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다한 공부 이제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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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다한 공부 이제 시작입니다"
  • 김혜동 기자
  • 승인 2013.10.11 1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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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읍 내법리 김헌수 씨

4전 5기로 대입 검정 합격
청운대 사회복지학과 지원

"평생 가슴 한 구석에 아픈 부분으로 남아있던 것이 싹 사라진 느낌입니다."
지난 5월 20일 대입검정고시 합격통지를 받은 김헌수(57․홍성읍 내법리) 씨는 첫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3남2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김 씨는 남다른 책임감으로 일찌감치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현재는 홍성전통시장에서 아내와 함께 광천상회를 운영하고 있다.
사회활동에 대한 참여욕구도 남달라 다양한 사회단체에 가입해 활발한 지역운동을 이끌어왔으며 현재는 민주평화통일회의자문회의 홍성군협의회 간사장을 맡아 보고 있다.
이런 김 씨가 늦은 나이에 대입검정고시에 도전하기 시작한 것은 사회생활 내내 김 씨의 마음 한 구석에 자리잡은 못다한 공부에 대한 꿈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홍성에서 태어나 홍주초등학교(23회)와 복지중학교를 졸업한 이 씨는 당시 어려웠던 집안 형편으로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못하고 곧바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당시에는 저 같은 경우가 흔했습니다. 워낙 먹고 살기가 어려운 시대이다 보니 고등학교 진학은 언감생심 꿈꾸지도 못했고 얼른 돈을 벌어서 집안에 도움이 돼야 한다는 생각을 했었던 것 같아요."
김 씨는 그간 마음의 짐으로 안고 있던 학업에 대한 열망을 해결하고자 7년 전부터 대입검정고시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물론 과정은 쉽지 않았다.
"손 놓고 있던 학교공부를 혼자 하려니 처음에는 정말 어려웠습니다. 준비한다고 했는데도 네 다섯 번 시험에 떨어지고 나니 자신감도 많이 떨어졌었어요. 하지만 힘든 시기를 잘 버텨낼 수 있도록 도와준 가족들과 친척들이 있었기에 힘을 내고 포기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대입검정고시 학원이 없어 독학으로 공부를 해야 했다는 김 씨는 인터넷 강좌가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낮에는 가게일도 봐야하고 사람들도 만나야하니 공부하기가 어려웠고 틈틈이 밤에 혼자 공부를 했는데 다양한 인터넷 강좌를 보고 기출문제들을 풀며 시험을 준비했습니다."
김 씨가 칠전팔기 정신으로 대입검정고시를 준비해 당당히 합격하자 가장 기뻐했던 사람은 다름 아닌 가족들이었다고 한다.

"제가 이렇게 시험을 준비하는 것을 주변사람들은 잘 몰랐고 가족들만 알고 있었습니다. 쑥스러운 이야기지만 합격소식에 가족, 친지들이 '엄두도 못하는 일을 해냈다'며 내일같이 기뻐했습니다."
김 씨는 현재 청운대 사회복지학과에 수시지원을 하고 합격소식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남들보다 오랜 사회생활을 하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지역사회복지에 특별히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고향에 있는 대학에 때마침 사회복지학과가 신설됐고 이 기회에 보다 전문적으로 복지에 대해 공부를 하고 싶습니다. 합격여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대학입학도 칠전팔기 정신으로 도전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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