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가 교육자 길… 참교육 실현
상태바
3대가 교육자 길… 참교육 실현
  • 김혜동 기자
  • 승인 2014.05.15 14: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병학 前 갈산고 교장 가족 교육명가상 수상


부친·아내·자녀들까지 교사 생활하며 헌신
교육발전 공로 인정… 스승의 날 기념 표창

이병학<사진 오른쪽> 전 갈산고등학교장이 3대가 교육자의 길을 걸어 교육명가상을 수상했다. 이 전 교장은 15일 제32회 스승의 날을 맞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주관하는 제62회 교육공로자 표창에서 교육명가상 표창을 받았다. 교육명가상은 3대 이상 교직에 근무하고 있거나 퇴직한 가문 중 우리나라 교육발전에 기여한 공로가 큰 가문에 주는 상이다.

올해 교육명가상을 수상하는 가족은 충남도내에서는 이 전 교장이 유일하다. 이 전 교장 가족은 아버지 고 이기성 씨를 비롯해 부인 김순환(62·전 장곡초 교장·사진 왼쪽) 여사, 아들 이진욱(33·경기 효원고 교사) 씨, 딸 이빛나(25·경기 신성초 교사) 씨 등 3대에 걸쳐 5명이 교직에 몸을 담고 있다. 홍동면이 고향인 이 전 교장의 부친 고 이기성 씨는 관립 청주사범대학교를 졸업한 뒤 1946년 첫 교직에 입문했지만 젊은 나이에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달리했다. 아들인 이 전 교장은 아버지의 유지를 받들어 학업에 매진, 풀무농업기술고등학교와 공주교대를 졸업하고 교직 생활을 시작했다.
같은 교직생활을 하며 중매로 만난 김순환 여사 사이에서는 1남 2녀를 두었고 아들 이진욱 씨와 둘째딸 이빛나 씨도 이 전 교장의 설득에 힘입어 각각 동국대 사범대학교와 경인교육대학교를 졸업한 뒤 현재 교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이 전 교장의 가족들은 3대가 교육현장에 몸담고 있는 사례도 드물지만 무려 5명의 직계가족이 교사생활을 하고 있기에 예전부터 주변의 관심을 받아왔다. 이 전 교장은 교육명가상을 받으면서 3대가 교육현장에 몸담기까지 순탄하지 만은 않았던 그간의 기억을 담담히 소회했다.
“아버지께서 일제시대 최고의 명문대학이었던 청주사범대학교에 합격했지만 학비가 너무 비싸 진학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당시 집안 문중 어르신들이 십시일반으로 학비를 보태주셔서 간신히 입학금을 낼 수 있었지요. 어렵사리 교직생활을 시작하셨는데 일찍 세상을 달리하시고 홀어머니가 저를 어렵게 키우셨습니다. 어머니가 보따리장수를 하며 어렵사리 모은 돈으로 공부를 했었는데 이번 교육명가상을 받으면서 아버지, 어머니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지난 2011년 갈산고등학교를 끝으로 정년퇴임한 이 전 교장은 부인 김순환 여사와 함께 41년간 교직생활을 함께 했다. 당시 2년제였던 공주교대를 졸업하면 초등학교 교단에서만 설 수 있었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젊은 시절 낮에는 학생들을 가르치고 밤에는 한남대학교 영어교육과 야간대학을 다니며 중·고등학교 교사 자격을 얻었다고 한다. 이 전 교장은 이후 타고난 부지런함과 학생들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홍성고, 광천정보고, 홍성여중, 갈산고 등을 거치며 수많은 제자들을 길러냈다. 자녀들도 이런 부모님의 교직생활을 지켜보며 올바른 교육자상을 정립해 가는 중이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그래도 다른 길로 벗어나지 않고 올곧게 교직 한 길만 걸었던 것에 대해 스스로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자식들에게 교직을 추천했을 때 사소한 마찰이 있기도 했지만 아이들이 잘 따라줘 고마운 마음입니다.”

이 전 교장은 올해 2월 퇴직한 부인 김순환 여사와 함께 소소한 농사일을 시작하며 노후를 준비하고 있다. 퇴직 후 일선 교육현장에서는 멀어졌지만 교단에 대한 그리움은 여전하다고. 이 전 교장은 “앞으로도 우리나라 교육발전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미약한 힘이라도 보태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