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농민들 안녕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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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농민들 안녕하십니까?
  • 윤해경<풀무생협 이사·주민기자>
  • 승인 2015.12.17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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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쌀농사를 짓는 농민들은 아마 한숨과 실망감으로 내년 농사에 대한 희망도 쉽게 갖지 못할 것이다.
20여 년 전 가격으로 쌀값이 폭락하고 생산비마저 건지지 못하는 지경이니 말이다. 3년 전 대통령선거 당시 쌀값 21만원을 보장한다며 농민들의 가슴을 희망에 들뜨게 한 후보가 대통령이 되었다. 그러나 당시 17만원이던 쌀값이 오르기는커녕 15만원 이하로 폭락을 하는데도 밥쌀용 쌀을 수입한다고 한다. 그리고 한미FTA도 모자라 한중FTA, PPT등 한국 농업을 제물로 바쳐 경기부양을 한다는 이상한 논리로 농민들 속을 새까맣게 태우고 있다.

이런 상황에 분노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분노한 전국의 농민들이 11월24일 자신들의 이런 처지를 알리고 의견을 피력하고자 서울 그 춥고 비도 추적거리는 거리로 나섰다. 허리도 제대로 피지 못하는 여성농민들, 나락을 거리에 뿌려댈 수밖에 없는 농민들을 향해 뿌려진 것은 살인적인 살수차의 물대포뿐이었다.
이 과정에서 69세의 백남기 농민이 머리에 직살포를 맞아 다치시어 아직까지도 사경을 헤매며 중환자실에 누워계신다. 하지만 그 어느 언론도 시위대의 폭력만 강조할 뿐 공권력의 무지막지한 폭력적 살인미수행위에 대해서는 단 한 줄도 보도되고 있지 않으며 단 한명의 책임자들이 나타나 사과하지 않은 채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에 대한 마녀사냥만을 하고 있다. 국민을 테러리스트로 규정하고 복면을 금지시킨다고 하며 대한민국헌법에도 보장되어 있는 집회, 시위의 자유를 억누르려 하고 있는 상황이 어이없고 황당할 지경이다.

그런데 참 이상한 것은 분명 홍성군은 농업군인 것으로 알고 있고 군민의 대다수가 농업에 종사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단 한마디의 분노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이다. 우리 홍성군 농민들은 정말 안녕하신가? 쌀값이 폭락하고 수입농산물이 넘쳐나며 생산비도 못 건져도 정말 안녕하신가? 우리 스스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을 북한을 이롭게 하는 종북이라는 명찰을 붙여 자유로운 의사표현을 가로막는 사회가 정말 안녕한 사회인가에 대해 물을 수밖에 없다.

세월호 때도 우리는 너무나 어이없는 광경을 바라보았다.
수많은 국민이 수장 당하는데 그 책임의 최종 책임자가 누구인가?
한국 농업이 타죽어가고 있는데 그 책임의 최종 책임자가 누구인가?
우리는 대통령을 왜 뽑는가?

나라살림, 국민의 마음을 잘 헤아려 정책에 반영하고 국민 한사람, 한사람 아픈 구석이 없는지 살피며 좀 더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라고 뽑는 것이 아닌가? 절대 해외에서 패션쇼를 하라고 패션모델을 대통령으로 뽑지는 않는다! 한 조직의 책임자조차 그러지 않으리라. 자신이 속한 조직을 책임지고 내부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일을 풀어내고 정리하여 조직의 발전을 꾀하는 것이 바로 책임자라는 자리이다.
내년 또다시 총선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한명 한명에게 우리를 대표하는 책임자를 뽑는 선거가 치러진다. 우리는 정신 똑바로 차리고 어쩌면 우리나라에서 허락한 유일한 정치적 권리를 행사해야 할 것이다.
나의 이익과 나를 대표해서 싸워 줄 수 있는 자만이 우리의 책임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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