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수가 적은 딸아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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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수가 적은 딸아이 이야기
  • 이철이 청로회 대표
  • 승인 2018.01.24 09: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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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이삼촌의 쉼터이야기<59>

2005년 3월 춘분이 시작되는 날, 고등학교 1학년 여학생이 대뜸 찾아와 내게 부탁을 한다.
“삼촌 내 친구 좀 도와주세요. 쉼터에서 지내면서 학교 다닐 수 있게 해 주세요.”라며 눈물을 흘렸다. 우는 학생을 달래며 차분히 사정을 말해달라고 했다.
상황을 들어보니 아이에게 다정이라는 친구가 있다. 일찍이 부모님이 돌아가셔서 큰 집에서 어릴 때부터 생활하는데 사촌언니가 다정이를 너무 시기하고 미워해 다정이가 가출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때마침 다정이가 가출했다고 사촌언니가 찾아달라고 내게 연락을 했다. 그래서 내가 직접 사촌언니를 만나 보러 갔다. 하지만 아이의 말과 너무나 다른 입장이었다.

나는 청소년 상대로 봉사활동을 하면서 얼굴 표정만 봐도 어느 정도의 잘못과 상황판단을 할 수가 있다.
사촌언니와의 상담을 끝내고서 수소문해서 다정이를 찾아 다녔다. 다행히도 빠른 시간 내에 찾을 수 있었으므로 다정이를 쉼터로 데리고 왔다. 다정이를 앉혀놓고 상담을 시작했다.
다정이는 큰집에는 절대 들어가지 않고 쉼터에서 지내면서 학교를 다니고 싶다고 한다. 이때부터 나는 작은딸을 얻게 되었다.

다정이가 내년이면 대학생이 된다. 정말 착하고 활발한 여고생이 되었다. 분명 이 다음에 다정이는 좋은 남자를 만나 이 사회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난 믿는다.
사랑하는 작은딸 우리 웃으며 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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