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 지키는 호랑이… 전설 가득한 ‘신비의 사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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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 지키는 호랑이… 전설 가득한 ‘신비의 사찰’
  • 홍주일보
  • 승인 2014.03.13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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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영동 반야사

▲ 충북 영동 반야사 전경. 반야사 뒷편으로 돌․흙으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호랑이 형상이 보인다.

반야사 내려다보는 호랑이 형상 나무없는 부분에 자리잡아 이색
사찰 길 사계절 아름다운 풍경 주말 템플스테이 지친 심신 달래

사찰에 동물들이 산다는 이야기는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일반적으로 개나 고양이는 많이 기르고 있는데 강화의 선원사에서는 십이지 동물을 만날 수 있고 경남 사천의 백천사에서는 우보살이 있어 목탁소리를 낸다고 한다. 그런데 충북 영동의 반야사에는 산에서 절집을 내려다보면서 지켜주는 호랑이가 있다.
반야사에 호랑이가 산다는 말을 듣고 찾아갔을 때 호랑이가 살고 있을 우리를 생각하며 절 마당에서 눈을 들어 주위를 돌아보면서 찾아보았는데 호랑이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가까이 보지 말고 멀리 보라’는 말에 눈길을 옆 산으로 돌리니 바로 그곳에 호랑이 한 마리가 반야사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물론 살아있는 호랑이의 모습은 아니지만 산의 나무가 없는 부분에 자연스럽게 호랑이 한 마리가 노닐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돌이나 흙의 모습이 드러나 호랑이의 모습을 만들어 낸 것이다. 물론 우연이겠지만 그 모습이 이채롭다. 개울 쪽으로 옮겨가면서 보면 색다른 모습의 호랑이가 보인다.
원천교에서부터 시작되는 반야사로 가는 도로를 따라 절로 향하는 길은 참 아름답다. 옆에 개울이 있는데 사철을 두고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 준다. 초봄에는 아름다운 초록빛 행렬이 펼쳐지는데 반영으로 다가오는 모습이 아름답다. 여름의 푸른 세상도 좋지만 가을의 단풍이 있는 세상은 숨 막히게 만들어 준다. 흙길을 따라 걸어가노라면 속세를 잊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주차장에서 절까지 이어지는 10분 동안의 걸어가는 길은 마치 환상의 세계에 와 있게 한다. 길옆 개울에는 물이 흐르고 봄에는 초록빛 세상 속으로 천천히 걸어가면서 느끼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가을이면 단풍 터널이 있어 기분이 참 좋다. 길옆 여기저기 만나는 야생화 또한 발걸음을 가볍게 해 준다. 겨울에 눈이 내리면 눈을 머금은 절집 또한 정겹게 다가온다.
주차장에서 10분 정도 걸어가면 반야사 마당에 닿는다. 반야사는 720년(신라 성덕왕 19년) 의상의 제자 중 한 명인 상원(相源)이 창건하였다고 한다. 일설에는 원효가 창건했다고도 하는데 확인되지는 않는다. 이 일대에 문수보살이 머무는 곳으로 알려져 절 이름을 반야사라 하였는데 반야(般若)는 곧 문수보살을 상징한다. 세조는 속리산 복천사에서 9일 동안 법회에 참석한 뒤 신미(信眉) 등의 청으로 이 절에 들러 새로 지은 대웅전에 참배했다고 한다.
세조가 이 절에 들렀을 때의 설화가 전하는데 다음과 같다. 세조가 대웅전에 참배하자 문수동자가 나타나더니 세조를 절 뒤쪽에 있는 망경대 영천으로 인도한 후 목욕을 하라고 권하였다. 세조가 목욕을 시작하자 문수동자는 왕의 불심이 지극하였음으로 부처의 자비가 따를 것이라는 말을 남기고는 사자를 타고 사라졌다고 한다.
1993년 대웅전을 중창한 뒤 요사를 세워 오늘에 이르고 있다. 건물로는 대웅전과 극락전 그리고 산신각과 백화루 등이 있다. 이 중 극락전은 1993년까지 대웅전으로 쓰이던 건물로 1975년 중수한 바 있다. 대웅전은 1993년에 지어진 정면 3칸, 측면 3칸의 팔작지붕 건물로, 내부에 석가모니불을 본존으로 하고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을 협시불로 한 삼존불이 모셔져 있다. 불상 뒤에는 영산회상도와 신중탱화와 감로탱화가 있다.
반야사는 큰 절은 아니지만 다정하게 다가오는 절이다. 반야사의 유물로는 보물 제1371호로 지정된 반야사 삼층석탑이 있는데 백제계와 신라계 석탑의 양식을 절충해 건립된 고려시대 석탑의 특징을 잘 나타내고 있어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이 석탑은 본래 석촌 계곡 위로 1km 떨어진 탑벌에 있는 것을 1950년 지금의 자리로 옮겨 복원하였다고 한다. 단층 기단에 세워진 것으로, 전체 높이 315cm이다. 석탑은 토단 위에 건립되어 있고 지대석으로부터 마지막 층까지 대체로 완전하게 남아있다. 지대석은 모두 6매의 판석으로 구성되어 있고 지대석 윗면의 네 모서리에는 합각선이 돌출되어 있다. 반야사 삼층석탑은 일부는 새로운 부재가 보충되어 있다.
석탑 옆에는 배롱나무가 있는데 여름에 꽃을 피우면 참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준다. 반야사에 왔으면 문수전에도 올라보자. 반야사에서 문수전으로 오르는 길은 조금 가파르다. 계곡을 끼고 숲을 따라 조성된 산책길을 따라 걸어 올라가다 보면 생생한 기운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사람들의 발길이 많지 않은 길을 따라 200m 쯤 올라가면 문수보살의 안내로 세조가 몸을 씻고 피부병이 나았다는 영천이 펼쳐진다. 힘들게 도착한 문수전에는 문수보살이 모셔져 있다. 잠시 심호흡하며 내려다보이는 풍경이 아름답다. 세조와 문수보살의 전설이 고스란히 서려있는 문수전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면 온몸의 땀이 사르르 사라진다. 단풍이 한창일 때 내려다보이는 풍경은 참 아름답다. 설악산이 아니더라도 이곳에서 만나는 단풍은 너무 아름다워서 그 자리에 발길을 묶어버리기도 한다.
문수전에서 절 마당으로 내려와 돌아가는 길에 언덕 위에 있는 부도를 만날 수 있다. 부도 2기가 전하는데, 그 중 하나는 탑신 위에 원반 모양의 옥개석을 놓고 그 위에 원통형 석재를 올려 형태가 매우 독특하였다. 반야사에서 주차장으로 가는 길목 야생화가 가득하다. 물봉선을 만나 사진을 담으면서 시간을 보내니 자연 속에 빨려 들어갔다.


여행 tip
반야사는 그리 큰 절은 아니다. 불자들은 이곳에서 방생을 많이 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곳에서는 홈스테이를 하는데 주말 체험형 템플스테이와 평일 상시 운영 템플스테이가 있다. 템플스테이는 1박 2일은 어른 5만원, 청소년 4만원이고 2박 3일은 어른 8만원, 청소년 7만원이다. 3박 4일은 어른 11만원, 청소년 10만원이다. 템플스테이에 관한 사항은 반야사(043-742-7722)로 문의하면 된다. 반야사에는 문화유산해설사가 상주하고 있으니 미리 연락(043-742-4199)하면 안내를 받을 수도 있다. 입장료나 주차료는 없다.

△주변관광지
영동여행을 하면서 뛰어난 자연경관과 잘 정돈된 등산로 그리고 주변에 많은 명소가 산재되어 있는 천태산에 있는 영국사를 찾아가 1300년 된 은행나무를 만난 뒤 영동군 심천면 옥계리에 위치한 박연폭포라고도 불리는 옥계폭포에서 자연의 웅장함을 느껴봐도 좋다. 캠핑족이라면 송호유원지에서 1박하는 것도 남다른 즐거움을 가져다준다.

△ 반야사 가는 길
홍성-예산수덕사IC-당진영덕고속도로-호남고속도로-경부고속도로-황간IC-황간로-에넥스로-마산삼거리에서 용산방향 우회전-백화산로-반야사(약 2시간 20분 소요)

△반야사
홈페이지 : http://www.banyasa.com/
주소 : 충청북도 영동군 황간면 백화산로 652(영동군 황간면 우매리 151-1)
전화번호 : 043-742-4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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