 상황으로 1년여 만에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이걸재 민속학자가 기획한 공연이었어요. 이를 알게 된 여러 매스컴과 도청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는데 안타깝게도 코로나 때문에 오래 지속할 수 없었죠. 이걸재 씨는 현재 이 공연을 체계적으로 만들기 위해 준비하고 계세요.”

예산의 전통 가락과 농요를 그대로 살리기 위해 노력 중인 구 회장에게 끝으로 향후 계획을 질문했다.

“한국민속예술제에 나가서 예산의 민속문화를 알리고 예산에 문화를 꽃피우고 싶어요. 그리고 이로 말미암아 오래도록 전승되길 바랍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군과 민간 단체 그리고 일반인들의 꾸준한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일반 민속에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고, ‘앞으로’를 위해선 젊은 인적 자원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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