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륵(鷄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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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륵(鷄肋)
  • 홍주일보
  • 승인 2013.05.21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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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의 갈비라는 뜻으로 '그다지 쓸모는 없으나 버리기에는 아깝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중국 '후한서'의 '양수전'에 나온다. 본격적인 삼국시대가 출현하기 1년 전인 후한(後漢)의 헌제 24년. 당시 유비는 익주를 점령했고 위나라 조조를 맞아 한중성(漢中城)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일진일퇴 공방을 벌이던 전투는 어느 순간 조조에게 불리해지기 시작했다. 계속 밀고 들어가자니 굳게 버티고 있는 마초를 넘어야 하고 철수하자니 유비가 분명히 비웃을 것이니 조조는 답답할 따름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저녁식사로 닭뼛국이 나왔다. 조조는 그 국을 쳐다보며 깊은 생각에 빠져있는데 때마침 하후돈이 막사로 들어와 그 날 밤의 군호를 물었다. 닭국을 쳐다보며 생각에 잠겨있던 조조는 혼잣말로 '계륵'이라고 중얼거렸다. 하후돈은 계륵이 진짜 암호인 줄 알고 장수들에게 알렸다. 그러자 책사인 양수가 갑자기 짐을 꾸리기 시작했다. 하후돈이 연유를 묻자 양수는 "계륵이란 먹을 것이 없어 먹기 뭐하지만 그렇다고 버리자니 아까운 음식이오. 주공께서 계륵이라 말씀하신 것은 아마 한중성이 그리 쓸모 있는 땅이 아니니 퇴각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 같소이다"라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하후돈은 그제서야 다른 장수들에게 짐을 싸도록 시켰다. 식사를 마친 후 진지를 둘러보러 나온 조조는 병사들이 짐을 싸는 광경을 보고 크게 분노하며 양수를 죽였다. 하지만 얼마 후 양수의 예측대로 조조는 철군 명령을 내렸다. 조조는 양수의 시체를 후하게 장사지내고 잘못을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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