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 한그루-남당 한원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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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 한그루-남당 한원진
  • 구재기 시인
  • 승인 2014.06.26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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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재기 시인과 함께하는 시로 찾는 ‘너른 고을 홍성’ <51>

 


길은 오직 하나
옆길은 있으나
보거나, 보이지 않으니
앞으로 가는 길이
어찌 굽을 수가 있겠는가

암향부동*의 이 향기
물결 출렁임 속에서도
갯바람에 온몸을 흔들리면서도
댓섬*의 시누댓잎
늘 푸른 까닭이야 모르겠는가

수사문설*임에야
햇살 항상 밝고 맑으니
남당* 앞 푸른 물결조차
출렁이는 게 조심스럽다
아니, 부끄러움이 된다

오늘 하루 텅 비우고
마음 덜어내고 덜어내서
영혼까지도 함께 찾아 나서야
이룰 수 있는 길, 눈을
바로 뜬다면 향스럽지 않겠어요

* 암향부동(暗香浮動): 그윽한 향기가 은은히 떠돎
* 댓섬 : 홍성 남당리 앞의 죽도(竹島)
* 수사문설(守師門說): 스승의 학설이나 입장에 대해서는 절대 정당하여 의문이나 비판의 여지없이 받아들인다는 의미임
* 남당(南塘): 홍성의 유일한 1종 어항인 남당리에는 한원진의 옛집이 있고, 그 앞에는 350여년이나 되는 매화나무가 한 그루 있었으나 2010년 태풍 ‘곤파스’에 의해 부러져 죽었음


남당 한원진(南塘 韓元震, 1682년 숙종 8~ 1751.영조 27)은 조선 후기의 유학자로 송시열(宋時烈)-권상하(權尙夏)의 학통을 이어 정통 주자학의 입장을 충실히 계승·발전시킨, 권상하 문하의 강문8학사(江門八學士) 중 한 사람으로 호락논쟁(湖洛論爭)에서 호론(湖論)을 이끌었던 조선 후기의 유학자다. 본관은 청주(淸州). 자는 덕소(德昭), 호는 남당(南塘). 아버지는 통덕랑 유기(有箕)이다.
강문8학사의 한 사람인 이간(李柬)이 인성과 물성은 동일한 것이며 미발일 때 인간의 마음은 지극히 선하다고 주장하여 낙론(洛論)을 주장하면서 종래의 주자학적 인식 범주를 인간과 세계, 객관사물의 세계에 확대해가는 실마리를 열어놓자, 이에 반해 한원진은 만물의 생성을 3층의 구조로 파악하고 이를 심성설에 적용, 인기질(因氣質)의 차원에서 인성과 물성을 비교하여 차이를 명백히 드러내고 선악의 근원을 밝힘으로써 인간의 도덕적 성취를 당위적으로 강조했다. 이는 곧 인간·사회 관계가 상하·존비·귀천이라는 사회적·도덕적 차등관계임을 주장하는 것이었다. 결국 이 논쟁은 송시열 학파 중심의 노론 세력이 남인·소론과 정치적·사상적으로 대립하는 과정에서 표출된 내부 분열이자 이념의 재정비 움직임이었다.1717년(숙종 43) 학행으로 천거 받아 영릉참봉(寧陵參奉)을 지냈다. 1721년(경종 1) 부수(副率)에 임명되었으나 신임사화로 노론이 실각할 때 사직했다. 1725년(영조 1) 경연관(經筵官)으로 뽑혀 영조의 총애를 받았으나 소론을 배척하는 발언이 탕평책을 거스르는 것이라 하여 파면되었다. 이후 장령·집의 등 임명되는 관직마다 모두 사퇴하고 학문에 매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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