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산중학교에 재학 중인 김상현(3년) 군은 지난 8월 갑작스럽게 피를 토하며 정신을 잃고 말았다. 새벽 1시에 벌어진 순식간의 일이었다. 경황이 없던 상현 군의 부모는 무작정 아들을 들쳐 업고 홍성의료원으로 달려갔다. 의료원에서는 한시라도 빨리 대학병원으로 가라고 말했다. 얼마를 달렸을까. 천안 순천향대학병원에 도착해서야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이상하네요. 아이들에겐 이런 경우가 거의 없는데……. 식도 정맥류 출혈입니다.”
상현 군의 어머니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만 같았다. 어제까지만 해도 건강하던 아들이 갑자기 또래에게선 희귀한 병에 걸렸다니. 의사는 아이의 몸이 선천적으로 구리와 같은 물질들을 막아내고 정화하는 기능이 부족하다는 진단을 내렸다. 그렇게 2주의 시간이 흘렀지만 상현 군은 집으로 갈 수 없었다. 다시 서울로 향해야 했기 때문이다. 서울대학병원에서는 간경변으로 인한 이식 수술을 해야 한다고 또 한 번 부모의 가슴에 못을 박았다.
그렇게 한 달 가까운 병원생활을 한 후에야 상현 군은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MRI와 CT 검사 등을 합쳐 병원비는 모두 300만 원이 훌쩍 넘었다. 전기 회사에 1년 정도 다닌 아버지와 마트에서 일을 하던 어머니는 모아 뒀던 적은 돈을 모두 털어 병원비를 냈다.
상현 군의 어머니는 생활비 마련을 위해 나가던 마트 일도 병간호를 위해 접어야만 했다. 아버지는 아들을 위해 간 이식을 하기로 했다. 하지만 부모의 막막함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다. 이식 수술까지 대략 8000만 원 정도의 비용이 들 것이라는 의사의 말이 자꾸만 귀에서 맴돌았다. 건강이 나빠진 상현 군은 평소 그렇게 좋아하던 학교를 유예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 소식을 들은 친구들과 선생님들은 가만히 있지 않았다. 자발적으로 모금을 시작했고 모두 52명의 학생, 19명의 교직원이 참여해 197만 원의 성금을 모았다. 큰돈은 아니었지만 상현 군과 그의 부모는 친구들과 선생님들의 마음에 큰 감동과 힘을 얻을 수 있었다.
상현 군은 현재 통원을 하며 정기검사를 받고 지혈제를 복용하면서 경과를 지켜보고 있다. 간 이식 수술날짜는 내년 1월 검사를 한 뒤 정해질 예정이다. 상현 군에게 도움을 줄 독지가 및 주민들은 갈산중학교 행정실(041-634-5307)로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