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하게 살아나는 결성향교가 있는 교촌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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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하게 살아나는 결성향교가 있는 교촌마을
  • 글=장나현 기자/사진=김경미 기자
  • 승인 2016.09.30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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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일구는 색깔 있는 농촌마을사람들 <29>
농촌마을의 위기 극복한 희망스토리를 만나다 - 결성면 읍내리 교촌마을

결성향교에서 즐기는 다양한 문화체험과 인문학 강의 
용이 알을 낳고 승천한 우물, 보름날 마시면 부자 돼 
면소재지 가꾸기사업선정, 작년부터 2019년까지 진행
마을주민들이 수영했던 교촌저수지, 둘레길 조성예정 

▲ 지난 7월 결성향교에서 진행된 전통혼례예식. 중국 CCTV, 아리랑TV 촬영으로 세계적으로 방영됐다.

교촌마을 개관 
결성면 읍내리는 좌우촌마을과 교촌마을이 있다. 좌우촌마을은 결성동헌이 있는 면소재지 마을이고 교촌마을은 면소재지에서 서부면 방면에 있는 마을로 결성향교와 보건소 등이 자리하고 있다. 교촌이라는 이름은 향교가 있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으로 향교말(생교말), 향교 뒤(생교 뒤), 향교 앞(생교 앞)이라고 불렀다. 자연마을로는 전의, 교전, 교후, 춘새골, 아홉골이 있다.

▲ 마을의 장승
▲ 교촌저수지.

교촌의 동쪽 안산 밑에 매방앗간이 있었다. 정미기나 정맥기가 없던 시절 여자들이 절구통에 통보리를 넣고 찧곤 했다. 판에 보리를 넣고 무거운 맷돌을 소가 끌고 돌면 보리가 찧어졌다. 매방앗간이 인근에는 교촌밖에 없어 읍내, 금곡, 성남, 성호, 성곡, 무량방면에서 일제감정기까지 애용했다. 장일성 청년회장의 집에 남아있는 매방앗간은 후에 타지의 초등학교에 기증했다. 

마을 입구에 들어서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교촌저수지는 일제강점기말에 완공됐다. 현재 지속된 가뭄으로 인해 바닥이 드러나기도 했으나 평소에 저수 용량이 많아 마을의 농업용수로 요긴하게 사용됐다. 이곳에서 주민들은 여름철 목욕과 수영을 하기도 했으며 낚시꾼들이 자주 찾아오기도 했다.

▲ 결성향교 전경.

생생하게 살아나는 결성향교 
충청남도 기념물 제 134호 지정된 결성향교는 고려시대인 1010년에 창건했다고 전해지나 정확한 건립연도는 알 수 없다. 임진왜란 때인 1592년에 소실된 것을 1623년에 도유사 가진이 중수하였고 1674년 현감 남종표가 중수하였다. 향교는 지방의 중등교육과 지방민의 교화를 위해 창건되었으며 각 고을에 1개씩 세운 지방 교육기관이다. 현존 건물로는 대성전, 명륜당, 동재, 서재, 제기고, 내삼문, 홍살문이 있다.

결성향교는 문화재활용사업으로 문화재보존정책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문화재 활용을 하고 있다. ‘문화in(대표 김현자)’은 2014년부터 결성향교에서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문화in은 2014년부터 3년째 문화재청의 ‘살아 숨 쉬는 향교·서원’을 운영하는 민간문화예술단체다.

운영 프로그램으로는 이정록 시인이 매월 둘째주 토요일 시창작 강의를 하는 ‘만해문예학교’, 매월 말일 1박 2일로 진행하는 ‘홍주에서 노닐다’, 매월 둘째주 일요일 전만성 화가와 미술관을 탐방하는 ‘인문학을 찾아서’, 국토따라 문학관을 찾아가는 ‘길위에서 만나다’ 등이 있다. 2014년 첫 해 방문객은 1500명이며 작년 3000명이 방문했고 점점 늘고 있는 추세다. 지난 7월에는 아리랑TV와 중국 CCTV가0 공동제작해 '향촌기행'이라는 특집다큐프로그램에서 ‘연지day, 곤지day'를 녹화해 세계적으로 방영되기도 했다. 

김현자 대표는 “항상 배우는 입장에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울산에서 찾아오신 관광객이 체험을 하는 동안 행복했다고 말하고 자주 오겠다고 했을 때는 정말 보람됐지요”라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바빠서 마을분들과 이야기 할 수 있는 기회가 적었다면 앞으로는 더욱 마을분들과 어울리며 살기 좋은 교촌마을 만들기에 노력하겠습니다”라고 덧붙였다.

▲ 용이 승천했다고 전해지는 교촌마을의 우물.
▲ 장현섭 교촌마을 총무가 두레박으로 우물물을 퍼 올렸다. 맑고 깨끗한 우물물 모습.

용이 알 낳고 승천한 우물 
마을의 한가운데 있는 우물은 마을의 깨끗한 식수원이었다. 우물은 바위틈에서 나오는 물이라 가뭄에도 물이 마르지 않고 가득했다. 두레박으로 퍼올려진 물에 손을 담그니 투명하게 비칠 정도로 물이 깨끗했다. 우물은 지난 2005년 군비지원으로 개보수를 해 지붕을 마련하고 우물근처에 돌을 쌓아올렸다. 

우물에는 여러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용이 새벽에 알을 낳고 승천했다고 해서 부녀자들은 매일 아침 이 물을 떠서 앞치마로 덥고 정갈하게 가져가서 조왕신에게 가족의 무사태평과 가정의 평안을 비는 관례가 전해 내려왔다. 박성자 부녀회장은 “제가 교촌마을에 갓 시집왔을 때 시어머니가 우물전설을 이야기 해주셨지요. 마을 사람들은 정월대보름이면 잠도 자지 않고 우물 한가운데에 달이 뜨기를 기다렸다고 해요. 중심부에 달이 떴을 때 가장 먼저 우물물을 마시는 사람이 부자가 된다고 해요”라고 말했다.

임용순 노인회장은 “정월대보름날 첫 새벽에 우물을 마시면 1년 내내 더위를 타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내려옵니다. 그날은 누가 뒤에서 불러도 절대로 뒤를 돌아보지 말아야 하고 ‘내 더위 사가’라고 답했죠”라고 말했다.

마을에서는 20년 넘게 공동의식인 대동제로 대보름 행사를 우물에서 진행했다. 전야제 행사로 해지기 전 마을 주민들이 물터에 나와 우물 주변을 청소하고 제례준비를 한다. 보름날에는 주민들이 소원문을 써서 매단 달집을 태우고 한바탕 흥겨운 농악놀이를 즐긴다. 정월대보름행사는 지금도 마을에 이어오고 있다.

▲ 성신여대 학생들이 그린 마을벽화.
▲ 교촌 마을회관

이장의 마을 소개
우리 마을은 37가구 75명이 살고 있으며 그 중 7가구는 귀농을 했지요. 교촌이라는 이름에서 보는 바와 같이 마을은 향교와 뗄레야 뗄 수 없을 정도로 향교가 마을 사람들에게 정신적으로 의미 하는 바가 큽니다. 마을 부녀회, 청년회, 노인회 모두 단합이 잘돼 상도 많이 받은 마을이지요. 1955년부터 자급사료 증산 결과 1등을 타기도 하고 1963년 빛나는 마을로 지정되기도 했습니다. SBS ‘농비어천가’에 단합된 마을로 소개되기도 했지요. 

새로 들어오는 주민이 많다보니 기존 주민들과 의견이 안 맞아 오해가 생길 때도 있었지만 주민 모두가 이해해서 화합으로 풀어가야 하겠지요. 이는 교촌마을이 잘 되려는 하나의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결성면은 면소재지 가꾸기사업에 선정돼 작년부터 2019년까지 41억 7000만원의 예산을 확보했습니다.

읍내리인 저희 마을도 여러 사업을 구상 중에 있습니다. 마을입구에서 향교까지 버스 등이 드나들기 쉽게 도로폭을 2m 넓히고 보건소 앞 쉼터를 마련해 보건소에 오시는 어르신들이 진료가 끝나고 버스를 기다리면서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할 것입니다. 

또한 향교방문객들이 저수지 둘레길을 걷고 발 담그기 체험 및 쉴 수 있는 편안한 공간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사업이 무사히 마치려면 무엇보다도 마을주민들이 한마음이 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서로 배려하고 양보해서 전통의 멋이 넘치고 누구나 오고 싶은 교촌마을을 만들어 갑시다.

글=장나현 기자/사진=김경미 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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